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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능엔 좌·우 따로 없어 … 유럽 집권당 초토화 위기

재정 위기로 사임 압력에 시달리는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이탈리아 총리. [로마 로이터=뉴시스]


재정위기에 빠진 유럽 정부가 ‘도미노’ 좌초 위기를 맞고 있다. 좌·우파에 관계없이 재정위기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한 무기력한 정권에 국민이 등을 돌리고 있기 때문이다. 유럽 재정위기 확산으로 주식시장이 널뛰는 등 국제금융시장도 요동치고 있다.

재정 위기에 국민들 등 돌려



 이탈리아에선 중도 우파인 실비오 베를루스코니(75) 총리의 운명이 풍전등화(風前燈火)다. 이탈리아 하원은 8일(한국시간 9일) 2010년 예산 지출(결산 개념) 승인안을 표결했다. 전체 630석 중 과반인 316석을 얻는 데는 실패했지만 야당 의원들이 대거 기권하는 바람에 찬성 308표로 통과됐다. 지난달 11일에 한 번 부결된 적이 있어 이번에도 의회에서 거부당하면 베를루스코니의 사임은 불가피한 상황이었다. 하지만 이번 표결 승리에도 불구하고 베를루스코니에 대한 사퇴압력은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야당은 10일 그에 대한 신임 동의안을 의회에 제출할 계획이다.



베를루스코니는 국가적 위기에도 성매매·뇌물공여 등 사건의 재판에 매달려 국가적 위기를 방치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이탈리아는 국가부채가 국내총생산(GDP)의 120%에 달해 그리스에 이어 채무불이행(디폴트)에 빠질 위험이 가장 높은 국가로 꼽힌다. 이탈리아의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7일 6.67%로 1997년 이후 최고 수준으로 치솟았다. 불안이 금융시장에 반영된 것이다. 독일·프랑스에 이어 경제 규모에서 유로존(유로화를 쓰는 17개 국가) 3위인 이탈리아의 재정위기는 유럽은 물론 세계 경제에도 큰 부담을 주고 있다.



 앞서 게오르기오스 파판드레우(59) 그리스 총리는 지난 6일(현지시간) 여야 거국내각 구성을 위해 조기 퇴진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각료들은 8일 일괄 사표를 제출했다. 좌파 사회당을 이끌고 있는 파판드레우 총리는 지난 1일 1300억 유로(약 200조원)의 유럽연합(EU) 2차 구제금융안을 국민투표에 부치겠다고 했다가 야당과 국제사회의 반발을 샀다. 국가 부도를 면하려면 국제사회의 지원이 시급한데도 경제위기를 담보로 정치적 도박을 벌이려다 빗발치는 비난 속에 불명예 퇴진하게 됐다.



 스페인에서도 좌파인 호세 루이스 로드리게스 사파테로(51) 총리가 이끄는 사회당 정권은 오는 20일 총선에서 패배할 것으로 예상된다.



 유로존의 쌍두마차인 프랑스와 독일 정부도 재집권이 불투명하다. 내년 4월 대선을 앞둔 니콜라 사르코지(56) 프랑스 대통령은 유로존 재정위기의 장기화로 인기가 추락하며 프랑수아 올랑드 사회당 대통령 후보에게 지지율에서 크게 뒤지고 있다. 2013년 총선을 치러야 하는 앙겔라 메르켈(57) 독일 총리는 올 들어 일곱 번의 지방선거에서 모두 패했다. 독일 시사지 슈테른에 따르면 유권자의 절반이 2013년 총선에서 메르켈 정부의 퇴진을 희망한다고 답했다.



정재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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