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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세 여중생에게 머리채 잡힌 교권

스승 존경 제자 사랑? 지난달 19일 교사와 2학년 여학생이 몸싸움을 벌인 사실이 알려지며 논란이 되고 있는 광주의 한 중학교 모습. [광주=프리랜서 오종찬]

광주광역시의 한 중학교에서 여교사와 여학생이 머리채를 붙잡고 격하게 싸움을 벌인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교사 측은 “싸운 게 아니라 일방적으로 맞았다”고 밝혔고, 학생 측은 “교사의 심한 발언이 원인이 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교육계는 교권(敎權)이 실추된 상징적 사건으로 보고 있다. 광주시교육청은 “지난달 19일 광주시 북구의 한 중학교에서 2학년 A양(14)과 여교사 B씨(31)가 머리채를 잡고 싸운 게 드러나 진상조사를 벌이고 있다”고 1일 밝혔다. 둘이 싸우는 장면은 복도에 설치된 폐쇄회로TV(CCTV)에 찍혔으나 학교 측은 공개하지 않았다. 광주시교육청 관계자는 “두 명이 서로 엉켜 있는 모습은 보이지만 머리채를 잡은 건 확인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교육청과 학교 측에 따르면 지난달 17일 A양이 기술가정 수업시간에 휴대전화 영상을 보는 등 딴짓을 하자 B교사가 훈계했다. B교사는 A양을 몇 차례 상담실로 불렀으나 오지 않았다. 이어 19일 B교사는 6교시 수업 전에 A양을 복도에서 마주치자 근처 교실로 데려갔다. 당시 상황을 종합해 보면 B교사는 A양을 교탁 옆에 세운 뒤 불량한 자세 등을 지적하며 “바닥을 보든지 눈을 감아라”고 했다. 이 과정에서 ‘미친×’이란 욕설이 나온 게 발단인 것으로 알려졌다. A양이 반발해 교실 밖으로 나가려고 하자 B교사가 이를 제지하기 위해 A양의 양팔을 잡았다. A양도 이에 맞서 B교사를 뿌리치는 과정에서 머리채를 잡고 몸싸움이 벌어졌다는 것이다. 박종훈 광주동부교육지원청 인성·진로담당 장학사는 “훈계 과정에서 거친 말이 오간 것 같다”며 “양측의 주장이 엇갈리지만 CCTV 분석 등을 통해 조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사건 직후 학교 측은 선도위원회를 열어 A양에게 공개 사과와 ‘전학 권유’를 결정했다. 그러나 A양의 부모는 “학생이 전학을 원하지 않는 데다 환경이 바뀌는 데 대한 부담이 크다”며 전학을 거부하고 있다. 이에 대해 B교사 측은 진상규명을 위한 재조사를 요구하고 있다.

 광주시교육청은 교권침해 사건으로 보고 이날 오후 4시 해당 학교에서 분쟁조정위원회를 열어 양측의 입장을 들었다. 이날 조정위에는 학교장과 교사, 학생 측 가족 등 9명이 참석했다. 교사 측은 “학생의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고 했으며, A양도 부모를 통해 “많은 반성을 하고 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정위는 2~3일 내로 다시 회의를 해 합의를 이끌어낼 계획이다.

광주=유지호·최경호 기자
사진=프리랜서 오종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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