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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공화 대선후보 1위 급부상 케인, 성희롱 의혹 최대 위기

지난 8월 아이오와주 에임스에서 열렸던 공화당 대선후보 예비투표에서 허먼 케인(Herman Cain·66·사진)은 현장을 방문한 5명의 후보 중 꼴찌를 기록했다. 주변이 가장 한산해 언제든 사인을 받을 수 있을 정도였다. 그러나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워싱턴 내셔널 프레스 클럽에 나타난 케인의 모습은 위풍당당했다. 불과 두 달여 사이에 지지율이 선두권으로 치솟았기 때문이다.

 ‘갓파더스피자’ CEO를 지낸 케인은 클럽을 꽉 채운 500여 청중과 취재진 앞에서 “경제와 에너지, 국가안보와 외교정책 등에서 미국이 총체적 위기에 빠졌다. 이는 백악관 주인의 리더십 때문이며, 내가 대통령이 돼 새로운 미국을 만들겠다”고 기염을 토했다. 케인은 자신의 ‘비즈니스맨’ 경력을 강조하며 다른 정치권 출신 후보들과의 차별화에 나섰다. “기업 활동 40여 년 동안 내가 해온 일이 도산 위기에 처한 기업을 살리는 등 문제를 바로잡는 것이었다”며 “기성 정치인들은 이런 일을 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자신의 국가안보 철학에 대해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의 ‘힘을 통한 평화’ 철학을 더욱 확장하겠다”고 말했다. “레이건의 입장을 견지하면서 적과 동지를 확실히 구별하는 명확성을 추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케인은 중간중간 유머를 섞은 답변으로 청중의 호응을 얻었다. 특히 마무리 발언은 아무도 예상치 못한 찬송가 ‘어메이징 그레이스’로 대신해 큰 박수를 받았다.

  그러나 케인은 이날 과거 기업활동 중 성희롱 논란이라는 큰 복병을 만났다. 정치 전문지 폴리티코는 케인의 연설 직전 케인이 1990년대 중반 전미요식업협회 회장으로 재직할 당시 협회 여직원 두 명이 그의 외설적 언행을 문제 삼은 끝에 수만 달러의 합의금을 받고 직장을 떠났다고 보도했다.

 이날 케인에 대한 일문일답은 온통 이 문제에 집중됐다. 케인은 강한 어조로 “어느 누구도 성적으로 희롱한 적이 없으며, 이는 전적으로 허위 주장”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협회 회장으로 일할 때 무고를 당했으며, 조사 결과 근거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당시 협회가 문제의 여성들과 돈을 주고받는 합의를 했다는 부분에 대해선 “모르는 일이며, 만약 합의가 있었다면 협회의 다른 직원들이 처리한 문제일 것”이라고 말해 석연치 않은 구석을 남겼다. 미국 언론들은 “논란의 당사자이자 단체장이 성희롱 합의를 몰랐다는 것은 믿기 어렵다”는 법률 전문가들의 발언을 전하며 이 문제가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임을 예고했다.

워싱턴=김정욱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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