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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디자인엔 자연의 리듬이 배어있다”

이탈리아 밀라노 트리엔날레 디자인 뮤지엄은 1923년 개관했다. 한국의 젊은 디자이너 작품을 소개하는 ‘Vitality’전이 내년 2월 19일까지 열린다. 사진은 함께 열리고 있는 이탈리아 디자인 거장들의 ‘꿈의 공장’(Dream Factory)전. 내년 2월 26일까지 계속된다. [트리엔날레 디자인 뮤지엄 제공]

이탈리아 북부 밀라노는 세계 디자인 산업의 수도(Capital) 같은 곳이다. 매년 4월 열리는 ‘밀라노 디자인 페어’ 등에 디자인의 새 흐름을 읽고 싶은 관계자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밀라노를 찾은 사람들이 꼭 들르는 곳이 있다. 트리엔날레 디자인 뮤지엄이다. 세계 디자인 역사를 훑는 굵직한 전시를 여는 것은 물론 젊은 디자이너들을 발굴하며 디자인 흐름을 이끄는 공간이다.

 최근 이곳에서 한국 젊은 디자이너들의 작품을 소개하는 ‘Vitality ’(동양문화디자인연구소·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 공동 주관)전시가 개막됐다. 뮤지엄 운영을 총괄하는 안드레아 칸토첼로 관장(사진)은 “트리엔날레 뮤지엄의 권위와 역사는 항상 흐름을 주시하고, 90년 가까이 쉬지 않고 전문가들과 작업해온 결과”라고 말했다.

 -한국 디자인 초청전은 처음이라고 들었다.

 “그렇다. 우리는 젊은 디자이너를 발굴해 소개하는 데 관심이 많다. 지난 2년 동안 이탈리아의 젊은 디자이너를 소개했는데, 올해부터는 이 공간을 세계로 열었다. 특히 아시아 지역에서 눈에 띄게 발전하고 있는 중국과 한국의 현대 디자인을 보고 싶었다. ”

 -한국전을 본 소감은.

 “한국 작품들에 자연의 리듬과 움직임이 배어있다는 인상을 받았다. 예컨대, 전시장 입구에서부터 영상(하준수의 비디오 작품 ‘일상의 12가지 풍경, 스펙터클’)으로 소통하려 한 대목도 흥미로웠다. 기초가 탄탄하게 다져진 젊은 디자이너들이 많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뮤지엄의 명성을 유지해온 비결은.

 “마법의 비법 같은 없다(웃음). 꾸준하게, 지속적으로 뮤지엄을 이끌고 온 역사 자체가 트리엔날레 뮤지엄의 힘이다. 단기간의 전략에 연연해하지 않고 오히려 방대한 양의 작업을 쉬지 않고 해왔다는 게 다른 곳과 가장 크게 다른 점이다. 시대의 흐름을 읽고, 각 전시의 퀄리티를 유지하는 노하우는 꾸준하게 해오며 얻은 결실인 셈이다. 전시 감독(실바나 안니키아리코)과 큐레이터, 연구원 등 뮤지엄 멤버 간의 협력, 뮤지엄 내·외부의 협력이 퀄리티를 좌우한다.”

 -이탈리아 디자인의 힘은 어디서 나온다고 보나.

 “이탈리아 디자인 회사들은 규모가 작지만 철저하게 전문화된 곳이 많다. 이를테면 가구로 유명한 브리안차 지역에만 가구 관련 업체가 3만여 개가 있다. 전세계에 이런 곳은 없다. 한 회사에서 출발했다가도 새로운 분야의 기술과 아이디어가 나오면 새 기술에 특화한 작은 규모의 회사가 새로 생겨나는 식으로 분화해왔다. 특화와 협동관계, 이게 이탈리아만의 힘이라고 본다.”

 인터뷰 말미에 요즘 디자인 경향을 어떻게 보는지 물었다. 그는 “요즘에는 과거처럼 공장의 힘을 빌리지 않고 디자이너들이 스스로 제작하는 작품에 대한 관심이 더 높아지고 있다. 과거를 돌아보며 미래에 접근하는 태도가 더 요구된다”고 말했다. 젊은 디자이너들에게는 “대량생산 시스템 안에 안주하지 말 것, 소비자들은 사람의 이야기가 들어있는 제품을 원한다는 것을 잊지 말 것”을 당부했다.

밀라노=이은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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