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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백조에 상하이가 반했다

‘백조의 호수’엔 45명이라는 대규모 인원이 출연한다. 주인공 백조는 서울시무용단 입단 4년 차인 신예 이진영(가운데)이 연기했다. [상하이=권혁재 사진전문기자]


100여 년의 역사를 간직해 온 중국 공연장이 한국 무용의 정취에 흠뻑 빠졌다.

서울시무용단 창작무용극 ‘백조의 호수’ 상하이 인민대극장 공연



 4일 중국 상하이(上海) 인민대극장. 1000석 규모의 이 극장은, 대륙의 웅장함을 담아내기엔 소박할지 모른다. 하지만 상하이 시민이 이 극장에 쏟는 애정은 각별하다. 1909년 건립돼 중국의 근·현대 격변기와 함께했기 때문이다. “뿌듯함과 부끄러움을 다 목격한, 공연장 그 이상의 공간”이란 평가다.



 상하이 인민대극장에서 서울시무용단(단장 임이조)의 창작 무용극 ‘백조의 호수’가 4, 5일 이틀간 공연됐다. 상하이 국제 아트 페스티벌 참가작이다. 올해로 13년째를 맞은 상하이 아트페스티벌에 한국 작품이 공식 초청받기는 처음이다.



 공연 시작 전 중국 관객 중 한 명이 “‘백조의 호수’는 발레 아닌가. 서양 발레를 어떻게 한국 춤으로 풀어낼 수 있을지 신기하고 궁금하다”고 말했다. 이런 호기심 덕분인지 객석은 좀체 빈자리를 찾기 힘들었다.



 한국판 ‘백조의 호수’는 한달음에 내달렸다. 인터미션(중간 휴식) 없이 5장 90분으로 속도감이 있었다. 차이코프스키의 클래식 음악에 튀튀(클래식 발레리나가 입는 스커트)가 아닌, 긴 치마를 입은 무희들이 춤을 추었다. 중국 관객에 낯설지만 새로운 경험이었다.



 작품 구조는 원작 그대로였지만 한국적 색채가 곳곳에 배어 나왔다. 편곡 작업에 국악기가 가미됐다. 해금·아쟁·대금 등의 소리는 아련하고 애틋해 비장미를 한층 고조시켰다. 발레가 높이 뛰고, 쭉 뻗는 직선의 미학이라면 한국판 ‘백조의 호수’는 군무에서도 원형의 틀을 유지하는 등 ‘곡선의 유려함’을 담아냈다.



 들숨과 날숨의 조화, 엇박의 장단 등도 기존 클래식 발레에선 전혀 볼 수 없던 독특함이었다. 임이조 단장은 “한삼춤·향발무·태평무을 곳곳에 배치시켜 다이내믹한 리듬과 한국 전통춤을 자연스레 엮어냈다”고 말했다. 특히 흑조(黑鳥)를 연기한 박수정은 날렵한 카리스마로 큰 호응을 얻었다.



 다만 날카로운 클래식 음악과 부드러운 한국 무용이 호응을 하기엔 다소 힘이 부쳐 보였다. 몇몇 장면의 무대·의상 등도 아쉬웠다. 세종문화회관 박동호 사장은 “지난해 초연 이후 단기간에 업그레이드 되고 있다. 국가 대표 콘텐트로 성장할 것”이라고 자부했다.



 현지 반응은 호의적이었다. 상하이 아트페스티벌 장푸룽 부위원장은 “지난 100년간 아시아는 서양 예술을 따라 하고, 흉내만 냈다. 아시아적 해석이란 어디에도 없었다. 우린 새로운 도전을 원했고, 그 가능성을 한국의 ‘백조의 호수’에서 발견했다. 중국 공연 예술의 미래며, 모델이다”라고 말했다.



상하이=최민우 기자

사진=권혁재 사진전문기자



◆상하이 국제 아트페스티벌=1999년 시작된 중국의 대표적 예술 축제다. 10월 중순부터 한 달간 열린다. 매년 40여 개국 100여 단체가 참가한다. 무용·클래식·마임·민속예술·서커스 등 다양한 장르를 포괄한다. 올해엔 베를린 필하모닉 오케스트라가 공연했으며, 최근 한국에서 개막한 뮤지컬 ‘조로’는 투어팀이 공연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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