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덩치 커진 포르셰 ‘신형 911’ … 최고출력 400마력, 4.1초만에 시속 100㎞

"중앙선데이, 오피니언 리더의 신문"



신형으로 거듭난 남자의 로망

독일 슈투트가르트에서 자동차로 30분 거리에 바이사흐(Weissach)란 마을이 있다. 언뜻 보기엔 평범한 시골동네다. 그런데 별난 구석이 있다. 포르셰가 흔하다. 주차장에도 골목에도 몇 대 걸러 포르셰다. 포르셰 연구개발센터가 자리한 고장인 까닭이다. 지난달 12일 바이사흐를 찾았다. 1963년 데뷔 이후 7세대째로 거듭난 ‘신형 911’을 만나기 위해서였다.



포르셰는 신차를 내놓을 때마다 바이사흐로 기자들을 부른다. 엔지니어를 앞세워 기술을 설명하고, 트랙 달리는 시승차에 동승시켜 성능을 엿보게 하기 위해서다. 이번 행사의 이름은 ‘911 워크숍’. 부품으로 낱낱이 해체된 신형 911을 만날 기회였다. 보안은 삼엄했다. 휴대전화와 카메라를 거뒀고, 911 이외에 보고 들은 건 모르쇠로 일관하겠다는 서약도 했다.



새벽 안개 속에서 신형 911(사진)과 처음 마주했다. 덩치가 확연히 커졌다. 앞뒤 바퀴 사이의 거리를 100㎜ 늘렸다. 몸매는 한층 미끈하게 다듬었다. 동그랗게 뜬 눈망울은 여전하다. 반면 뒷모습은 전혀 딴판이다. 테일램프를 가늘게 빚어 더없이 매섭다. 뒷바퀴를 에워싼 펜더와 범퍼도 훨씬 우람해 보인다.



몸집을 불렸지만 체지방은 악착같이 쥐어 짰다. 차체 무게만 45㎏을 덜었다. 새로 더한 장비의 무게를 감안하면 실질적으로 98㎏을 감량했다. 도어와 보닛, 지붕, 서스펜션 주요 부품은 알루미늄, 실내 내장재의 골격은 마그네슘으로 짜는 등 그램 단위로 악착같이 살을 뺀 결과다. 동시에 차체 강성과 충돌 안전성은 높였다. 무게중심도 이전보다 5㎜ 낮췄다.



이처럼 포르셰 911의 진화는 늘 치열하고 절박하다. 소수점 단위의 개선이 모여 이룬 혁신이다. 팬에겐 동급 최강의 성능, 환경론자에겐 최고의 효율을 제시해야 하는 스포츠카의 숙명 때문이다. 이번 역시 마찬가지다. 911 카레라의 경우 포르셰 역사상 처음으로 배기량을 3.6L에서 3.4L로 줄였다. 그러나 출력은 오히려 5마력 더 높였다. 연비도 개선했다.



911 카레라 S의 배기량은 3.8L 그대로다. 하지만 최고출력을 15마력 더 끌어올려 400마력을 찍었다. 시속 100㎞ 가속을 4.1초에 끊고, 시속 300㎞ 이상 달린다. 그런데 유럽 기준 연비는 11.5㎞/L에 묶었다. 변속기는 7단 듀얼클러치(PDK) 방식이다. 일반 자동변속기와 달리 기어의 톱니가 늘 물려있어 힘을 낭비 없이 전한다. 가속페달에서 발을 뗄 때마다 기어를 중립으로 바꾼다. 엔진 브레이크 없이 관성의 힘으로 보다 멀리 달리기 위해서다. 멈춰 설 땐 부지런히 시동을 끄며 하이브리드 카 흉내도 낸다. 911 최초로 전동식 파워 스티어링도 달았다.



반나절 숨 가쁘게 이어진 수업을 마치고 야외로 나섰다. 살아 숨쉬는 911을 느낄 차례였다. 실내는 더 고급스러워졌다. 버튼의 배열이나 소재의 질감 모두 포르셰의 스포츠세단 파나메라를 쏙 빼닮았다. 바이사흐의 포르셰 테스트 트랙은 독일 국도의 축소판. 롤러코스터 궤도처럼 다양한 기울기와 굽이의 코스가 휘몰이 장단처럼 짧은 호흡으로 이어졌다. 이전 911도 충분히 강력했지만 신형은 다시 한계를 넘어섰다. 오늘날 포르셰는 수익 대부분을 SUV인 카이엔에서 거둔다. 그러나 ‘스포츠카 왕국’의 위상엔 변함이 없다. 치밀하게 완성도를 높여가는 911이 있어서다.



포르셰에도 고민은 있다. 물리법칙의 한계와 환경규제 때문에 911의 진화가 점차 완만해지고 있다. 그래서 포르셰는 이번 911에서 새삼 ‘감성’을 강조했다. 실내로 들이치는 엔진의 포효를 한껏 키운 게 좋은 예다. 가속할 때마다 귓속은 멍멍했고 머릿속은 몽롱했다. 강력한 성능과 뛰어난 효율, 차분한 운전감각과 강렬한 자극의 조화. 이처럼 역설과 모순으로 점철돼 911의 진화는 늘 세상의 관심을 모은다. 국내엔 내년 1월 데뷔한다. 



바이사흐(독일)=김기범 중앙SUNDAY 객원기자 kb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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