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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S 비비 꼰 문제 사라져 … 상위권 ‘안개 입시’

수능이 끝난 10일 서울 이화여고 앞에서 한 어머니가 시험을 마치고 나온 딸을 격려해주고 있다. [최승식 기자]


올 수능은 대부분 영역에서 EBS 교재와의 연계율이 70%를 넘었다. ‘EBS 학습효과’로 ‘불수능’으로 불렸던 지난해보다 수험생의 체감 난이도는 낮아졌다는 평가가 나왔다. 입시전문기관들은 영역별로 1등급 커트라인(등급컷)이 지난해보다 적게는 2점(언어)에서 많게는 17점(수리 가형)까지 오를 것이란 전망을 내놨다. 교육과학기술부 목표대로 수험생의 1% 안팎이 만점을 받으면 상위권은 표준점수 동점자가 많아져 정시모집 경쟁이 치열해지게 됐다. 상위권 수험생 간 변별력이 약해져 ‘안개 입시’가 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작년보다 쉬운 수능 왜



 1교시 언어영역은 전체 50개 문항 중에서 37개(74%)가 EBS 교재에 나온 문제와 비슷하거나 똑같았다. 재수생인 여지연(19)씨는 “EBS에서 본 지문이 많이 나와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문학·비문학 지문 총 12개 중 10개가 EBS에서 나왔다.



 그러나 만점자가 2%(1만2457명)였던 9월 모의수능보다 만점자는 약간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특히 비문학 지문에서 최상위권과 상위권 간 실력 차가 드러날 가능성이 크다. 양자역학을 다룬 지문과 비트겐슈타인의 ‘논리철학 논고’를 설명한 지문 등 학생들이 꺼리는 주제가 나와 까다로웠다는 평가다. 용인외고 김기훈 교사는 “EBS 문제를 지나치게 변형하지는 않았지만 어려운 지문으로 변별력을 줬다”며 “최상위권은 실수하지 않는다면 만점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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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역대 수능에서 최상위권의 입시 성패를 좌우했던 수리영역도 평이했다. 매년 출제되는 단원·유형들이 올해도 출제됐고, EBS에서 숫자만 바꿔 낸 문제도 다수 있었기 때문이다. 수리에 약한 편인 여학생들이 선전할 것으로 보인다.



 동시에 최상위권도 진땀을 흘린 어려운 문제가 수리 가·나형 모두 3~4개씩 나왔다. 이런 문제들이 EBS와 연계되지 않은 9개 문항(30%)에 집중됐다. 성남 풍생고 김세식 교사는 “지수함수 위치 순서상의 계수를 구하는 30번 로그 문제가 가장 까다로워 만점자 비율을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자연계열이 보는 수리 가형에선 만점자가 1%를 넘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메가스터디 송갑석 강사는 “가형은 새로운 유형이 많아 학생들이 어렵게 느꼈을 것”이라며 “만점자 1%가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자연계열 수험생들 사이에선 올해도 수리영역이 주요 변수가 될 수 있다.



 외국어영역은 9월 모의수능에 비해 EBS 연계를 체감하는 수험생이 많았다. 9월 모의수능에서 외국어는 만점자가 0.32%(2041명)에 그쳤지만 이날 수능에선 EBS 교재만 봤다면 잘 풀 수 있는 문제가 많았다. 세화여고 윤장환 교사는 “EBS 연계문항 35개 중에서 무려 20개가 ‘수능완성’이라는 EBS 교재에서 나왔다”고 말했다.



 수능을 잘 본 상위권이 두터워지면서 정시모집 지원 전략도 복잡해졌다. 수시에서 수능 최저학력기준 미달로 탈락할 수험생이 줄고 수시 미등록인원이 충원되면 정시로 이월되는 모집인원이 지난해보다 크게 줄어든다. 정시 경쟁이 그만큼 치열해진 것이다. 서울 잠실여고 안연근 교사는 “올해는 정시에서도 학생부 교과 성적의 영향력이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글=박수련 기자

사진=최승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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