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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설] 얼마나 더 많은 국민이 희생돼야 하나

김 남
광대역 재난안전통신
포럼 위원장
올해 행정안전부 국감에서는 국가재난안전무선통신망(재난망) 구축사업이 졸속으로 추진되고 있다는 질타가 있었다. 이 사업은 2003년 대구 지하철 사고와 태풍 매미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대구 지하철은 어처구니없는 의사소통 부재와 부실한 초동 대응으로 200명 가까운 사망자를 냈으며 태풍 매미 또한 100명이 넘는 사상자와 1만 명의 이재민을 기록했다. 그래서 재난망 구축이 시급하고 당연한 과제로 논의돼 왔으나, 어찌 된 일인지 답보 상태에 빠지고 만 것이다. 처음 통합지휘무선통신망(통합망)의 필요성을 역설했던 감사원은 경제성 이슈, 독점 논란에 휩싸여 입장을 번복했다. 행안부 및 소방방재청의 주무 담당자들도 자주 교체되면서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 그 사이 우리 국민은 사상 초유의 정전 사태, 폭우로 인한 서울 중심지 침수, 우면산 붕괴 등 셀 수 없는 재난을 겪어왔다.

 재난망 구축이 지연되면서 경찰과 군, 소방서, 지하철 등 국민 안전과 재산을 책임지는 일선에서는 기형적인 문제들이 불거지고 있다. 우선 기술 결정이 안 되면서 경찰과 소방서 등에서는 국민 혈세로 이미 폐기물이 돼야 할 구식 아날로그 무전기를 이미 수백억원어치 재구매했다. 심각한 것은 아날로그 무전기가 보안에 취약해 범죄 집단이나 불법 영업자의 도청에 그대로 노출된다는 점이다. 특히 지방 경찰의 경우 사기 도박이나 퇴폐영업 신고를 받고 출동을 하지만 용의자들은 이미 도청으로 정보를 입수하고 현장을 떠난 지 오래다.

 올 들어 행정안전부가 다시 기술 검증작업을 진행하고 있어 그나마 다행스럽게 생각한다. 더 이상 재난망이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의 각기 다른 목소리에 휘둘려서는 안 된다. 8년이면 충분하지 않은가? 기술 독점이 문제라면 통합 대신 효율적인 연동 대안을 제시해야 할 것이다. 중요한 것은 치안과 안전을 일선에서 책임지는 현장에서 무기력한 혼란과 불필요한 민생치안 허점이 하루빨리 사라져야 한다는 것이다.

 기술이 결정된다 해도 갈 길은 여전히 멀다는 것도 간과해서는 안 된다. 특히 음성, 문자 외에 영상 통신을 포함한 광대역 서비스를 위해서는 필요한 대역폭과 후보 주파수 대역 검증과 확보가 관건인데, 주무기관과의 논의를 거쳐 원하는 주파수 대역과 대역폭을 얻기 위해서는 최소한 1년 이상 소요될 것이고 이것도 장담할 수 없다. 한시가 다급한 것이다.

 국가 재난망은 국민의 목숨이 달려 있는 사안이다. 정권과 정파가 있을 수 없고 더 이상 소모적인 정치 논쟁이나 탁상공론으로 시간을 낭비할 수 없다. 이제 국민들이 정부를 지켜볼 것이다.

김 남 광대역 재난안전통신 포럼 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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