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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2008년 리먼 파산 닮아가고 있다”

메르켈(左), 드라기(右)
이탈리아가 궁지에 몰렸다. 외국인 투자자들이 이탈리아 국채를 던지기 시작했다. 10일 새벽(한국시간) 국채 수익률(시장 금리)은 연 7.2%대에 이르렀다. ‘운명의 7%’를 넘어섰다. 당장 음울한 전망이 제기됐다. 이날 미국 신용평가회사 애널리스트인 스티븐 헤스는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유럽 재정위기가 그리스를 넘어 이탈리아로 전염되면 금융위기로 바뀔 것”이라며 “이탈리아 사태가 지난 2008년 리먼브러더스 파산과 비슷할 수 있다”고 말했다.



‘마의 7%’ 넘은 국채 수익률 … 외국 투자자들 투매

터무니없는 예측은 아니다. 운명의 7% 돌파는 악순환의 시작이다. 시장 참여자들은 7% 돌파에 놀라 채권을 더 팔아치우고 금리는 더 뛰는 악순환이 이어진다. 그리스·포르투갈·아일랜드가 그 악순환에서 헤어나질 못했다. 끝내 항복을 선언하고 구제금융을 신청했다.



 이탈리아가 그리스 등의 전철을 밟아가면 ‘유럽 위기의 어머니(Mother of All European Crisis)’가 될 수 있다. 너무나 큰 빚더미를 짊어지고 있어서다. 올 8월 말 현재 1조9000억 유로(약 3000조원) 정도다.



9일(현지시간)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총리의 사퇴 발표에도 10년 만기 국채 금리가 연 7%를 넘어서는등 이탈리아의 경제위기가 심화되고 있다. 이날 이탈리아 밀라노의 은행 앞에서 한 남자가 두 손을 모으고 도움을 간청하고 있다. [밀라노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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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파이낸셜 타임스(FT) 수석 칼럼니스트인 마틴 울프는 “이탈리아 장부를 열어본 사람은 전율할 수밖에 없다”고 최근 말했다. 세계 주요국이 이탈리아 부채 사슬에 묶여 있어서다. 프랑스는 5110억 유로(약 792조원)를 이탈리아에 꿔줬다. 프랑스 국내총생산(GDP)의 20% 정도다. 2위 채권국 독일은 1900억 유로(약 294조원)를 빌려줬다.



미국·영국·일본·스위스뿐 아니라 심지어 재정위기국인 스페인·포르투갈·그리스도 이탈리아에 적잖은 돈을 대줬다. 이탈리아가 구제금융을 신청하는 순간 세계 주요국들이 파국의 늪에 빨려들어갈 수밖에 없는 구조다. 빚더미가 너무 커 구제하기도 힘들다.



 세계 최대 채권펀드인 미국 핌코(PIMCO)의 최고경영자(CEO)인 모하메드 엘에리언은 이탈리아 국채 수익률이 7%를 돌파한 직후 “유럽 위기가 새롭고 한결 위험한 단계에 들어섰다”고 진단했다. 이날 분위기도 을씨년스러웠다. 유럽 위기의 출발지인 그리스에선 예금인출(뱅크런)이 발생했다. 그리스의 유로존 탈퇴 가능성이 커지자 예금자들이 그리스 은행에서 돈을 빼내 외국계 은행으로 옮기기 시작했다.



 그렇다면 과연 이탈리아가 ‘제2의 리먼’이 될까. 국제통화기금(IMF)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올리비에 블랑샤르는 2009년 총회에서 “리먼사태 같은 사건이 단기간 내에 되풀이되려면 정책 담당자 등이 집단망각에 빠져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 유럽 리더들은 리먼사태를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다. 이탈리아 파국이 공멸이라는 위기의식도 공유하고 있다. 그들에겐 대응할 시간 여유도 좀 있다. 그리스와 포르투갈 등은 국채 수익률이 7%를 웃돌기 시작한 이후 짧게는 17일에서 길게는 91일 이후 구제금융을 신청했다. 이탈리아 재정적자는 이자비용을 포함해도 GDP의 4%대다. 유로존 평균보다 양호하다. 이탈리아가 좀 더 버틸 여지가 있다는 얘기다.



 단 유럽중앙은행(ECB)이 발등의 불을 꺼줘야 한다. ECB가 이탈리아 채권을 사들여 채권 투매를 진정시켜야 한다. 글로벌 시장이 이탈리아 출신 총재인 마리오 드라기(64)를 주목하는 까닭이다. 하지만 ECB 최대 주주인 독일이 동의해야 채권 매입 확대가 가능하다. 앙겔라 메르켈(57) 독일 총리가 열쇠를 쥐고 있는 셈이다. 영국 가디언지는 ECB 관계자의 말을 빌려 “최대 채권국 프랑스가 애가 달아 채권 매입 확대를 강하게 요구하면 공멸을 막기 위해 메르켈이 생각을 바꿀 수 있다”고 전했다.



 ECB가 불을 끄는 사이 “이탈리아는 실비오 베를루스코니(75) 사퇴 이후 강한 리더를 뽑아 강력한 재정개혁을 단행해야 한다”고 로이터 통신은 주문했다. 1990년대 초 이탈리아는 재정위기 때 강한 리더십 덕분에 재정개혁을 성공시켜본 경험이 있다. 희망의 불씨는 아직 살아있는 셈이다.



강남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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