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센서 달고 훈련 … 수류탄 투척 직전엔 ‘허그 타임’

대한민국 육군 신병 양성의 요람인 육군훈련소가 다음 달 1일로 창설 60주년을 맞는다. 일명 논산훈련소·연무대(練武臺)로 불리는 육군훈련소는 한국전쟁이 한창이던 지난 1951년 11월 1일 창설됐다. 28일 종합각개전투장에서 오전 훈련을 마친 훈련병들이 점심을 먹고 있다. [논산=프리랜서 김성태]

지난 28일 충남 논산시 연무읍에 위치한 육군훈련소. 2008년 완공된 29연대 생활관(내무반) 건물 정면에 ‘이곳을 거친 자여, 조국은 너를 믿노라’라는 글이 걸려 있었다. 조국애와 자신감, 책임감을 심어준다는 차원이다. 다음 달 1일 창설 60주년을 맞는 육군훈련소에선 하루 평균 1만2000여 명의 예비 이등병들이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바람이 부나 이곳에서 뛰고, 쏘고, 구른다. 훈련 기간(현재 5주)은 예전이나 지금이나 고된 나날의 연속이다. 민간인에서 군인으로 개조되는 과정이다. 그러나 훈련소는 아버지 세대가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바뀌었다. 과체중 소대가 운영되고 있고, 디지털 훈련 장비가 도입됐다. 침상은 온돌로 바뀌었고, 군화 건조기가 등장했다.

28일 육군훈련소에서 수류탄 투척을 앞두고 긴장감을 떨치기 위해 훈련병과 조교가 ‘허그 타임’을 갖고 있다. [논산=프리랜서 김성태]
 ◆훈련은 강하게, 생활은 클래식처럼=김정호 훈련소장(소장·육사 36기)은 “사람은 제1의 병기이자 최첨단 무기”라며 “강한 훈련만이 강한 전사(戰士)를 만들 수 있기에 훈련에는 에누리가 없다”고 강조했다. 훈련장엔 각종 첨단 시설이 도입돼 훈련 성적이 수치화된다. 종합각개전투 훈련장엔 각 단계마다 센서가 부착돼 있었다. 힘들다고 허리를 숙이지 않고 전진하거나 장애물을 통과하면 센서가 감지해 자동적으로 벌점이 부과됐다. 벌점이 쌓이면 토요일 보충교육을 받는다. 얼차려가 없어도 꾀를 부릴 수가 없는 것이다. 반면 상점을 받은 훈련병은 부모와 전화 통화하는 특전을 누린다.

 고된 훈련을 마치고 식당에 들어가면 클래식 음악이 흐른다. 아침 점호 직후에는 동기들 간에 껴안는 ‘허그 타임’이 있다. 긴장감이 감도는 수류탄 훈련장에서도 투척 직전 조교들과 허그 타임을 통해 긴장을 떨친다. 맞춤형 교육도 이뤄지고 있다. 과체중이나 저체중 훈련병을 위한 ‘건강소대’를 운용 중이다. ‘군복에 몸을 맞추라’는 말은 흘러간 옛 노래다. 고혈압을 앓는 훈련병들의 헬멧에는 반창고로 십자가를 붙이고 병명을 써놓는다. 조교들이 훈련 강도를 조절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훈련병이 다이어트=종합각개전투 훈련장에서 만난 김환영(21) 훈련병은 요즘 다이어트 중이라고 했다. 훈련소 4주차인 그는 “밥이 너무 맛있어 자칫 비만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신세대 병사의 단면이다. 매주 토요일 훈련병들과 함께 식사를 한다는 김정호 훈련소장은 “병사들과 함께 밥을 먹을 때 식사를 가장 많이 하게 된다” 고 말했다. 배고픈 시절 마음껏 먹을 수 있다는 이유로 가장 선호했던 취사병은 지금 훈련병들이 가장 꺼리는 주특기가 됐다.

 육군훈련소는 시대 변화에 맞춰 생활 환경을 바꿔왔다. 1990년대 후반부터 모든 생활관(내무반)을 새로 지었다. 침상은 온돌로 바꾸었고 온수가 24시간 공급되도록 했다. 고압의 바람으로 먼지를 털어내는 에어워시도 갖췄다. 훈련병들은 생활관 복도에 설치된 군화건조기로 젖은 전투화를 말리고, 식기세척기로 식판을 닦는다. 세탁공장은 언제나 깨끗한 훈련복을 공급한다. 규모는 동양 최대라고 한다. 지난 4월 뇌수막염에 걸린 훈련병이 사망한 사건을 계기로 장티푸스와 뇌수막염, A형 간염 등 8종의 전염병 예방접종이 의무적으로 시행되고 있다. 50병상에 불과했던 훈련소 병원은 내년 100병상으로 증축하고 의료인력도 대폭 확충키로 했다. 훈련소는 11월부터 또 바뀐다. 토요일 오전에도 실시하던 훈련을 없애기로 했다. 5주 훈련을 마친 훈련병들은 지금까지 영내 면회만 허용됐지만 영외 면회(외출)를 할 수 있게 된다.

논산=정용수 기자
사진=프리랜서 김성태
AD
온라인 구독신청 지면 구독신청

PHOTO & VIDEO

shpping&lif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