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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트북을 열며] MB, 밖에서 하듯 안에서도 …

신용호
정치부문 차장
‘이명박 대통령은 밖에서 잘했다. 근데 내치(內治)는 신통치 않았다. 외국에서 하듯 그렇게는 못하는 건가.’



 지난해 1월, 이 칼럼에 썼던 내용이다. 이 제목을 다시 꺼냈다. 또 답답해져서다. 이 대통령은 밖에선 잘했다. 당시 미국 피츠버그에서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유치했다. 아랍에미리트 원전도 우리가 짓게 했다. 하지만 국내에선 세종시 문제로 오랫동안 갈등했고, 4대 강 밀어붙이기 탓에 여야는 대치했다.



 2년이 지난 지금, 우리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문제로 고통을 겪고 있다. 그걸 보며 이 대통령이 그때의 질곡을 되풀이하고 있는 건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들었다. 그는 지난달 미국에서 상당한 성과를 거뒀다. 미 의회가 한·미 FTA 비준안을 처리했다. 상·하원 합동 연설에선 기립박수 다섯 차례를 포함, 45번의 박수를 받았다. 한국전 참전 의원 4명의 이름을 호명할 땐 의원들이 일제히 함성을 지르며 기립하기도 했다. 지난여름 평창 겨울올림픽 유치전에서도 성의를 다한 그였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들을 편지와 전화로 설득했다. 편지 내용이 개개인에 따라 달랐다고 한다. 통화가 안 되면 음성메시지라도 남겼다. 김진선 평창 조직위원장은 유치 후 “국가원수의 정성은 표로 계산할 수 없을 정도로 컸다”고 할 정도였다. 그는 상대를 연구해 디테일로 승부했고, 파격적인 스킨십으로 다가섰다. 임기 초 부시 전 미 대통령과 회담을 하기 전엔 “부시의 애완견에 대해서도 연구하라”는 특명을 내린 적도 있지 않나.



 그런 그를 국내에선 왜 볼 수 없을까. 한·미 FTA 앞에 선 이 대통령에겐 아쉬움이 많다. 노력을 안 한 건 아니다. 국회에서 연설하려 했고, 의원들에게 편지도 보냈다. 하지만 그것으로 야당이 필사적으로 막고 있는 반대의 벽을 넘긴 턱없이 부족하다는 걸 이 대통령도 알 것이다. 야당이 연설을 막았다고 다른 방법은 없었을까. 야당 의원들에게 일괄적으로 편지를 보내거나 야당 의원 몇 명에게 전화를 거는 것 외엔 다른 수단이 없었나. 비준안이 국가장래를 위해 그토록 중요한 일이라면 야당의원을 청와대로 부를 것이 아니라 야당 당사로, 의원 집으로 직접 찾아가는 건 어떤가. 오바마 대통령이 태권도를 배웠다는 점에 착안해 첫 방한 당시 태권도복을 선물했던 세심함을 반대파들에게도 구사해 보는 건 어떤가. FTA 반대 진영이 오바마가 느꼈던 걸 조금이라도 경험했다면 문제가 이처럼 꼬이진 않았을 거다.



 이 대통령은 서울시장 선거 패배 후 여당 의원들에게 이런 말을 했다. “비준안을 국민 다수가 지지하는데 책임 있는 여당이 통과시켜야 하는 것 아니냐”고 말이다. 논리는 맞다. 하지만 상황은 아닌 것 같다. 패닉 상태의 여당이 그걸 해내기에는 힘이 부쳐 보인다. 그렇다면 대통령이라도 직접 나서야 할 것 아닌가. 어설프게 노무현 전 대통령을 광고 전면에 내세울 게 아니라 이 대통령이 만든 감동을 국민이 느낄 수 있도록 할 때 비준안 처리가 ‘의사당 몸싸움’을 피해 갈 수 있을 것 같다.



신용호 정치부문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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