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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거운 염색, 괴로운 염색

염색을 할 때 사용되는 산화형 염색제에는 알레르기를 일으킬 수 있는 화학성분이 들어 있다. 반드시 패치 테스트로 피부 변화를 살펴본다. [중앙포토]
주부 조점숙(48·경기도 광명)씨는 늘어나는 흰머리를 주체할 수 없어 고민이다. 염색 전 피부 알레르기를 확인하는 패치 테스트 결과 피부 발진이 심했다. 그러던 중 피부 알레르기 반응이 없다는 헤나(열대성 나무에서 추출한 물질) 성분의 염색약 광고가 눈에 들어왔다. 포장에 옻이 타지 않는다는 문구도 적혀 있었다. 조씨는 헤나 염색약을 구입해 직접 염색했다. 하지만 결과는 실망스러웠다. 광고와 달리 얼굴이 붓고 두피가 가려웠다. 피부까지 벗겨졌다. 식품의약품안전청 관계자는 “염색약에 함유된 화학 성분은 인체에 해를 끼치지 않는 선에서 기준치를 제한하고 있어 대부분 안전하다”며 “하지만 피부 알레르기가 있거나 염색을 자주 하는 사람은 부작용을 겪을 수 있다”고 말했다. 내 피부에 맞는 염색약을 골라 부작용 없이 염색하는 법을 소개한다.

장치선 기자

일반 염색약 눈썹엔 사용 안하는게 좋아

흔히 흰머리 염색을 할 때는 산화형 염색약을 쓴다. 보통 1제(염모제)와 2제(산화제)가 함께 들어 있다. 한서대 피부미용학과 장병수(대한미용과학회 회장) 교수는 “산화 염색약은 모발에 화학 반응을 일으켜 자연모보다 더 밝은 색으로 염색시키거나 흰머리를 완벽하게 검은 머리로 만든다”고 설명했다.

 이때 화학반응을 일으키려면 다리 역할을 하는 파라페닐렌디아민(PPD) 같은 디아민류의 화학 성분이 필요하다. 식약청 관계자는 “이 물질들이 모발의 미세한 큐티클층(기와장이 겹쳐진 모양)으로 들어가 화학반응을 거친 뒤 큰 분자로 변해 모발 속에 영구히 남는다”고 말했다. 이어 “이 성분은 염색을 빨리, 오래 지속할 수 있게 하는 성분으로 시중에 유통되고 있는 염색약의 99%에 들어있다”고 덧붙였다. 디아민류의 대체재가 개발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염색약은 화학 성분 함유량 허용치를 지키고 있어 특별한 부작용이 없다. 하지만 피부 알레르기가 있거나 염색을 자주 하면 얘기가 달라진다. 장 교수는 “검은색이나 진한 갈색을 내기 위해 사용하는 파라페닐렌디아민이 피부 알레르기를 일으킬 수 있다”고 말했다. 알레르기 이외에도 천식·현기증·시각장애(각막 이상, 눈 시림, 결막염 등)도 유발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염색을 하기 전에는 반드시 패치 테스트로 48시간 동안 피부 변화를 살펴야 한다.

 최근 한국소비자원 소비자위해감시시스템에 접수된 염색약 위해 사례를 보면 염색약 부작용 사례는 매년 증가하고 있다. 2009년 94건, 2010년 105건, 2011년 상반기 118건이 접수됐다. 부작용 유형은 가려움(19.1%), 부종(12.7%), 발진(8.4%), 홍반(7.4%) 등 접촉성 피부염 증세가 대부분을 차지했다. 탈모·피부변화·화상 등의 후유증으로 이어진 사례도 있었다.

 산화염색제로 눈썹과 속눈썹을 염색하는 것도 가급적 피해야 한다. 눈썹·콧수염·입가는 두피보다 화학 성분에 민감하다.

 염색약에 들어가는 암모니아는 알칼리성으로 두통·시력저하·결막염 등을 유발할 수 있다. 특히 염색약이 눈 표면에 닿아 눈꺼풀 염증이 생기고, 각막 세포 겉 부분이 떨어져 나가 각막 짓무름이 생길 수 있다. 올포스킨 민복기 원장(대한모발학회 홍보이사)은 “치료를 받으면 수일 내에 통증이 사라져 시력이 회복되지만 상처가 잘 아물지 않는 당뇨병 환자는 회복이 더디다”고 강조했다.



탈색·염색·파마 동시에 하면 모발에 치명적

갈색이나 브라운 톤 등 원래 모발보다 밝은 색상으로 염색할 때는 탈색부터 한다. 탈색은 검은색 머리카락의 색소를 다 빼내는 작업이다. 탈색할 때는 과산화수소를 알칼리 용액에 섞어 사용한다. 하지만 탈색은 염색보다 모발 손상이 더 크다. 동성제약 조봉림 연구원은 “탈색은 모발 속 케라틴 단백질 구조를 파괴시켜 멜라닌 색소를 빼는 과정”이라며 “큐티클 층이 손상되고 모발에 구멍이 생긴다”고 말했다.

 탈색된 모발을 확대해 들여다보면 큐티클 층의 비늘이 벗겨지고, 가장자리가 부서져 뾰족하다. 탈색된 모발이 쉽게 끊어지는 이유다. 또 습도에 민감하게 반응해 날씨에 따라 모발 상태가 변한다. 민 원장은 “구멍 속으로 대기 수분이 쉽게 침투해 건조한 날씨에는 모발이 쉽게 엉킨다”고 설명했다.

 가정에서 탈색을 할 때는 화상에 주의해야 한다. 탈색에 사용하는 과황산암모늄·과황산나트륨·과황산칼륨은 실온보다 높은 온도에서는 발열 현상이 일어나기 때문이다. 탈색제를 바르고 모발에 열을 가하는 전열 캡 등을 무리하게 사용하면 두피에 화상을 입을 수 있다. 탈모로 이어지기도 한다.

 금발로 염색을 하려면 모발을 탈색한 뒤 다시 색깔을 입혀야 한다. 장 교수는 “탈색·염색·파마를 동시에 하는 사람도 있는데 모발에 치명적”이라며 “4~5개월에 걸쳐 나눠 해야 한다”고 권했다.



알레르기 있다면 반영구 염색약 사용을

피부병이 있거나 임신부라면 탈색이나 산화형 염색제보다 반영구 염색약을 사용하는 게 좋다. 반영구 염색약은 모발 표면에 염료가 달라붙어 색깔을 내는 염색약이다. 샴푸로 모발을 씻어내면 색이 없어진다. 제품 포장에 산성컬러·코팅컬러·헤어 매니큐어라고 적혀 있는 게 반영구 염색약이다. 장병수 교수는 “산화 염색약처럼 모발과 화학반응에 의해 색을 내는 것이 아니라 염색약에 있는 염료가 모발 속 피질로 침투해 그대로 색깔을 낸다”고 설명했다. 일반 염색약은 알칼리성이지만 반영구 염색약은 pH 3.0~5.0의 산성이다. 건강한 모발의 pH는 5.5 정도의 약산성이다. 모발은 알칼리성에서 부풀고, 산성에서는 반대로 쪼그라드는 성질이 있다. 알칼리 상태에서는 손상이 심하지만 산성에서는 모발 손상 없이 염색을 할 수 있다.

 하지만 검은색 머리카락 속에 염료가 들어가므로 본래 머리카락 색보다 밝은 색으로 만들기는 어렵다. 보통 4~6주 정도 색이 지속된다. 조봉림 연구원은 “흰색 모발을 진하게 염색하거나 갈색 모발을 짙게 만들 때 반영구 염색약을 권한다”고 말했다.

 천연 염색약으로 알려진 헤나도 원래는 인체에 무해한 반영구 염색약에 속한다. 하지만 염색 효과가 미미해 흰색 모발 염색은 거의 불가능하다. 연한 오렌지색이나 갈색으로만 염색이 가능하다. 염색 후에는 타닌(tannin acid) 성분이 모발에 잔류해 머리카락이 뻣뻣해지므로 머리를 말아 올리거나 파마할 때 잘 되지 않는다. 하지만 조 연구원은 “시중에서 헤나 염색약이라고 판매하는 대부분의 염색약은 산화형 염료를 사용하는 영구 염모제에 헤나를 일부 첨가한 것이기 때문에 패치 테스트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헤나=열대성 관목인 로소니아 이너미스의 잎을 따서 말린 다음 가루로 만든 염색약. 보통 초록빛이 도는 갈색 가루이며, 물과 섞어 진흙처럼 개어서 사용한다.

패치 테스트=염색약을 사용하기 전 피부 알레르기 유무를 알아보는 시험. 염색약이 묻은 패치를 팔 안쪽이나 귀 뒤쪽에 붙이고, 48시간 동안 경과를 지켜본 뒤 피부 알레르기 여부를 확인한다. 특별한 증상이 없으면 염색을 해도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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