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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려달란 마리오 어떡하란 마리오

마리오 몬티 (차기 총리 후보)(左),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右)

지난주 글로벌 시장은 이탈리아 경련(spasm)에 시달렸다. 이탈리아 정치·경제 불안이 상승작용하면서 국채 투매현상이 일어났다.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시장 금리)이 연 7%를 훌쩍 넘기도 했다. 글로벌 주가가 가파르게 떨어졌다. 위기는 변화의 어머니라고 했다. 이탈리아 의회가 질질 끌던 경제·재정개혁법을 서둘러 제정했다. 13일 새벽(한국시간)엔 실비오 베를루스코니(75)가 총리 자리에서 물러났다.

 이제 이탈리아 경련은 잦아든 느낌이다.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이 연 6.4% 수준으로 떨어졌다. 한숨 돌렸지만 여전히 경계해야 할 수준이다. 경련의 재발 여부가 글로벌 시장의 최대 관심사다. 그리스·포르투갈 모두 잦아드는 듯했다가 경련이 다시 일어나 파국(구제금융 신청)을 맞았다.

 영국 파이낸셜 타임스(FT)는 “더시티(런던 금융시장) 전문가들은 이탈리아 미래를 가늠하기 위해 마리오(Mario) 두 명을 주시하고 있다”고 이날 보도했다. 바로 마리오 몬티(68) 이탈리아 총리 후보와 마리오 드라기(64) 유럽중앙은행(ECB) 총재다.

 둘은 이탈리아 기술관료(테크노크라트)의 대표 주자다. 경제학계의 라이벌이기도 하다. 몬티는 미국 유학 시절 케인스학파의 거두인 제임스 토빈의 지도를 받았다. 정부의 시장 개입을 지지하는 쪽이다. 그는 유럽연합(EU) 공정거래 당국을 이끌며 마이크로소프트(MS) 반독점 판정을 내렸다. 반면 드라기는 이탈리아 출신으로 노벨 경제학상을 받은 프랑코 모딜리아니의 지도를 받았다. 정부의 시장 개입에 반대하는 쪽이다. 그의 스승 모딜리아니는 “기업 가치는 부채·자기자본비율이 아니라 수익력에 달렸다”고 주장했다. 1980년대 기업사냥 열풍의 이론적 근거가 된 논리였다. 이런 스승 밑에서 성장한 드라기는 주로 금융통화 정책 분야를 맡았다.

 독일 시사잡지인 슈피겔 인터넷판은 “두 사람이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이탈리아가 구제금융을 받는 처지가 될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고 보도했다. 두 사람은 이탈리아 안팎에서 조국을 구하는 일을 해야 한다. 몬티는 이탈리아 로마에서, 드라기는 ECB 본부가 있는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다.

 몬티는 총리로 선출되면 두 마리 토끼를 쫓아야 한다. 재정긴축과 경제성장이다. 한꺼번에 이루기 힘든 목표다. 국채 값을 안정시키기 위해선 불어나는 국가 부채를 줄여야 한다. 하지만 이탈리아 경제는 더블딥(경기회복 후 재침체) 증상을 보이고 있다. 올 2분기 성장률은 0.8%였다. 그리스처럼 무턱대고 긴축했다간 조셉 스티글리츠의 경고대로 될 뿐이다.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스티글리츠 미국 컬럼비아대 교수는 “경기후퇴 시기의 긴축은 세수만 줄여 구제금융 신청까지 시간만 단축한다”고 경고했다.

 개혁 멍석은 몬티 앞에 깔려 있다. 경제·재정개혁법이 제정됐다. 이 법은 2013년 균형재정 달성을 겨냥하고 있다. 기업의 정리해고 절차도 한결 간소화했다. 몬티가 실행만 하면 되는 셈이다. 문제는 시간이다. 개혁은 하루 이틀 사이에 이뤄지진 않는다. 글로벌 채권시장은 개혁 와중에도 이탈리아를 옥죌 수 있다. 포르투갈은 올해 초 개혁을 추진하는 도중에 파상적인 국채 투매에 시달렸다. 끝내 구제금융을 신청해야 했다.

 몬티에게 시간을 벌어 주는 일은 드라기 ECB 총재의 몫이다. 그가 ECB 자금을 동원해 이탈리아 채권을 사 주면 된다. ‘투매→채권 값 급락→추가 투매’로 이어지는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 주는 것이다. 드라기는 지난주 수요일(9일) 이탈리아 채권을 사들였으나 역부족이었다. 그가 동원할 자금이 많지 않았다. 악순환을 끊으려면 매입자금을 늘려야 한다. 쉽지 않은 일이다. ECB 최대주주인 독일의 동의가 관건이다. 하버드대 알베르토 알레시나(경제학) 교수는 최근 블로그에서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ECB가 유럽재정안정기금(EFSF) 증액에 참여하는 일도 반대했다”며 “메르켈이 ‘ECB는 물가안정에 우선해야 한다’는 근본주의를 버리지 않는 한 드라기의 이탈리아 국채 매입 확대는 어렵다”고 진단했다. 몬티와 드라기가 일본 닌텐도의 비디오게임 주인공 ‘수퍼 마리오’처럼 위기에 빠진 공주(이탈리아)를 구하기가 쉽지 않아 보이는 까닭이다.

강남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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