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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병상의 시시각각] 안철수와 강용석



오병상
수석논설위원
10일 아침 눈에 띄는 두 뉴스. 하나는 정부기관인 산업기술평가관리원(KEIT)이 강용석 의원(무소속)의 요청에 따라 안철수연구소(안랩)에 대한 특별점검에 나선다. 다른 하나는 강용석 의원이 항소심에서 징역 6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 받았다는 소식이다. 두 뉴스는 동전의 양면이다.



 한나라당 소속이었던 강 의원은 지난해 대학생과 만나 아나운서를 비하하는 성희롱 발언을 했다. 중앙일보가 특종했다. 강 의원은 성희롱 발언을 하지 않았다며 기자를 고소했다. 1심에서 강 의원은 ‘아나운서에 대한 모욕’과 ‘기자에 대한 무고’ 모두 유죄선고를 받았다. 이번 2심에서도 같은 형이다. 3심에 가도 바뀔 가능성은 거의 없다. 형이 확정되면 강 의원은 의원직을 뺏기고, 3년간 변호사 자격을 정지당한다. 야심만만(野心滿滿)하던 인생의 급전직하(急轉直下)라 경황이 없을 것이다.



 강 의원에겐 정부·여당의 도움이 절박하다. 한나라당은 이미 지난 8월 강 의원을 한 번 살려줬다. 당시 국회 윤리위원회는 의정사상 처음으로 강 의원의 제명을 결정하고 본회의에 넘겼다. 그러나 한나라당은 밀실투표로 제명안을 부결시켰다.



 강 의원 입장에선 지난 선처에 보은(報恩)도 해야겠지만, 정부·여당의 추가 선처가 더욱 절박할 것이다. 일단 상고해 대법원 최종심을 내년 4월 총선까지 늦출 수 있다면 사실상 18대 의원직을 끝까지 유지하게 된다.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사면이다. 사면을 받아야 변호사로 활동할 수 있으며, 정치활동을 재개할 수도 있다. 다음 총선에 출마하지 못한다 하더라도 전직 여당 의원들에게 관행적으로 떨어지는 공공기관 주변 감투도 노려야 한다.



 여러모로 강박에 갇힌 상황이다. 강 의원은 서울시장 선거에서 박원순 후보의 경력을 끈질기게 물고 늘어졌다. 여당이 선거에 패배한 직후 안철수연구소를 공격 목표로 잡았다는 소문이 돌았다. 안랩과 관련된 거의 모든 기관과 업체에 자료를 요청했다고 한다. 설마 했다.



 마침내 터진 것이 국회 지식경제위의 예산 삭감 소동이다. 강 의원이 8일 정부의 WBS(World Best Software) 사업예산 가운데 안랩에 배정된 14억원 삭감을 주장해 통과됐다. 비난여론이 일고 야당 의원들이 다시 회의를 열자 강 의원은 “언제부터 민주당이 안철수에게 접수됐냐”며 거칠게 항의했다. 안랩 예산만 삭감하는 대신 사업 전체 예산 14억원을 삭감하는 어정쩡한 철회가 이뤄졌다. 이어진 뉴스가 안랩에 대한 KEIT의 특별점검 착수다. 안랩은 이미 지난 9월 KIET의 중간평가에서 합격 판정을 받아 계속 사업을 수행 중이다.



 모두가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힘든 돌출이다. WBS는 소프트웨어 강국으로 나가기 위한 정부의 야심 찬 사업이다. 특히 안랩이 포함된 컨소시엄이 맡은 ‘모바일 보안 소프트웨어 개발’은 IT 산업의 미래가 걸린 핵심사업이다. 안랩은 업계가 인정하는 적임이다. 디도스 공격을 앞장서 막아낸 국내 최고의 보안업체다. 국가 간 사이버 전쟁의 시대에 최전선을 맡고 있는 안랩의 발목을 잡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다. 그것도 정치적인 이유로.



 안철수를 아는 사람들에 따르면 그는 정치보다 연구에 어울리는 성격인 듯하다. 그래서 그가 ‘대권을 향한 계산된 행보 중’이란 해설보다는 ‘아직 고민 중’이란 말에 기대를 건다. 개인적으로 안철수는 정치판보다 연구소나 강의실에서 더 많은 사회적 공헌을 할 수 있다고 본다. 강 의원의 행동은 안철수를 정치판으로 끌어들이는 불쾌한 자극이다. 결과적으로 안철수와 지지자들을 야당 편으로 몰아주게 된다.



 현 시점에서 이보다 효과적인 반(反)한나라당 선동은 없다. 한나라당은 다시 생각해봐야 한다. 강 의원의 충정(忠情)을 언제까지 방관할 것인지. 아무리 안철수가 밉거나 혹은 두렵다 하더라도 안철수연구소에 정치의 흙탕물이 튀게 해선 안 된다. 집권여당이라면 국가적 차원에서 판단해야 한다. 과학자들이 정치판에 뛰어들게 만들어선 안 된다. 과학은 정치보다 중요할 수 있다.



오병상 수석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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