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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이 FTA 독소조항이라는 ‘ISD’ … 미국보다 투자 많이 하는 한국에 필요

3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투자자국가소송제도(ISD)’에 대한 끝장토론이 야당의 불참으로 무산됐다. 토론이 시작되기를 기다리던 남경필 외통위 위원장(오른쪽)이 김종훈 통상교섭본부장(왼쪽)과 이야기를 나누다가 한숨을 쉬고 있다. 가운데는 한나라당 정옥임 의원. [변선구 기자]

투자자국가소송제도(ISD·Investor-State Dispute Settlement)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국회 비준의 최대 걸림돌로 떠올랐다. 여·야·정은 30일 ISD 하나만을 도마에 올리는 끝장토론을 시도했지만 야당 불참으로 무산됐고, 한나라당 황우여·민주당 김진표 원내대표도 이날 수차례 회동해 심야까지 이 문제를 논의했다. 20일부터 나흘간 이어졌던 FTA 끝장토론에서도 ISD 토론에 집중됐다. FTA 반대 측 토론자였던 송기호 변호사는 “ISD만 폐기되면 조건부 찬성으로 돌아설 수 있다”고 했다. <관계기사 4, 5면>

 도대체 ISD가 뭐길래 이렇게 야단법석일까. ISD는 투자자와 국가 간의 분쟁을 해결하는 제도다. 투자 유치국 정부가 협정상 의무나 투자계약을 어겨 그 나라에 투자한 외국 투자자에게 손해를 입힐 경우 투자자가 투자 유치국 정부를 상대로 국제중재를 요청할 수 있도록 했다. 노무현 정부 때 타결됐던 원협상에도 포함됐다. 지난해 12월 추가 협상에서도 내용이 달라지지 않았다.

 김종훈 통상교섭본부장은 “ISD는 한·미 FTA에만 도입된 제도가 아니라 우리가 체결한 85개 투자보장 협정을 포함해 전 세계 2500여 개에 달하는 투자 관련 국제협정에 규정돼 있 다” 고 말해왔다. “외국 투자자를 국내에 유치하고 해외에 나가는 한국 기업의 투자를 보호하기 위한 안전장치”라는 설명도 단골로 나온다. 실제로 2006~2010년 한국의 대미 투자규모(누계)는 203억 달러로 미국의 대한국 투자(88억 달러)를 웃돈다. 지난해 한국의 해외 투자는 335억5000만 달러로 해외에서 한국에 투자한 규모(130억7000만 달러)보다 훨씬 많다. 해외 투자가 더 많아진 한국에도 꼭 필요한 제도라는 설명이다.

야당의 반대는 ISD가 건강보험 등 한국의 공공정책을 무력화할 가능성이 크다는 이유 때문이다. 노무현 정부 때 타결했던 ISD에 반대로 돌아선 건 그간 글로벌 금융위기라는 ‘상황의 변화’가 있었다는 이유를 댄다. ‘시장 만능주의’에 대한 반성과 사회안전망의 최종 책임자로서 정부 역할이 커지는 요즘 분위기를 감안해야 한다는 얘기다. 이를테면 골목상권 보호를 위한 유통법·상생법이나 최근 국회에 발의된 ‘중소상인 적합업종 보호 특별법’ 같은 한국의 정책이 ISD에 걸릴 수 있다는 것이다.

 야당의 ISD 폐기 주장은 미국과의 재재협상을 전제로 한다. 민주당 손학규 대표는 30일 “같은 주권국가인데 미국은 재협상 권한이 있고 우리는 없단 말인가”라고 말했다. 김진표 민주당 원내대표는 “미국이 요구한 ISD에 우리 법조계가 강력히 반대했고, 이에 미국은 자동차 업종에서 이익을 양보했다”며 “그러나 이명박 정부의 재협상 과정에서 자동차 업종의 이익마저 내줬기 때문에 ISD를 폐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정부는 이게 가능하지 않다고 본다.

 정부는 이달 FTA 비준안의 국회 통과를 여당에 강력하게 요청했다. 29일 밤 한나라당 홍준표 대표, 김황식 국무총리, 임태희 대통령실장 등 당·정·청 고위 인사 9명이 모 인 자리에선 김 총리와 임 실장 등이 홍 대표에게 “한·미 FTA의 내년 1월 1일 시행에 차질이 없도록 31일까지 비준안을 처리해달라”고 강하게 압박했다.

글=신용호·서경호 기자
사진=변선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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