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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위기 첫 희생양 …‘월가 스타’ 코자인 쓰러졌다

존 코자인
미국 월가에서 유럽 재정위기 여파로 파산한 첫 희생양이 나왔다. 뉴저지 주지사를 지낸 월가 스타 존 코자인(Jon Corzine)이 이끄는 MF글로벌이다. 이 회사는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아침 뉴욕 파산법원에 파산보호 신청을 했다. 이로써 MF글로벌은 미국 파산법 11조에 따라 파산보호 신청을 한 회사 중 자산 규모로 여덟째 기업이 됐다. 2009년 이후론 가장 큰 규모다. 뉴욕증시는 예민하게 반응했다. 다우지수는 2.26% 급락했다.

 코자인은 전날 오후까지만 해도 느긋했다. 월가의 투자회사 IBG에 회사를 팔기로 잠정 합의가 이뤄졌기 때문이다. 그런데 계약서 작성에 앞서 마지막 장부 확인을 하는 과정에서 틀어지기 시작했다. IBG 실사단이 장부 여기저기서 허점을 발견했다. 9억 달러에 달하는 자금이 빈 것이다. 코자인은 새벽 4시까지 필사적으로 장부와 씨름하며 대차대조표를 맞추려 했으나 결국 새벽 5시쯤 두 손을 들고 말았다고 월스트리트 저널(WSJ)이 전했다.

 MF글로벌이 벼랑 끝에 몰린 이유는 63억 달러에 달하는 유럽국가 채권 투자에서 생긴 손실 때문이다. 본래 MF글로벌은 시카고·뉴욕 상품시장에서 원유·농산물 거래로 두각을 나타낸 브로커리지 회사였다. 그런데 지난해 3월 코자인이 최고경영자(CEO)로 취임하면서 투자은행(IB) 업무에 적극적으로 뛰어들기 시작했다. 상품가격이 급등락해 불안했던 데다 채권중개 수수료만으론 성에 차지 않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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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골드먼삭스 CEO 출신인 코자인은 MF글로벌을 단번에 월가의 주전 IB로 키우려는 욕심에 무리수를 뒀다. 미국과 유럽이 유로존 재정위기를 좌시하지 않을 것으로 확신하고 유럽국가 채권에 돈을 쓸어 넣었다. 구제금융을 받은 아일랜드·포르투갈 채권에만 13억7000만 달러를 투자한 것을 비롯해 이탈리아·스페인·벨기에 채권까지 사들였다. 비슷한 시기에 모건스탠리가 유럽에서 발을 뺀 것과는 정반대 길을 택한 것이다.

 그러나 유럽 재정위기가 악화일로에 들면서 MF글로벌은 자금이 마르기 시작했다. 급기야 지난달 하순 국제신용평가사인 무디스와 피치가 잇따라 MF글로벌의 신용등급을 강등했다. 이에 놀란 투자자들이 한꺼번에 투자금 회수에 나서면서 MF글로벌은 궁지에 몰렸다. 코자인은 IBG에 회사를 매각하는 마지막 카드를 기대했지만 이마저 물거품이 됐다. 미 증권당국이 MF글로벌의 장부상 허점에 대해 조사에 착수해 그는 자칫 사법처리까지 걱정해야 하는 신세가 됐다.

 이날 시장에선 MF글로벌이 제2의 리먼브러더스가 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퍼졌다. 그러나 파장이 생각보다는 크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MF글로벌의 자산이 410억5000만 달러(부채 397억 달러)로 6911억 달러에 달한 리먼에 비해선 10분의 1도 안 되기 때문이다. 게다가 서브프라임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를 매개로 월가 금융회사를 같이 물고 들어간 리먼과 달리 MF글로벌은 다른 은행과 거래가 많지 않다.

뉴욕=정경민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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