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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 고민 풀어주는 엄마의 독서치료

어머니 윤정선씨와 오민택군이 ?겁쟁이 빌리?란 책을 함께 보면서 걱정인형을 만들고 있다.


?“엄마, 오늘도 걱정인형 만들자.” 오민택(성남 당촌초 1)군과 어머니 윤정선(45?성남시 분당동)씨가 스케치북을 사이에 두고 뭔가를 열심히 그리고 있다. 모 CF에 등장하는 그 걱정인형을 말하는 걸까. 스케치북 안에 어른 손가락 한 마디 크기의 작은 인형들이 빼곡히 그려져 있다. “이걸 오려서 베개 밑에 넣어두고 자면 걱정이 사라져요. 엄마 꺼 내 꺼. 아이건 아빠 꺼~”

?오군과 윤씨가 걱정인형을 만들기 시작한 것은 오군이 6살 때부터다. 평소 소심한 성격 탓인지 오군은 밤·귀신 같은 것들을 무서워했다.

?“또래 아이들이 느끼는 당연한 감정이었죠. 그런 감정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마주할 수 있도록 해주고 싶었어요.”

?그러던 어느 날 윤씨는 오군과 집 근처 서점을 찾았다. 오군이 원하는 책을 고르도록 했더니 『겁쟁이 빌리』(앤서니 브라운 지음)라는 책을 집어들었다. 윤씨는 오군이 그 책을 고르더니 “나랑 똑같애”라며 좋아했던 기억이 지금도 또렷하다. 오군과 윤씨의 독서치료는 그렇게 시작됐다. 걱정인형은 『겁쟁이 빌리』라는 책에 등장한다. 세상 모든 일에 걱정이 많았던 ‘빌리’라는 주인공이 걱정 인형을 만들고 베개 밑에 두고 자면서 걱정이 사라졌다는 이야기다. “민택이는 뭐가 제일 걱정이야? 어떤 것이 가장 무서워? 그럼 우리도 걱정인형 만들어볼까?” 오군은 자신과 비슷한 동화 속 빌리를 보면서 걱정·무서움이란 감정을 겉으로 꺼내 이야기할 수 있었다. 빌리처럼 어린이의 시선에서 해결방법도 찾았다.

엄마의 독서치료 시작은 자녀와의 좋은 관계부터

?이처럼 아이의 성장과정에서 자연스레 겪게 되는 친구·교사·부모와의 갈등과 고민·감정도 독서치료의 좋은 소재가 된다. 책 속 주인공과 자신을 동일시하는 과정에서 감정과 고민들을 자연스레 표출하고 나름의 해결방법을 찾는다.

?『엄마가 하는 독서치료』의 저자 이임숙 맑은숲 독서치료연구소장은 “독서치료는 자신감이 부족한 아이, 화를 못 참는 아이처럼 특정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도 있지만, 평소 겪게 되는 다양한 감정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자연스런 감정으로 이해하도록 유도하는 과정도 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최고의 심리치료사는 엄마”라며 “엄마가 하는 독서치료는 자녀와 ‘좋은 관계’를 만드는 것부터 시작된다”고 했다. 자녀와의 ‘좋은 관계’를 위해선 일상에서의 말 한마디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 아침시간도 예외가 아니다. 대부분 “빨리 일어나. 씻어. 어서먹어. 이 닦아. 옷 입어”처럼 명령하기, 재촉하기, 닥달하기와 같은 말이 쏟아지며 전쟁을 치르듯 아침을 맞기 일쑤다.

?이 소장은 “자녀와 1분 만나기”를 제안했다. 아침에 깨우면서 “ㅇㅇ야, 아침이야 일아나기 힘들지”, 밥 먹으면서 “이야, 맛있게 먹으니 엄마가 뿌듯하네”, 배웅하면서 “사랑해, 보고 싶을 거야”라는 말과 함께 자녀와 얼굴을 마주보고 1분을 만나라는 얘기다. 이런 경험이 아이에게 심리적 안정을 주고, 엄마와 함께하는 독서치료를 ‘치료’가 아닌‘놀이’로 받아들이게 한다.

아이의 책 선호도 알아보고 관심분야도 살펴야

?남산도서관·정독도서관 같은 지역 도서관의 독서상담실에서는 집단독서치료 수업이 진행된다. 도서관 홈페이지를 이용하면 교우관계, 학교부적응과 같은 상황별 독서치료 추천도서 목록도 참고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런 추천도서는 참고만 하면 된다. 정독도서관 사서이현희씨는 “독서치료는 아이의 흥미를 이끌어내는 것부터 시작된다”며 “엄마 욕심을 앞세워 좋은 책을 골라주려 하기보단 아이의 관심과 흥미를 먼저 살피라”고 조언했다. 윤씨도 “자녀와 함께 도서관·서점에 갔을 때 아이가 어떤 책에 흥미를 보이는지 유심히 관찰해보라”고 권했다. 아이들이 관심을 보이는 책의 제목에서 독서치료의 주제가 정해진다. 예컨대, 오군처럼 ?겁쟁이 빌리?라는 책을 골랐다면 두려움·무서움이 주제가 되는 식이다. 이소장은 “자신감이 부족한 아이가 단순히 ‘넌 잘할 수 있어’란 말 한 마디에 용기를 얻진 않는다”며 “책 내용이 자신을 설득하거나 가르치려 한다면 아이가 거부감을 드러낼 수도 있다”고 주의를 줬다. 책을 읽는 행동 자체부터 즐거워해야 한다는 얘기다. 그런 뒤 상황·문제에 맞는 책을 골라 본격적인 독서치료를 한다. 이 소장은 “독서치료는 ‘용기를 가져’란 당위적인 말 한마디를 건네는 것이 아니라 아이 스스로 ‘난 소중해’란 식으로 자기 가치를 발견하도록 하는 과정”이라고 말했다. 아무리 사소한 것이라도 “ㅇㅇ는 이런 걸 참 잘해” “ㅇㅇ는 정말 멋지구나”란 말로 아이의 자존감을 일깨워줄 수 있는 엄마의 반응이 중요하다.

● 독서치료, 열 가지 말만 배우면 시작할 수 있다

1 “책 읽고 재밌게 놀아볼까?”-관심 갖게 하기
2 “넌 네가 하고 싶은 거 해. 엄마는 재미있게 읽어줄게.”-거부감 없애주기
3 “뭘 하면 재미있을까?”-자율성 키워주기
4 “이야기를 참 잘 하는구나.”-자신감 길러주기
5 “네가 좀 도와 줘.”-자기 주도성 키워주기
6 “공부하기 힘들지. 속상했구나.”-마음 읽어 주기
7 “~할 때 뭐가 필요할까?”-관찰하기, 구체화하기
8 “어떻게 하면 좋을까?”-문제 해결력 키우기
9 “네 덕분이야. 고마워.”-진정한 칭찬
10 “네가 원하는 것은?”-하고 싶은 것, 이루고 싶은 것, 되고 싶은 것 생각하게 하기
 
※자료=?엄마가 하는 독서치료?(이임숙 지음)

<정현진 기자 correctroad@joongang.co.kr/사진=김진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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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한 연구위원 : park.yonghan@joongang.co.kr (02-751-5516)
‘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