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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트렌드] 1100조원 굴리는 번스틴 “지금은 하이일드 채권 살 때”

세스 번스틴 JP모간자산운용 대표는 “과거 30년간 채권투자 수익률이 주식을 앞섰다”며 고수익 채권을 사라고 했다. [김태성 기자]
위기 땐 위험자산을 팔아 안전자산으로 갈아탄다. 이머징(신흥국) 채권은 위험자산이다. 한국은 이머징 시장으로 분류된다. 그렇다면 지난 ‘8월 쇼크’ 때 외국인은 한국 채권을 팔았어야 했다. 그런데 아니었다. 외국인 채권 투자 잔액은 8월(5000억원)과 9월(4000억원)에도 늘었다. “한국은 더 이상 이머징 시장이 아니다”는 세스 번스틴(50·사진) JP모간자산운용 글로벌채권통화운용그룹 대표의 말에 고개가 끄덕여지는 이유다. 그는 JP모간 그룹의 채권 관련 사업의 성장을 이끌었다. 현재 그가 책임지는 운용 자산은 9750억 달러(약 1100조원)에 이른다. 최근 방한한 번스틴 대표를 만나 글로벌 및 한국의 채권투자 환경에 대해 들어봤다.



세스 번스틴 JP모간자산운용 글로벌채권통화운용그룹 대표

글=고란 기자

사진=김태성





-시장이 진정된 듯하지만 유럽 재정위기 뉴스가 나올 때마다 불안하다.



 “유로존(유로를 쓰는 유럽 17개국)이 합의해도 실제 작동하려면 여간 복잡한 게 아니다. 유로존이 단일 통화를 이뤘지만 재정은 통합하지 못했다는 건 1999년 유로화 체제가 출범할 때부터 예고된 문제다. 그러나 유로존 출범에는 유럽인의 헌신과 의지가 녹아 있다. 저성장과 고실업으로 유럽 경제가 침체를 겪겠지만 유로존이 해체될 일은 없을 것이다.”



 -미국이나 중국 경제는 어떤가.



 “미국의 3분기 경제(GDP) 성장률이 2.5%다. 괜찮은 수준이다. 일부에서는 기저효과(전 분기가 안 좋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좋게 나오는 현상) 때문이라고 폄하한다. 그러나 신용카드 사용액이나 자동차 할부대출액 규모 등을 보면 소비가 꾸준히 늘고 있다. 미국 GDP 성장의 70%가 소비에서 나온다. 실업률이 높은 것이 걱정이지만 미국 경제가 침체에 빠지지는 않을 것이다. 중국도 부동산 버블 등이 걱정이기는 하지만 경착륙하지는 않을 것이다.”



 -그래도 만약 선진 시장의 위기가 본격화되면 위험자산인 이머징 채권을 팔 텐데, 한국에 미치는 여파가 우려된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3년을 보면 전통적 선진-이머징 구분이 적합하지 않다. 구조적 적자로 선진 시장이 오히려 자금이 부족하다. 중국이나 한국 등 이머징 국가들은 달러를 쌓아놓고 있다. 특히 한국은 더 이상 이머징 시장이 아니라고 본다. 높은 교육 수준, 낮은 사망률, 외환보유액 등을 보면 이미 선진 시장이다. 한국 경제가 너무 빠르게 성장하다 보니 사람들의 인식이 따라가지 못해 여전히 이머징으로 분류한다.”



 -그런 게 일반적 견해인가.



 “나와 같거나 비슷한 생각을 하는 전문가가 늘고 있다. 한국에 투자하는 것은 이머징 시장처럼 국채 수익률이 높아서가 아니다. 한국 경제의 안정성과 경쟁력을 보고 투자한다. 1998년 외환위기 때와는 상황이 다르다. 한국은 이머징 시장에서 보면 가장 비싸고, 선진 시장에서 보면 가장 싸다. 한국은 지금 전환기에 있다.”



 -지금 채권에 투자할 때인가. 어떤 채권에 투자해야 하나.



 “지난 30년 동안 채권 투자가 주식 투자 수익률을 앞섰다. 앞으로 금리가 오를 것을 고려하면 하이일드(고수익)나 이머징 채권을 추천한다. 개인적으로 내 자산의 대부분은 하이일드 채권과 현금에 투자하고 있다.”



 -채권 투자는 개인이 직접 하기에 어려운 것 같다.



 “채권은 ‘접시 위의 채소’ 같다. 접시 위에선 고기가 메인이다. 그렇지만 채소는 먹고 싶지 않아도 꼭 먹어야 한다. 채권은 분산투자를 위해 꼭 필요하다. 수익률을 방어할 수 있다. 다만 채권 투자가 위험하지 않다는 의미는 아니다. 원금을 까먹을 수도 있다. 그래서 잘 알고 해야 한다. 그게 어렵기 때문에 전문가가 운용하는 펀드를 추천한다.”



 -좋은 채권형 펀드를 고르는 요령은.



 “글로벌 네트워크가 잘 갖춰져 있으면서 현지 시장에 대한 이해가 충분한 운용사를 고른다. 무엇보다 리스크 관리가 중요하다. 채권은 성과를 높이기보다 방어하는 수단이기 때문이다. 우리 회사 얘기를 하자면, 홍콩·상파울루·뭄바이 등에도 운용 인력을 두고 있다. 이머징 시장에 대한 이해가 풍부하다. 그렇지만 수익률이라는 게 좋을 때도 있고 나쁠 때도 있다. 대표로서 중점을 두는 건 위험 관리다. 그래서 경험을 중시한다.”



 -한국 투자자 에게 한마디 부탁한다.



 “분산 투자해라. 위기 상황에서의 유일한 방어 전략은 서로 다른 방향으로 움직이는 자산에 나눠 투자하는 것이다. 이렇게 하면 수익률은 높지 않다. 하지만 기억해라. 천천히, 그러나 꾸준히 가면 결국 승자가 된다.”





◆세스 번스틴(Seth Bernstein)=2002년부터 미국을 포함한 글로벌 채권 및 통화에 대한 투자·운용을 총괄하고 있다. 1984년 JP모간에 입사, 채권자본시장팀을 이끌며 하이일드 채권 관련 사업의 성장을 이끌었다. 자산운용 및 프라이빗뱅킹(PB) 부문 최고재무책임자(CFO)를 역임했다. 미국 하버퍼드대에서 정치학과 경제학을 전공했다.



 ◆JP모간자산운용=JP모간체이스앤 컴퍼니그룹(JPMorgan Chase & Co)의 자회사. 총 운용자산이 1조3300억 달러(3월 말 기준)다. 국내에는 2007년 진출했다. 간판 펀드인 ‘JP모간코리아트러스트주식’ 펀드는 30여 개 종목에 집중 투자한다. 올 들어 1조원 넘는 돈이 몰렸다. 최근에는 부진하지만(3개월 수익률 -15%), 3년 수익률은 111%로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 상승률(78%)을 웃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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