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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혈압 걸릴 확률 3배, 코골이는 병이다”

잘 때 코 고는 사람이 많다. 코 고는 소리는 대개 70㏈ 정도다. 지하철역 소음과 맞먹는다. 천둥소리만큼 시끄러운 코골이도 있다. 진짜 문제는 따로 있다. 코를 골면 수명이 짧아진다. 고혈압과 당뇨병, 심장·뇌 혈관질환, 성기능 장애 등이 발병하기 쉽다. 잠을 제대로 못 자 온종일 피곤하다. 졸음운전을 하다가 교통사고를 일으킨다.
코골이도 병이다. 어떤 합병증이 나타나고 어떻게 치료하는지 코골이 치료의 대가인 이철희 서울시보라매병원장(서울대 의대 이비인후과 교수·사진)에게 알아본다.

이철희 서울시보라매병원장에게 듣는 코골이 치료법


-코를 고는 이유는 뭔가.
“코골이는 기도가 좁아져 나는 소리다. 정확하게는 코부터 목까지 내려오는 상부 기도다. 숨이 드나드는 길이 좁아진 것이다. 기도 굵기가 일정하면 공기도 일정한 속도로 흐른다. 그러나 일정 부분이 좁아지면 통과할 때 속도가 빨라진다. 이때 기도의 내부 압력이 낮아진다. 연조직인 목젖이 안으로 빨려 들어가면서 떨린다. 코 뒤쪽의 목젖이 떨려 울리는 소리가 코골이다.”

-기도는 왜 좁아지나.
“이유는 다양하다. 먼저 해부학적 생김새가 변했을 수 있다. 콧속에 종양이 생겼거나, 코뼈가 비뚤어진 경우다. 목의 편도선이나 혀뿌리가 많이 크거나, 낭종이 있을 수도 있다. 후두를 덮고 있는 연골인 후두개가 힘이 없어도 코를 곤다. 후두개는 숨을 쉴 때는 열려 있다가 밥을 먹으면 닫힌다. 음식이 기도가 아닌 식도로 무사히 넘어가도록 돕는다. 그런데 어떤 사람은 숨을 쉴 때도 공기의 흐름에 밀려 닫힌다. 숨을 제대로 못 쉬는 것이다.”

-평소에 코를 골지 않는 사람도 과음·과로한 날은 코골이가 되는데.
“코 뒷부분은 다 근육이다. 평소엔 팽팽하게 긴장해 있다. 그러다 잠들면 기도 주변 근육이 이완돼 늘어진다. 그래도 적당히 긴장을 유지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사람이 있다. 나이 들거나, 술 마셨거나, 너무 피곤하거나, 약을 먹으면 근육 긴장도가 떨어진다. 기도가 좁아져 소리가 난다.”

-코골이를 병으로 아는 사람이 적은데.
“잠을 자다가 숨을 안 쉬는 수면 무호흡이 나타나기도 한다. 코 고는 모든 사람에게 수면 무호흡증이 있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연구 결과, 코골이가 오래되면 수면 무호흡 환자에게서 나타나는 합병증이 비슷하게 나타난다는 것을 알게 됐다. 약한 코골이나 심한 코골이나 수년간 쌓이면 건강에 악영향을 미치는 것이다.”

-수면 무호흡증은 왜 나타나나.
“기도가 완전히 막혀 공기가 폐로 흐르지 못하는 상태다. 숨을 안 쉬니까 혈액에 산소가 공급되지 않는다. 이산화탄소가 배출되지 않고 쌓여 돌다가 뇌의 호흡중추를 자극한다. 이산화탄소 농도가 너무 높으니 위험하다고 경고하는 것이다. ‘숨 쉬어’ 명령을 내리면 조용하다가 ‘커컥’ ‘푸우’ 하고 숨을 쉰다. 본인은 자각 못하지만 잠에서 깬다. 밤새도록 잤다 깼다 반복한다. 1시간에 60번 반복하는 사람도 있다. 잠을 오래 잤는데 아침에 개운하지 않다면 코골이와 수면 무호흡증을 의심해야 한다.”

-수면 무호흡증이 있으면 왜 위험한가.
“수면 무호흡증이 있으면 낮에 졸리고 피곤하다. 소련 체르노빌의 원전사고와 일본의 신칸센 탈선사고가 대표적인 예다. 조사 결과 사고의 결정적 원인은 담당 직원의 졸음이었다. 수면 무호흡증으로 인한 피해였다. 또한 뇌에 산소가 충분히 공급되지 않으면 인지능력이 떨어진다. 정신이 맑지 않아 기분도 우울하다.”

-합병증까지 생기나.
“고혈압인데 코를 곤다면 더 위험하다. 원래는 잘 때 혈압이 떨어져야 한다. 그러나 무호흡증으로 수면을 제대로 취할 수 없으니 밤새도록 혈압이 높은 상태를 유지한다. 고혈압을 오랫동안 앓은 듯한 피해를 남긴다. 이러한 문제가 수년간 쌓이면 심장과 폐에 부담을 줘 여러 질병을 일으킨다. 수면 무호흡이 있는 사람은 고혈압에 걸릴 확률이 정상인보다 2.9배, 뇌졸중이 나타날 확률이 1.6배나 높다. 사망률이 높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생명과 직접적인 관계는 없지만 성기능 장애와 밤에 화장실을 자주 가는 야뇨증, 발육부전, 집중력 저하 등을 일으킨다. 코골이로 찾아온 환자의 40%가 무호흡증을 갖고 있었다.”

-코골이는 남자가 여자보다 4배쯤 많은데.
“잠잘 때는 평소 긴장해 있던 기도 주변 근육이 이완돼 늘어진다. 나이가 들거나 술을 마셔도 근육 긴장도가 떨어져 기도를 막는다. 남자가 압도적으로 많지만, 여성이 폐경한 50대 이후엔 비슷해진다. 여성호르몬은 혈관을 넓게 유지하는 역할을 한다. 그래서 협심증·심근경색증이 남성에 비해 뒤늦게 나타나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여성호르몬이 기도를 넓게 유지하는 데 영향을 미친다고 추측한다. 본인이 코를 고는지, 수면 무호흡 증상이 있는지 모르는 사람이 많다.”

-진단은 어떻게 하나.
“병원에서 하룻밤을 자는 수면 다원검사가 정확하다. 뇌파와 눈동자·심전도·기도근육·수면자세·산소포화도 등을 확인한다. 1시간에 무호흡이 나타나는 횟수가 다섯 번 이하면 정상이다. 6~15번이면 경증 코골이, 16~30번은 중증 코골이, 그 이상이면 심각한 상태다.”

-코골이 치료법이 있나.
“상기도의 어디가 막혔는가에 따라 치료법이 다르다. 코부터 목젖·후두까지 잘못된 점이 없는지를 꼼꼼히 살핀다. X선 동영상과 내시경 검사를 한다. 평상시와 잠을 잘 때를 둘 다 찍어 비교한다. 목젖과 주변 연구개를 절개해 짧게 만드는 수술이 가장 흔하다. 그러나 모든 환자에게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 후두개가 막혔다면 뚫는 수술을 한다. 또한 잠잘 때 입을 벌리고 자는 사람이 있다. 턱뼈가 뒤로 밀리면서 혀도 밑으로 처진다. 혀뿌리가 기도를 막는 것이다. 이 경우엔 구강 내 장치를 끼워 턱과 혀를 앞으로 나오게 하면 좋아진다. 코에 쓰는 양압호흡기도 있다. 기계로 공기를 넣어주는 것인데 불편해 오래 쓰는 환자가 적다. 원인과 증상에 따라 맞춤치료를 받길 권한다.”

-살만 빼도 효과가 있다던데.
“본인 몸무게의 10%만 줄여도 수면 무호흡증이 30%는 좋아진다. 다른 치료를 받든 안 받든 체중은 무조건 줄여야 한다. 그래야 잠잘 때 숨을 제대로 쉬고, 코를 골지 않는다. 본인은 물론 배우자의 삶의 질까지 좋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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