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닫기
닫기

[사설] FTA 비준 자꾸 늦추지 말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은 하나의 국제협정이나 안건 차원을 떠나 공동체의 원칙과 의회민주주의에 대한 중대한 시험이 되고 있다. 국민이 선출한 정권이 경제발전과 국가 장래를 위해 협정을 체결했다. 이는 지금의 야당인 전임정권이 체결한 걸 부분적인 재협상으로 조정한 것이다. 상대방의 요구로 자동차 부문에서는 추가 손실이 발생했지만 제약이나 농·축산에서는 추가 이익을 얻어 ‘이익의 균형’을 유지했다. 농·축산 등 피해 산업 지원에 향후 22조원을 쓰기로 하는 등 보완책도 마련했다. 투자자·국가 소송제도(ISD) 같은 골격은 글로벌 스탠더드(global standard)를 따른 것이다. 전임정권이 채택한 것을 한 글자도 고치지 않았다.



 이렇게 내용에 별문제가 없지만 야당과 일부 시민세력이 반대해 충분한 토론을 갖고자 1년 가까운 세월을 보냈다. 그러는 사이 상대방이 먼저 비준했다. 양국은 한국 국회의 비준을 거쳐 내년 1월 1일부터 협정을 발효하기로 했다. 전후 사정이 이런데도 야당은 국회 상임위 회의장을 점거하며 극렬 반대하고 있다. 이럴 경우 책임 있는 정권, 정상적인 나라라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이젠 다른 길이 없다. 의회민주주의 다수결 원칙에 따라 비준안이 신속히 처리되어야 한다. 더는 미룰 수 없다. 정권은 필요성을 충분히 설명했고 반대세력은 반대할 만큼 했다. 이제 이 문제는 시간이 흐를수록 소통보다는 대결이 되고 있다. 2008년 여름의 ‘광우병 미신’이 재연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반대세력 내에서는 “미국 식민지” “을사늑약” 같은 극단적인 이념적 구호가 등장했다. 인터넷이나 집회에선 사회를 불안하게 하는 선동적 괴담이 늘고 있다. 협정 발효를 위해서도, 사회 혼란과 분열을 막기 위해서도, 공동체 원칙과 의회민주주의를 제자리에 돌려놓기 위해서도 국회법에 따라 비준안을 처리해야 한다.



 정상적인 야당이라면 토론을 할 만큼 했으니 이젠 반대표를 던지면 된다. 시민세력이나 노조와 농·축산 등 이익단체는 피해 지원대책을 충분히 확보했으니 이젠 비준안을 국회의 처리에 맡겨야 한다. 그런데도 야당은 외교통상위 회의실을 10일째 점거하고 있다. 의원도 아닌 보좌관·당직자들이 여당 의원들에게 막말을 하고 길을 봉쇄하고 있다. 다수의 한나라당 의원은 물리적 충돌이 내년 총선에서 여당에 불리하게 작용할 것이란 잘못된 판단으로 원칙의 집행에 주저하고 있다.



 정권과 한나라당은 침묵하는 다수 국민을 믿어야 한다. 옳은 일을 하면, 의회민주주의 다수결을 실천하면, 다수 국민이 지지할 것이라고 확신해야 한다. 이른바 소장 쇄신파 25명이 대통령에게 국정실패 사과를 요구했다. 그들은 대통령을 쳐다볼 게 아니라 먼저 비준안을 처리하는 데 앞장서야 한다. 자신들이 할 일은 제쳐두고 대통령에게 화살을 돌리는 것은 맞지 않다. 한나라당에 필요한 것은 사즉생(死<5373>生)의 결연한 의지다.
AD
온라인 구독신청 지면 구독신청

PHOTO & VIDEO

shpping&life

많이 본 기사

댓글 많은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