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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일자리 부족, 중국은 인플레 …2012년은 험난하다”

패스트퓨처는 2012년 세계 경제 전망을 ‘몹시 험난하다(turbulent)’고 표현했다. 미국과 유럽의 재정적자, 민간 부문 투자 위축 등이 일본의 쓰나미 피해 복구, 중국의 경기 침체 등과 맞물려 경제가 더 어려워진다고 내다보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선진국들은 경기 후퇴 아니면 0% 성장에 그칠 것으로 전망된다. 따라서 개개인의 실질소득은 한층 더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세계 미래연구기관들의 내년 이후 전망

심각한 국가 부채에 시달리고 있는 그리스는 이웃 국가들이 요구한 긴축 프로그램을 추진하는 데 실패하고 결국 채무불이행에 빠질 것으로 봤다. 원인은 두 가지, 정치권의 의지 부족과 지도층에 대해 적대적인 국민 여론 때문이다. 패스트퓨처는 그리스가 결국 유럽연합(EU)의 단일통화권에서 탈퇴하고, 원래 통화인 드라크마 시대로 돌아갈 것이라고 봤다. 이탈리아와 스페인 역시 국가 부채 문제로 위기에 계속 시달릴 것이며, 채무불이행을 막을 수 있는 유일한 해법은 경제 상황이 크게 호전되는 것뿐이라고 패스트퓨처는 예측했다. 중국도 지방정부의 부채와 인플레이션 위험에 골머리를 앓게 될 것으로 보인다. 더 퓨처리스트는 미국의 이코노미스트 대니얼 앨트먼의 말을 인용, “중국이 현재는 경제대국이지만 구조적 취약성 때문에 장기적으로 심각한 문제를 낳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거시경제가 나빠지면 개인의 삶도 한층 더 팍팍해지는 법이다. 내년 한 해 고용 없는 성장과 이로 인한 영세 자영업자의 증가가 예상된다. 향후 18개월간 가장 큰 성장세를 보일 구글 등 인터넷 회사들조차 그다지 많은 일자리를 만들어 내지 못할 것으로 전망됐다. 선진국을 중심으로 시위가 일상화하는 등 사회불안도 커진다고 한다. 공공부채 감축, 공공분야 일자리 축소, 연금 개혁, 물가 인상 등이 그 원인이다.

더 퓨처리스트는 미국의 경우를 예로 들어 “현재의 빈부격차가 2020년이 되면 경제 불황뿐 아니라 정치적 혼란까지 불러일으킬 것”라고 전망한다. 극소수의 부자에게 부(富)가 집중되고 다른 사람들은 빚을 내서 살아가는 생활이 계속되면 경제가 성장할 수 없어 결국 파국에 이른다는 논리다. 밀레니엄 프로젝트는 다소 다른 전망을 한다. 국가 내부와, 국가들 간의 빈부격차는 지속적으로 확대되겠지만 전 세계적으로 빈곤층ㆍ극빈곤층의 비율은 계속 줄어들 것으로 예측했다.

경기 침체에도 불구하고 대체에너지에 대한 투자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일본 대지진과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 사고 여파로 독일·스위스ㆍ이탈리아가 원전을 더 이상 확대하지 않기로 결정했기 때문이다. 미래엔 다양한 에너지 기술이 개발돼 인류가 화석연료에 목을 맬 필요가 없어진다고 한다. 더 퓨처리스트는 “과학자들이 풍력이나 태양광뿐 아니라 인공 광합성, 미니 블랙홀 등 다양한 에너지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중에는 달에 태양광발전기지를 설치해 생산된 전기를 지구로 전송하는 ‘루나 링(Luna Ring)’ 프로젝트도 있다. 이게 실현되면 100억 명의 인구가 연간 사용할 수 있는 전기를 생산할 수 있다. 하지만 아직은 머나먼 얘기다. 21세기 중반은 돼야 현실화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암모니아가 신재생에너지로 쓰일 수도 있다. 수소는 너무 가벼워 그 자체만으론 연료전지의 원천으로 쓰기 어렵다.

하지만 질소와 화합해 암모니아로 변신하면 효용가치가 훨씬 더 높아진다고 한다. 지열을 에너지원으로 이용할 수도 있다. 지열은 땅을 파고 아래로 내려갈수록 점점 더 높아진다. 실제로 엑손모빌은 지하 5500~1만m까지 땅을 파서 지열을 끌어내 대규모 에너지원으로 쓰는 방법을 계획하고 있다고 한다.

우주개발, 민간으로 확산
정치 분야에선 큰 변화가 예상된다. 패스트퓨처는 향후 12~18개월 사이에 세계 정치 리더십에 상전벽해(桑田碧海)와 같은 변화가 일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한국은 물론 미국과 러시아ㆍ프랑스ㆍ이탈리아ㆍ스페인에 선거가 예정돼 있고, 중국에도 지도부 교체가 진행된다. 미국의 차기 대통령을 결정할 가장 큰 이슈는 역시 경제 문제다. 프랑스의 사르코지 대통령은 자리를 지킬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에선 푸틴이 대통령직에 다시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패스트퓨처는 지난 8일 이탈리아 베를루스코니 총리의 사임 발표에 앞서 “그가 결국 각종 비난 여론에 휩싸여 20년 권좌를 내려올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올 한 해 급속하게 확산됐던 스마트폰은 내년에 그 증가세를 더할 것으로 전망된다. 패스트퓨처는 전 세계 스마트폰 수출입 물량이 노트북과 PC를 합친 것보다 많을 것이며, 2015년이 되면 전 세계적으로 수십억 대가 보급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기내 무선인터넷 서비스는 내년 말까지 대부분의 항공사로 확대될 전망이다. 이미 루프트한자와 버진아메리카, 에어트란, 델타 등이 최근 기내 무선인터넷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인터넷도 진화를 거듭해 ‘만물의 인터넷화’가 새로운 사회현상으로 떠오를 것으로 보인다. 인터넷에 연결된 전자기기 수는 현재 90억 개에서 2020년이 되면 240억 개로 급증한다. 지금은 기껏해야 텔레비전이나 사진용 액자 등에 불과하지만 앞으론 자동차와 의복, 의료기기 등도 인터넷에 연결될 것으로 보인다.

또 이용자가 특별히 애쓰지 않아도 인터넷은 스스로 답을 찾아내는 등 점점 똑똑해진다. 예를 들어 구글에서 뭔가를 찾을 때마다 적어 넣었던 여러 검색어를 서치엔진이 기억해 이용자의 요구사항을 미리 알아채는 방식이다. 스마트폰을 예로 들면 특정 장소를 지날 때 이용자가 무엇을 원하는지 자동으로 예상해 미리 정보를 제공해 줄 수도 있다. 매 주말 마트에서 우유 등 생필품을 쇼핑하는 A씨가 마트 우유 코너를 지날 때 스마트폰이 “오늘은 우유 특별할인 행사가 있습니다” 하고 알려 줄 수도 있다.

로봇은 사람과 계속 정보를 주고받으며 인간의 감정을 배울 수도 있다. 또 인공지능을 가진 존재가 사람보다 더 빨리, 더 많이 진화하면서 사람이 기술 발전에 적응해야 하는 상황이 온다. 더 퓨처리스트는 종국에는 인간이 로봇과의 경주에서 패배하게 된다고까지 진단한다. 미국의 로봇기술 저술가 스티븐 셰이커는 “우리 인류가 할 수 있는 최선의 일은 경쟁자인 로봇으로부터 배우고 친구가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항공우주국(NASA)은 올 7월 우주왕복선 프로그램을 중단했다. 반면 중국은 우주정거장 도킹 실험에 성공하는 등 새로운 우주 개발 주자들이 나타나고 있다. 2012년에는 중국과 인도 같은 새로운 국가의 정부기관이 우주산업의 전면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또 미국은 정부 단위의 우주 개발은 소홀해졌지만 민간 분야의 활약은 오히려 두드러져 상업 우주여행 등이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 컨설팅사 퓨트론은 2021년이 되면 저궤도 우주여행에 나서는 관광객이 연간 1만3000명에 달해 6억5000만 달러의 시장을 형성하게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밀레니엄 프로젝트는 ‘2011 State of the Future’ 보고서에서 2025년에는 기후변화, 인구 증가, 1인당 물 수요 증가 등으로 인해 세계 인구의 절반 수준이 물 부족 상황에서 생활할 것으로 예상했다. 또 세계적으로 진행되는 지하 수면의 하강과 수자원 고갈 문제로 ‘피크 오일(Peak Oil)’과 유사한 ‘피크 워터(Peak Water)’ 개념이 등장한다고 주장했다. 피크 오일이란 석유 생산량이 최고점에 이르는 것을 뜻하는 것으로, 이후엔 석유 생산량이 급격히 줄어들고 값은 급등하게 된다.

베이비 붐 세대의 절반 이상이 100세를 넘어서도 건강한 삶을 누릴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의 안티 에이징(anti-aging) 전문의사 론 클래츠 박사의 예측이다. 연구에 따르면 노화란 염색체 끝 텔로미어(telomere)라는 부분이 닳으면서 나타나는 현상이다. 따라서 텔로미어가 닳는 것을 막거나 재생시키는 기술이 개발된다면 인간의 수명은 훨씬 더 연장될 수 있다는 것이다.

예측 맹신보다는 해석과 대응이 더 중요
부정적 전망도 있다. 점점 더 많은 사람이 청력 장애로 치료를 받게 될 것이라는 예측이다. 저술가 겸 언론인 조지 프로흐니크가 쓴 침묵 추구라는 책에 따르면 현대사회에는 일상생활 속에 너무도 많은 소음을 발생시키고 있다. 자동차 소리, 음악 소리, 쇼핑몰 안내방송 등 한순간도 소음 없이 지낼 수 없다. 이 같은 소음 문제는 난청뿐 아니라 기억상실·난독증·불면증·고혈압 등을 유발할 수 있다. 프로흐니크는 ‘60-60룰’을 권고한다. 음악을 들을 때 볼륨을 최대치의 60% 아래로 낮추고, 하루에 60분 이상 음악을 감상하지 말아야 한다는 설명이다.

이 같은 전망과 예측을 무조건 믿을 필요는 없다. 근본적으로는 예측 내용보다는 해석과 대응이 더 중요하다. 과학기술정책연구원(STEPI)의 박병원 미래연구센터장은 이런 예측에 대해 “개연성이 크다”고 인정하면서 해석에 주의하라고 당부했다. 그는 “금융위기, 아랍의 봄, 그리스 위기 등은 예측된 게 아니다”며 “현대사회를 특징짓는 ‘복잡계 적응 시스템’의 관점에서 볼 때 미래에 대해, 1년 후의 일이라도 높은 적중률을 가지고 예측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한 국가나 조직이 예측에 나타난 외부 쇼크에 견딜 수 있는 회복력을 확보하는가에도 관심이 집중돼야 한다”며 “해외 기관들이 미래예측 보고서를 발표하는 것도 같은 의도를 깔고 있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더 퓨처리스트도 ‘2012년 전망’의 소개에 앞서 “전망 보고서는 미래를 예측하기 위한 의도가 아니라 우리가 우리의 내일을 어떻게 만들어 나가야 할지에 대한 생각을 불러일으키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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