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틈새 숙박산업 … 게스트하우스엔 ‘빈방 없음’

서울 북촌 한옥마을의 ‘큰대문집’에서 일본인 관광객들이 담소를 나누고 있다. 이들은 “ 숙박비가 싼 데다 한국의 정취를 느낄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변선구 기자]

사촌 간인 송현정(35·여)씨와 백나나(32·여)씨는 지난 7월 서울 가회동 북촌 한옥마을에 게스트하우스 ‘큰대문집’을 열었다. 백씨 부모님 소유 한옥을 개조해 외국인 관광객들에게 방을 빌려주는 사업을 시작한 것. 원래 송씨는 미국 유학생이었고, 백씨는 중소기업에 다니던 직장인이었다. 이들이 사업에 뛰어든 건 ‘외국인 관광객은 늘어나는데 호텔방은 모자라다’는 생각에서였다. 큰대문집의 숙박비는 1인 1박에 10만원. 인근 게스트하우스보다 30% 정도 비싸다. 대신 방을 넓게 만들고 매일 이불을 빠는 등 서비스에 신경을 썼다. 송씨는 “인근에 게스트하우스가 많기 때문에 차별화하기 위해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며 “그렇더라도 호텔보다 싸기 때문에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봤다”고 말했다. 지금 큰대문집은 빈방이 거의 없을 정도. 백씨는 “직장생활 할 때보다 벌이가 낫다”고 귀띔했다.

 서울을 중심으로 게스트하우스와 B&B(Bed & Breakfast·잠자리와 간단한 아침식사를 제공하는 소규모 숙박시설)가 빠르게 늘고 있다. 한류 열풍을 타고 외국인 관광객이 최근 10년 사이 배 이상 늘어나면서 부족해진 숙박시설을 개인들이 채우고 있는 것. 현재 북촌 한옥마을에만 56개 게스트하우스가 영업 중이다. 이곳에서 가장 오래된 서울게스트하우스의 이미자(64) 사장은 “대부분 최근 2~3년 새 문을 열었다”며 “특히 지난해 구청에서 보조금을 주는 등 지원책이 나오면서 게스트하우스들이 갈수록 많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기업형으로 발전한 경우도 있다. 클럽이 가까워 외국인이 많이 찾는 서울 홍익대 인근 ‘리앤노게스트하우스’가 대표적이다. 김세영(33) 매니저는 “5년 전 2층짜리 주택을 개조해 게스트하우스를 시작했고, 지금은 연립주택을 개조한 2호, 원룸 건물을 개조한 3호 등 모두 세 곳을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3개 게스트하우스에서 일하는 직원만 13명. 김 매니저는 “한류 열풍 덕에 외국인 관광객이 더 늘어난 것 같다”고 했다. 전체 투숙객의 30%가량이 한류 스타를 보러 온 외국인이라는 것이다. 길게는 한 달씩 머물면서 좋아하는 가수의 스케줄에 맞춰 방송국 앞에 진을 치는 외국인 관광객도 있다고 한다.

 자신이 사는 집의 빈방을 빌려주는 B&B 형태의 사업자도 속속 생기고 있다. 서울 왕십리의 아파트에 사는 주부 이영미(38)씨는 방 3개 중 가족들이 쓰고 남는 방 하나를 관광객에게 빌려준다. 이씨는 “2년 전엔 영어강사 같은 장기 하숙생을 받았지만 최근 한류 열풍으로 관광객이 늘면서 단기 투숙객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이젠 방을 빌려주려는 개인과 외국인 관광객을 연결해주는 인터넷 사업자까지 등장했다. 지난 5월부터 운영 중인 ‘윔두코리아(www.wimdu.co.kr)’다. 게스트하우스와 아파트·빌라 같은 곳을 숙소로 활용하는 개인 운영자 등의 정보를 모아놓고 예약을 대신 받아준다. 100여 곳 이상 국내 소형 숙소의 정보를 보유하고 있다. 윔두코리아 한서진 마케팅책임자(CMO)는 “과거엔 사무실로 내놓고 월세를 받던 시내 오피스텔이나 원룸 주인들도 최근엔 관광객들에게 방을 빌려주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유럽·미국 등지에 이런 형태의 숙박시설이 적지 않은 만큼 유럽·미국을 체험한 관광객들이 한국에 많이 오게 되면 게스트하우스와 B&B 시장은 더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정선언·류정화·홍상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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