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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가계부채, 얼음이 언제 꺼질지 모른다

가계부채에 적신호가 켜진 것은 새삼스러운 일이 아니다. 문제는 난치병 같아서 특효약이 없다는 점이다. 정부가 여러 대책을 내놓았지만 신통치 않았다. 그저 상황이 악화되지 않기를 바라는데 그마저도 여의치 않다.

11일 통계청이 발표한 ‘2011년 가계금융조사’를 살펴보면 가슴이 철렁한다. 올 3월 말 기준으로 가구당 부채는 5025만원에 달했다. 1년 새 12.7%나 늘어난 것이다. 같은 기간 자산은 7.5% 늘었다. 부채가 자산보다 빠르게 불어나고 있다. 통계에 잡히지 않는 전세 보증금이나 사(私)금융권 채무를 감안하면 가계부채 규모는 가늠조차 어려운 실정이다.

상황을 더욱 고통스럽게 하는 건 젊은 층과 저소득층이 빚더미에 올라 있다는 점이다. 20대(가구주 기준) 가구의 평균 부채는 1년 새 34.9% 증가했다. 저소득층(소득 하위 20%)의 가처분소득 대비 금융부채 비율은 201%로 전년보다 59%포인트나 치솟았다. 젊은 층과 저소득층은 신용과 담보력이 떨어진다. 은행에서 돈을 빌리지 못하고 제2 금융권이나 사금융으로 내몰리면서 비싼 금리를 무는 경우도 늘고 있다.

냉정하게 말하자면 빚은 각자의 책임이다. 빚이 늘지 않도록 분수에 맞게 사는 게 필요하다. 하지만 돈을 펑펑 쓸 요량으로 빚을 내는 사람이 얼마나 되겠는가. 대부분은 열심히 살아보려고 애를 쓰는데도 빚이 늘어나는 것으로 봐야 한다. 그렇다면 이걸 개인의 책임으로 돌릴 수는 없다. 양질의 정규직 일자리는 귀해지고, 전·월세 값, 양육비, 사교육비, 식료품비 등 생활 물가는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이런 상황이니 가계에 적자가 쌓이고 이를 틀어막기 위해 빚을 내는 것이다. 집을 담보로 생활비를 빌리는 ‘생계형 대출’이 늘고 빚을 내 빚을 갚는 악순환이 이어진다. 지난달 서울시장 선거에서 드러난 민심도 이와 무관치 않을 것이다.

앞으로도 상황은 좀처럼 개선될 것 같지 않다. 대출금리가 치솟거나 담보로 잡힌 집값이 떨어지는 등 추가적인 악재가 겹치면 한계 상황에 내몰리는 가계가 속출할 우려가 있다. 언제 얼음이 와지끈 꺼져 내릴지 모를 살얼음판이다. 가계발 금융대란이 오지 말란 법이 없다.

정부의 인식은 안이하다. 기획재정부는 11일 “가계의 재무건전성이 대체로 양호한 수준이지만 가처분소득 대비 상환 능력이 다소 약화됐다”고 진단했다. 국민에게 불안감을 주지 않으려는 충정이라고 보이지만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는 격이다. 좀 더 치열하게 이 문제를 다뤄야 한다. 충격을 최소화하면서 가계대출을 완화하는 방법은 정말 없는지, 젊은 층과 저소득층은 지금 어디에서 돈을 빌리고 있는지, 금융회사의 대출 관행은 괜찮은지 등을 면밀히 따져봐야 한다. 근본적인 해결책은 결국 양질의 일자리를 많이 만드는 것임은 물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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