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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사철 - 수물화 … 기초 다지면 노벨상 보여”

“학생들이 전공을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도록 했더니 학습 만족도가 몰라보게 높아졌어요. 넓고 깊게 배우기 때문이죠. 1949년 이후 계속돼온 소련식의 획일적 대학 교육을 자유전공선택 제도가 타파했다는 평가를 받아요.”



자유전공학부제 10년 실험 … 쉬충런 베이징대 위안페이학원장

 올해로 출범 10주년을 맞은 베이징대 위안페이(元培)학원의 쉬충런(許崇任·허숭임·63·사진) 원장은 자유전공선택 제도의 장점을 이렇게 소개했다. 위안페이학원은 중국 최초로 자유전공학부 제도를 도입한 베이징대의 신설 단과대학이다. 입학 때 전공을 미리 정하지 않고 기초학문을 폭넓게 배운 뒤 2학년 2학기를 마칠 때 전공을 선택한다. 지난 10년간 획기적 실험과 모색 끝에 지금 상당한 성과를 내고 있다.



 최근 만난 쉬 원장은 “기초를 튼튼히 하는 교육이 뿌리내리면 노벨상을 타는 것도 시간문제”라고 자신했다. 위안페이학원은 10주년을 맞아 9월 중순 서울대 자유전공학부(학부장 서경호 교수) 소속 교수와 학생들을 초청해 세미나와 토론을 열었다. 쉬 원장은 “(출범한 지 3년 된) 서울대 자유전공학부와 위안페이학원의 교육이념이 아주 비슷하다”며 “많이 교류하고 함께 노력해 인재를 배출하자”고 제안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왜 자유전공선택 제도인가.



 “1949년 이후 중국의 대학교육은 소련 방식을 차용했다. 졸업 뒤 곧바로 현장에 투입할 수 있도록 4년 내내 전문기술 교육에만 치중했다. 그러다 보니 졸업생들의 기초학문 지식과 이해가 부족해 취업 뒤 새로운 기술 발전에 대한 적응력이 크게 떨어지는 편이었다.”



“베이징대 위안페이학원과 서울대 자유전공학부가 함께 노력해 우수한 학생을 길러 내자”는 쉬충런 원장의 친필 메시지.
 -교육 방식을 어떻게 바꿨나.



 “약 150학점을 이수하면 졸업 요건을 갖추는 것은 다른 단과대학과 같다. 입학 시점에 전공을 미리 정하지 않는 게 결정적 차이다. 다만 우리는 1, 2학년 때 문과생의 경우 문학·역사·철학과 외국어를 집중적으로 배운다. 이과생은 수학·물리·화학에 대한 기초를 넓게 다진다. 문과와 이과의 가장 중요한 기초를 잘 다져 장래 기술 변화에 제때 적응하도록 하고 있다. 3, 4학년 때는 전공을 깊게 배운다. 위안페이학원 재학생은 베이징대의 모든 교수로부터 제한 없이 배운다. 비판적 사고, 글쓰기 2개 과정은 우리 학원에서만 별도로 운영한다. 우리 학원은 3~6년의 탄력적 학습 연한을 인정받았다. 베이징대에서 가장 우수한 50명의 교수를 재학생의 지도교수로 특별 위촉할 수 있게 해줬다. 신설된 정치학·경제학·철학(PPE) 전공의 경우 우리 학원 재학생만 선택할 수 있다.”



 -학생들에게 어떤 변화가 생겼나.



 “다른 단과대학의 학생들과 비교해보니 나중에 선택한 자기 전공에 대한 흥취와 만족도가 높아졌다. 전공 선택 경향을 보니 경제학·수학·물리학을 선택한 비율이 각각 20%로 선호도가 높았다. 정원은 2001년 82명으로 시작해 10년 만에 189명 수준까지 왔다. 이젠 전국의 우수한 학생들이 베이징대 광화관리학원(경영대)과 경제학원에 이어 위안페이학원을 선택하는 추세다. 한국인 학생도 있는데 시간이 갈수록 학생 수준이 높아지고 있다. 학생들은 장래 발전을 위해 더 많은 선택 기회를 가지려고 위안페이학원을 선택한다.”



 -졸업생 진로는.



 “올해 졸업생 169명을 분석해보니 79.9%가 대학원에 진학했다. 하버드·옥스퍼드대 등 해외 유수 대학원에 진학하는 비율도 47%나 된다. 대학원 진학률은 2005년 69%였는데 꾸준히 높아지고 있다. 전공과 학문에 대한 만족도가 높다는 의미다. 대기업과 정부기관으로 진출한 학생은 20% 정도다.”



 -탄생 배경은.



 “1998년 베이징대 개교 100주년 때 장쩌민(江澤民·강택민) 당시 국가주석이 ‘세계 일류대학을 만들라’고 주문했다. 일류대학이 되기 위해서는 교육 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꿔야 한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교수들이 2년간 머리를 싸매고 연구와 토론을 거쳐 학원을 신설하기로 결정했다. 학원 이름은 베이징대 총장을 지낸 차이위안페이(蔡元培·채원배) 선생의 이름에서 따왔다. 폭넓은 학문을 강조한 그분의 교육이념이 자유전공선택 제도가 추구하는 가치와 닮았기 때문이다. 위안(元)은 시작을, 페이(培)는 인재육성을 의미하기도 한다.”



 -교육계 반향은.



 “저장(浙江)대가 3년 전에, 푸단(復旦)대가 올해 자유전공선택 제도를 도입했다. 우리 실험이 먹히고 있다는 증거다.”



베이징=장세정 특파원



◆쉬충런=위안페이학원장이자 베이징대 생명과학원 상무 부원장을 겸직하고 있다. 베이징대 출신으로 생명과학 분야에서 권위를 인정받는 학자다. 환경생물학과 생태학이 주요 연구 분야다. 특히 유전자 변형 생물의 안전 문제에 정통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 분야는 중국 정부가 1986년 3월부터 대대적으로 지원하고 있는 ‘863 공정’의 주요 연구 분야 중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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