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빚 1경5000조원 세계 1위 … 동요없는 일본 왜

유럽발 재정위기가 이탈리아까지 집어삼키고 있다. 나랏빚이 많다는 그리스·아일랜드 등에 이어 GDP 규모 세계 8위(2조550억 달러: 2010년 기준)의 이탈리아도 구제금융에 손 벌려야 하는 신세로 치닫고 있다. 그렇다면 국가부채가 전 세계에서 가장 많다는 이웃나라 일본의 경우는 어떨까. 지난달 21일 일본 요미우리 신문엔 ‘국가부채 1000조 엔 돌파’란 기사가 2면에 짤막하게 실렸다. 당시엔 엔고에 대한 걱정이 깊어서인지, 석간에서 짤막하게 다룬 이 기사의 반향은 별로 없었다.



GDP 대비 부채비율 210% 넘어

 일본의 국가부채는 이 보도대로 올해 말 1000조(약 1경5000조원) 엔을 넘어설 예정이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부채비율은 무려 210%,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들 중 가장 높다. 구제금융까지 받은 그리스(157%), 아일랜드(120%)보다 훨씬 높고, 전 세계를 통틀어도 짐바브웨 등 아프리카 국가들밖에 견줄 나라가 없다. ‘잃어버린 20년’이라 불리는 불황기에 국채발행을 통해 대규모 경기 진작에 나선 결과다.



 일본도 유럽의 국가들처럼 부채 때문에 일순간에 무너질까. 이 질문에 대한 전문가들의 견해는 ‘아직 노(NO)’다. 일본 경제에 정통한 한국 정부 관계자는 “역사적인 엔고가 바로 그 지표 아니냐”며 “유로나 달러가 아닌, 안전자산으로의 엔의 가치가 치솟고 있는 건 그만큼 일본 경제를 보는 전 세계 투자자들의 눈길이 우호적이란 뜻”이라고 말했다.



 특히 일본이 ‘국채 1000조 엔’ 뉴스에도 크게 동요하지 않는 비밀은 ‘국채를 누가 쥐고 있느냐’에 있다. 일본 정부가 발행한 국채의 95%가량을 은행 등 일본 국내 투자자들이 쥐고 있다. 수익률이 1~2%에 불과한 저금리의 일본 국채는 외국 투자자들에겐 별로 인기가 없다. 대신 일본 국내 투자자들은 정부 발행 국채를 ‘안전한 자산’으로 여겨 적극적으로 투자를 해왔다. ‘나라야 어찌되든 나는 살아야 한다’는 식으로 국내 투자자들이 한꺼번에 돈을 빼내지 않는 한 일본의 부채비율은 별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애국심으로 똘똘 뭉쳐 있는 일본인임을 감안하면 상상하기 힘든 일이다. 일본 정부가 국채를 발행하면, 일본 국내 투자자들이 채권을 사주고, 일본 정부는 비교적 싼 이자만으로 자금을 굴릴 수 있는 특수한 구조를 갖고 있는 셈이다.



 하지만 ‘기형적인 국채 순환’ 구조만 믿고 불어나는 재정적자를 마냥 국채로만 틀어막을 수는 없다는 위기감이 요즘 일본에 퍼지고 있다. “이렇게 부채를 늘리다간 당장은 아니라도 언제든 재정위기가 올 수 있다”는 두려움이 저류엔 만만치 않게 퍼져 있기 때문이다.



도쿄=서승욱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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