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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엔 잘못된 신앙 있다 스탈린의 북 단독정권 지령 자료 있는데도 인정 안 해”

“런던 외무장관회담(1945년 9월 12일)→스탈린이 북한에 내린 비밀지령(45년 9월 20일:‘북한에 민주주의 정부를 수립하라’)→소련군정과 미군정 사이 소련 측 연락장교 일방 철수(45년 10월)로 이어지며 한반도의 분단은 이미 기정사실화됐습니다. 45년 12월 모스크바3상회의에서 내려진 신탁통치안에 대해 우리 민족이 찬탁과 반탁으로 갈려 대립한 것과 무관하게 이미 그 전에 소련의 한반도 분단 결정은 내려져 있었습니다. 그 출발이 런던 외무장관회담인데 지금껏 한국 학계는 그 회담을 전혀 모르고 있어요. 중국의 공산군과 국민당군이 만주에서 벌인 내전이 한국 분단에 미친 영향에 대해서도 한국에선 잘 모릅니다. 해방 정국의 북한과 중국에서 초특급 주역은 스탈린입니다. 그는 황제였어요. 아무도 도전할 수 없던 포악한 황제….”

 한국현대사 전문가 이정식(80·사진) 미 펜실베이니아대 명예교수 겸 경희대 평화복지대학원 석좌교수가 작심하고 말문을 열었다. 50년 넘게 축적해 온 현대사 연구를 토대로 특별 강연을 하기에 앞서 중앙일보와의 단독 인터뷰를 통해서다. 9일부터 매주 한 차례씩 4회에 걸친 ‘한국 현대사 특강’을 경희대에서 열 예정이다.

 이 교수는 지난 2일 타계한 세계적 석학 로버트 스칼라피노 교수의 첫 한국인 제자다. 73년 그의 필생의 역작이 된 『한국공산주의운동사』를 스칼라피노와 공저로 펴내며 그 역시 스승과 함께 세계적 명성을 얻었다.

 이번 특별 강연의 주제로 ‘한국 분단의 원인’을 택한 이유는 그가 가장 잘 아는 전공이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분단의 원인에 대한 기초적인 사실조차 한국에는 잘 알려져 있지 않다는 안타까움 때문이다. 예컨대 런던 외무장관회담 자료의 경우 영국 외무부 문서파일을 찾으면 나오는데 한국 문제 전문가들이 그런 자료를 참고하지 않는다고 노학자는 개탄한다.

또 스탈린이 북한에 단독정부를 수립하라는 비밀지령을 내린 사실은 냉전이 끝나고 소련의 기밀문서가 발굴되며 공개되었는데 그런 자료조차 제대로 인정하지 않는 풍토도 있다며 “한국현대사에 대한 ‘잘못된 신앙’이 한국 사회에 팽배해 있다”고 안타까워했다. 북한 지역이 스탈린의 지령에 의해 45년 10월 이후 중국 공산화의 후방기지로 편입됐다는 분석은 이 교수가 이번에 처음 제시하는 것으로, 우리 현대사에 대한 기존 통념을 뒤집는 해석이다.

배영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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