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닫기
닫기

벤저민 홍 전 새한은행장 “한국 금융이 낙후된 이유? 거꾸로 가는 규제 때문”

벤저민 홍(77·사진) 전 새한은행장은 미국의 재미교포 계열 은행에서 은행장만 20여 년간 맡은 ‘교포 은행의 산증인’이다. 그는 1988년부터 최초의 재미동포 은행인 한미은행을 시작으로 나라은행과 새한은행의 은행장을 역임하며 미국 교포은행의 성장과 삶을 함께했다. 이달 초 부산에서 열린 세계한상대회에 참석하기 위해 한국을 찾은 그를 만났다.



 그는 “한국 금융회사가 눈에 띄게 성장했다”면서도 한국계 은행의 미국 진출에 대해서는 “성공하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이유로 ‘관치금융’을 꼽았다. “한국 금융감독기관이 규제해야 할 것은 제대로 안 하고 규제하지 않아도 될 것은 규제하는 게 특히 문제”라고 말했다.



 -미국에 진출한 한국의 은행이 성공적이지 않다고 했는데.



 “재미교포계 은행을 경영하면서 외환위기 때 당시 제일·외환·중소기업의 미국 법인(또는 자산)을 인수했다. 미국에 진출한 한국계 은행은 본사와 정부의 통제를 이중으로 받아 자유로운 영업을 하지 못했다. 미국은 자유롭게 은행업 영업을 하지 못하면 성공하지 못하는 나라인데 규제 위에 규제가 있으니 성공할 수 있겠나. 이런 관치금융은 지금도 심하다. 한국에서 금융산업이 제일 낙후된 건 규제 때문이다.”



 -금융시장의 불안정성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의 규제가 필요하지 않은가.



 “규제가 불필요한 데 있고 필요한 데 없는 게 문제다. 저축은행 사태만 봐도 그렇지 않은가. 금융사가 투자한 돈이 어디로 흘러 나갔는지 철저히 봤어야 했는데 그걸 제대로 보지 못했다. 미국에서는 공적자금을 받은 금융사에 자금을 지원할 때 조건이 붙는다. 지원받은 돈을 모두 갚을 때까지 이익 배당이나 직원 보너스 지급을 함부로 못하게 돼 있다. 공적자금을 받은 금융사 직원 입장에서는 죽을 맛이니 모두 다 기를 쓰고 돈을 갚는다. 미국에선 ‘공적자금 받은 금융사 보너스 잔치’ 같은 말은 나올 수 없다.”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로 교포 은행도 타격을 받았을 것 같다.



 “지금도 상황이 심각하다. 당시 교포 은행의 부동산 대출 비율이 70%에 달했기 때문이다. 미국에서는 부동산 대출을 30% 이내로 해야 한다는 게 기본 투자원칙이다. 50% 이상이면 많다고 본다. 그런데 교포 은행은 부동산 붐을 믿고 한 곳에 집중 투자했다. 하지만 다행히 최근 14개 교포 은행 가운데 한 곳만 문을 닫았다. 교포사회가 적극적으로 어려운 은행의 증자에 참여했기 때문이다. 이번 위기가 ‘기본으로 돌아가라(Back to the basic)’는 경제원리를 재확인시켜 준 계기가 됐다. 특히 이번 사태를 보면서 외환위기를 미리 겪은 한국이 되레 운이 좋았다고 생각했다. 만약 한국이 지금 그때와 같은 위기에 있었다면 다른 나라가 한국을 도와줄 여력(돈)이 없었을 것이다.”



 -미국에서 지금 투자자 움직임은 어떤가.



 “관망하고 있다. 부동산·증권 등 모두 불안하니 돈이 갈 데가 없다. 투자자는 경제 전망이 좋은 중국이나 한국으로 눈을 돌려야 한다고 본다. 지금 미국에 있는 중국계 은행에 중국 본토에서 돈이 엄청나게 들어오고 있다. 자산 배분 차원에서 중국 본토인이 해외로 투자하고 있는 것이다.”



 -미국 경기와 유럽 재정위기에 대한 전망은.



 “현재로선 세계 경제에 뚜렷하게 좋아질 요인이 보이지 않는다. 미국은 부동산 경기가 회복되지 않으면 3~4년간은 고생할 것이다. 미국보다는 유럽 경제가 더 나쁘다. 미국은 2년 전에 타격을 받았지만 유럽은 지금 타격을 받고 있다. 유럽으로 인해 앞으로 3년 정도는 전 세계가 고통을 겪어야 할 것 같다. 그동안 불필요한 재정적자 등 거품을 소화시키는 과정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김창규 기자
AD
온라인 구독신청 지면 구독신청

PHOTO & VIDEO

shpping&life

많이 본 기사

댓글 많은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