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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비 떼고보니 ‘빈 깡통’ 연금보험 너만은 믿었는데 …

# 최근 만 55세 생일을 맞은 회사원 A씨는 노후계획을 짜는 데 큰 차질을 빚고 있다. 10년 전 한 보험사에 들었던 연금저축보험이 기대만큼 불어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2001년부터 매달 20만원씩 넣은 보험의 현재 적립액은 2800만원이 조금 넘는다. 원금 2400만원을 뺀 수익은 400만원에 불과하다. A씨는 “지난 10년 동안 보험사 공시이율이 5% 밑으로 떨어진 적이 없었는데 실제 연 수익률은 3%대에 불과했다”며 “처음 설계사가 약속한 대로라면 3000만원은 나와야 한다”고 말했다.



10년간 실질 수익률 4% 밑돌아 … ‘빛좋은 개살구’ 연금저축보험

# 서울 반포동에 사는 주부 박서경(38)씨는 두 번 울어야 했다. 친어머니의 건강 악화로 급하게 돈이 필요했던 박씨는 5년 전 가입해 한 달에 25만원씩 넣고 있던 연금저축보험을 해지했다. 박씨의 손에 남은 돈은 원금에서 400만원이 잘려나간 1100만원. 박씨는 “가입 때 원금이 보장되는 연금저축이라는 설명만 들었다”며 “전화로 항의하니 이제서야 중도에 해지할 경우 10년은 넘어야 세금을 제한 원금을 건질 수 있다고 하더라”며 분통을 터뜨렸다.





<여기를 누르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노후 대비 상품으로 가장 높은 인기를 끌고 있는 보험사의 연금저축보험이 ‘속 빈 강정’이 돼버렸다. 매달 보험료에서 높은 사업비(수수료)를 떼고 나면 남는 금액이 별로 없기 때문이다. 연금저축보험은 은행 신개인연금(연금저축신탁)의 ‘보험판’이다. 연 400만원 한도로 납입한 돈(보험료)을 모두 소득공제 해준다. 지난해 말 기준 전체 연금저축 가입자 180만 명의 3분의 2가량이 보험사의 연금저축보험에 들고 있다. 연금저축 전체 적립액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전체의 67.3%인 40조원에 달한다.



 하지만 수익률은 기대에 한참 못 미친다. 보험업계에 따르면 주요 보험사의 최근 10년간 연금저축보험 실질 수익률은 모두 연 4%를 밑돈다. 같은 기간 은행권의 신개인연금 수익률보다 1%포인트 이상 낮다. 은행 신개인연금은 최근 몇 년간 저금리 영향으로 수익률이 연 3%대로 급락했지만 10년 평균 수익률은 연 5% 안팎을 유지하고 있다.



 연금저축보험의 수익률이 낮은 것은 사업비 때문이다. 이 상품은 은행 신개인연금과는 달리 매달 보험료에서 사업비가 빠져나간다. 납부한 보험료와 실제 적립되는 금액이 다른 것이다. 보험사들이 떼는 사업비는 적게는 보험료의 7.5%, 많게는 9%다(그래픽 참조). 10만원을 내면 실제 적립되는 돈이 9만1000~9만2500원이라는 얘기다. 원금마저 제대로 쌓이지 않으니 찾는 돈이 적어질 수밖에 없다.



 더 큰 문제는 공시이율이 실제 수익률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는 점이다. 보험 가입자들은 매달 보험사들이 밝히는 공시이율을 통해 적립액과 연금수령액을 짐작한다. 하지만 공시이율은 사업비를 떼지 않았다고 가정한 수익률을 보여줄 뿐이다. 한 대형 생보사의 연금저축신탁 상품을 분석한 결과 10년간 공시이율이 평균 연 4.9%로 집계됐다. 하지만 이 상품의 실제 수익률은 연 3.4%에 불과하다.



 가입 후 상당기간 원금이 보장되지 않는 것도 간과하기 쉽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연금저축보험을 중도해지할 때 원금을 돌려받을 수 있는 것은 가입 기간의 절반 이상을 적립한 이후”라고 설명했다. 20년짜리 연금저축보험을 가입한 경우 최소 13년이 지나야 중도해지 때 원금을 돌려받을 수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보험사 관계자는 “사업비 때문에 적립기간 중 실제 수익률이 예상보다 떨어지는 것은 사실”이라고 인정했다. 이 관계자는 그러나 “적립이 모두 끝나고 거치되는 기간엔 보험료의 1.5%만 사업비로 뗀다”며 “은행권은 거치기간에도 적립금 전체의 1%가량을 수수료로 계속 떼는 만큼 적립이 끝나면 보험이 은행 상품보다 유리해진다”고 주장했다.



 조연행 금융소비자연맹 부회장은 “보험과 은행상품의 장단점이 엇갈리는 건 당연하다”면서도 “보험상품 가입 때 단점들을 제대로 알려주지 않다가 해약 때나 알려주는 관행이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나현철·김혜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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