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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세금낭비 스톱!] ‘3.5% 올릴까요?’ 묻고 7.4% 올린 유성구의회

의정비 인상을 추진하고 있는 지방의회 상당수가 지방자치법 시행령에 따라 시행한 주민여론조사의 결과를 제대로 반영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게다가 반영하지도 않을 여론조사를 지자체 예산으로 진행하고 있어 세금낭비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민간위원 10명으로 구성된 대전 유성구의회 의정비심의위원회는 지난달 27일 2차 회의에서 내년도 구의원 의정비를 3850만원으로 정했다. 올해 지급액인 3585만원(월정수당 2265만원, 의정활동비 1320만원)보다 265만원(7.4%) 인상한 액수다.

하지만 유성구가 의정비 결정에 앞서 지난달 17~19일 주민 500여 명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할 때의 설문 내용은 달랐다. 설문은 ‘내년 의정비를 올해보다 3.5% 올리려는데 어떻게 생각하느냐’였다. 최근 공개된 위원회 회의록에 따르면 위원회는 주민들의 반발을 우려해 일부러 낮은 인상률을 제시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론조사에서 (의정비) 인상폭을 행안부 산출 기준에 따른 최대 폭(9.6%)으로 물으면 주민의 반발을 살 것입니다. 최근 3년간 공무원 봉급 인상률 등을 고려한 3.5% 인상안으로 설문합시다.”(10월 13일 대전 유성구의회 1차 의정비심의위)

 하지만 설문조사 결과 응답자의 72.8%는 ‘인상폭이 높다’고 답했다. 유성구민들은 의정비 인상 자체를 반대한 것이다.

하지만 의정비심의위는 이를 깡그리 무시했다. 회의록에 따르면 지난달 27일 회의에서 한 위원은 “여론조사결과가 신빙성이 없다고 생각된다. 조사 결과를 어떤 식으로 반영할 것인지는 심의위 몫인 것 같다”고 발언했다.

결국 이들은 최대 인상률(9.6%)보다는 다소 낮지만 여론조사 안보다 3.9%포인트나 높은 7.4% 인상을 결정했다. 300만원의 예산을 써가면서 한 여론조사는 아무짝에도 쓸모가 없었던 것이다.

의정비 인상을 추진하고 있는 강원도 춘천시의회도 여론조사 결과를 반영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여론조사 결과 97.6%가 의정비 인상에 반대했지만 심의위는 지난달 31일 내년도 시의원의 의정비를 1.55% 인상하기로 결정했다. 대전 동구의 경우도 최근 1000명을 대상으로 의정비 3.8% 인상안에 대한 전화여론조사를 했다. 응답자의 58%가 ‘높다’고 답했지만 동구의회 의정비심의위는 의정비를 3.8% 올리는 것으로 결정했다. 인천 중구·남동구의회 역시 여론조사를 무시하고 의정비 인상을 추진하고 있다.

현행 지방자치법 시행령 34조 6항에 따르면 의정비를 결정할 때는 여론조사기관을 통해 지역 주민 의견을 수렴할 수 있는 절차를 거쳐야 하며, 그 결과를 반영하도록 돼 있다. 하지만 반영을 하지 않았을 때 제재를 할 규정이 없다는 게 문제다.

이에 대해 행안부 선거의회과 김성호 과장은 “여론조사 결과를 무시하고 의정비를 올리는 지방의회에는 의정비 인하를 강력히 요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지방의회가 의정비 인상을 확정하기 위해서는 최종적으로 조례를 개정해야 한다. 대전참여연대 금홍섭 사무처장은 “여론조사 결과를 반영하지 않을 경우 지방의회에 불이익을 주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김방현·최모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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