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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 사회적 책임 지게 통제 필요 … 그런 뜻에서 Occupy 시위 바람직”

지난달 31일 경희대에서 열린 ‘피스 BAR 페스티벌’에서 덜마이어 교수가 강연하고 있다.

“개인은 서로 윤리적으로 개입하는 존재가 돼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월가를 점령하라(Occupy Wall Street)’는 구호를 내세운 뉴욕의 시위는 바람직하다.”

 미국 노트르담대 정치학과 프레드 덜마이어(83·Fred R. Dallmayr) 석좌교수는 “과거엔 개인의 이익을 위해 뭉친 집단을 공동체로 봤지만 환경 파괴, 핵전쟁 위기, 사회 양극화 등 현대사회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공동체를 바라보는 시각도 달라져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동·서양 민주주의에 대한 비교 연구로 미국 최고의 정치철학자 중 한 명으로 꼽히는 덜마이어 교수는 지난달 31일 경희대 서울캠퍼스에서 열린 ‘2011 피스 BAR 페스티벌’ 기조강연을 하기 위해 방한했다. 이 행사는 유엔이 제정한 세계 평화의 날 30주년을 기념해 열린 국제학술대회다.

 - 개인의 윤리적 노력만으로 세상을 바꿀 수 있나.

 “개개인이 고립된 채 노력한다면 세상에 아주 작은 영향을 줄 뿐이다. 하지만 공동체·시민단체 등과 연대해 행동하면 세계에 균열을 낼 수 있다. 무엇보다 ‘시민 의식’을 지속적으로 교육할 필요가 있다. 윤리적 동기와 긍정적 에너지가 개인과 단체를 움직이도록 해야 한다.”

 - 최근 한국에선 시민단체가 기업·정부로부터 지원을 받은 게 논란이 되는데.

 “자금 지원 문제는 모호한 부분이 있다. 예전에 참여했던 시민단체에서도 같은 논쟁이 있었다. 기본적으로 ‘사회에 기여한다’는 단체의 정신이 훼손되지 않는 한에서는 괜찮다고 본다. 하지만 소속원들은 늘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 월가 시위는 단순한 분노의 표출이 아닌가.

 “미국은 지난 30년 동안 규제가 없었던 시장이 얼마나 큰 폐해를 일으키는지 깨닫고 있다. 그대로 두면 시장은 끝없이 이익만 추구하는 곳이 된다. 정치가 경제를 통제할 필요가 있다. 시장이 사회적 책임을 지도록 시민들이 정치적으로 참여해야 한다.”

 - 중동에 민주화 바람이 불고 있는데.

 “이집트·튀니지의 부패한 지도자가 물러나는 과정이 비폭력적 방법으로 이뤄진 것이 인상 깊었다. 리비아 사태는 짚고 넘어갈 점이 있다. 유엔은 먼저 공격당하지 않으면 무기를 사용하지 말도록 권고한다. 카다피를 옹호하지는 않지만 이번 나토군의 공습은 매우 위험한 것이라고 본다. 자칫 중동에 폭력을 조장하는 계기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정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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