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툭 하면 막히는 바보상자 600억짜리 판교 쓰레기통

한국토지주택공사가 621억원을 들여 판교신도시에 설치한 쓰레기 자동집하시설의 투입구. 성남시는 이 시설의 인수를 거부하고 있다. [성남=연합뉴스]
경기도 성남시 판교신도시의 아파트 단지에는 쓰레기 수거함이 없다. 모든 쓰레기는 각 단지와 주택가 곳곳에 있는 쓰레기 투입구를 통해 집하장으로 자동 운반된다. 바로 ‘클린넷 시스템’이다. 하지만 이런 첨단 시설이 건설된 지 2년도 채 안 돼 애물단지가 되고 있다.

 지난 11일 600여 가구가 사는 서판교의 H아파트에는 모두 7개의 쓰레기 투입구가 설치돼 있었다. 주민들이 가구별로 받은 카드를 투입구 옆 센서에 대면 뚜껑이 열리고 쓰레기를 버리는 방식이다. 하지만 투입구가 완전히 밀폐되지 않아 악취가 많이 났다. 쓰레기를 버리러 나온 40대 주부는 “카드를 대도 잠금장치만 풀릴 뿐 완전히 열리지 않아 손으로 들어올려야 해 여자들에게는 불편하다”고 말했다.

  게다가 제대로 작동이 안 되는 경우도 많다. 투입구 내부의 저장용량은 20L들이 종량제봉투 10개 정도다. 가득 차면 작동이 멈춘다. 집하장에서 관로를 통해 쓰레기를 빨아들여야 계속 사용할 수 있는데 흡입은 하루 2회뿐이다. 무게나 규격을 초과한 불법 투기물이 관로를 막아 고장 나는 경우도 잦다. 아파트 경비원 박모씨는 “투입구 공간이 가득 차거나 고장이 나면 주민들이 투입구 주변에 쓰레기를 두고 간다”며 “이 때문에 일일이 빈 투입구를 찾아 옮기거나 성남시에 쓰레기 수거차를 요청해 처리하고 있다”고 말했다. 자동화 시스템을 설치했지만 여전히 쓰레기를 치우기 위해 청소차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판교클린넷은 판교택지개발사업 시행자인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621억4000만원을 들여 2009년 9월 완공했다. 신도시 개발이 끝나면 다른 기반시설들과 함께 성남시가 소유·관리권을 넘겨받도록 돼 있었다. 그러나 성남시는 2년째 클린넷 인수를 거부하고 있다. 성남시가 한국산업기술시험원에 기술진단을 의뢰한 결과, 클린넷의 시설개선 비용만 229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측됐기 때문이다. 또 시설개선을 했을 때 악취 문제 등은 어느 정도 해결할 수 있지만 미리 매설한 관로의 한계 때문에 투입구를 추가로 설치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현재 클린넷의 연간 운영비는 23억8000만원으로 청소차를 통한 문전 수거방식(12억5000만원)을 채택했을 때의 두 배 수준이다.

박창훈 성남시 청소시설과장은 “LH가 클린넷의 문제점을 해결해야만 시설 인수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LH 판교사업단 측은 “성남시가 의뢰한 기술진단 보고서를 받지 못해 구체적인 입장을 말하기 어렵다”면서도 “일단 완공된 만큼 시설은 성남시가 인수하고 개선 비용 문제는 나중에 추가 협의를 하면 된다”고 밝혔다.

성남=유길용 기자

◆판교클린넷=일반쓰레기와 음식물쓰레기를 투입구(1288개)에 넣으면 초속 20~30m의 흡입력으로 빨아들여 4개 집하장으로 운반하는 시설. 1일 처리 용량은 46.2t이지만 지금은 하루 24t을 처리한다.
AD
온라인 구독신청 지면 구독신청

PHOTO & VIDEO

shpping&lif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