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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만수식 파격 채용 실험 … 산업은행 고졸 공채 현장 가보니

지난 28일 산업은행 스포츠면접에 참여한 특성화고·상고 3학년 학생들의 눈빛이 진지하다. 고졸 채용 응시생 185명은 이날 서울 화곡동 KBS 88체육관에서 조를 나눠 배구·피구 경기를 했다. [오종택 기자]


“산업은행이 고졸을 뽑는다는 얘기를 듣고 ‘나도 은행원이 될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땐 태백까지 기회가 올 거라 생각 못했죠.”

‘고졸 뱅커 신화’ 20년 만에 다시 꿈꾸다



 조희경(18)양은 강원도 태백시 황지정보산업고에서 3학년 전교 1등이다. 조양의 꿈은 금융인. 금융권 취업을 위해 회계 자격증도 땄다. 하지만 한 학년 64명인 산골 특성화고에 추천을 요청한 금융회사는 수 년간 단 한 곳도 없었다. 친구들은 주로 제조업 생산직으로 갔다. 어쩔 수 없이 대학을 가야 하나, 고민하던 차에 9월 초 산은에서 상위 5% 학생을 추천해 달라는 의뢰가 들어왔다. 조양은 학교 대표로 추천을 받아 필기시험까지 통과했다. 면접에 참석한 조양은 “내가 열심히 해서 후배들에게도 기회가 갈 수 있으면 좋겠다”며 웃었다.



강만수 회장
 조양과 같은 전국 특성화고·상업고등학교 학생 185명이 28일 산업은행 1차 면접을 위해 서울 화곡동 KBS 88체육관에 모였다. 산은이 고졸 공채를 진행하는 건 1991년이 마지막이었다. 그 뒤 창구직으로 간간이 고졸을 뽑았지만 97년 이후엔 그나마 끊겼다. 선발 조건은 파격적이다. 신입직원 150명 중 3분의 1을 고졸로 뽑는다. 2년 계약직으로 뽑는 다른 은행과 달리 정규직이다. 입사 뒤 대학진학 비용도 은행이 대준다.



 ‘강만수식 파격 채용 실험’에 금융계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강만수 산은지주 회장이 지난 7월 이러한 고졸 채용 계획을 발표했을 때는 내부에서도 우려가 많았다. 지원자 수준이 떨어지는 등 강 회장의 실험이 성공하기 어려울 것이란 걱정이었다. 하지만 막상 채용이 진행되면서 그런 얘기는 쑥 들어갔다. 산은 김재익 인사팀장은 “학생들 수준이 기대 이상이어서 더 많이 뽑고 싶을 정도”라고 말했다.



 산은에 따르면 대학진학을 준비했던 우수한 특성화고 학생들이 파격적인 조건에 취업으로 방향을 바꿨다. 서울 성동글로벌경영고 김다혜(18)양도 이런 사례다. 김양은 원래 수능을 준비하고 있었다. 부모님이 “공부는 때가 있다. 대학은 나와야지”라며 취업을 반대해서다. 하지만 다른 데도 아닌 국책은행이 정규직으로 뽑는다는 얘기에 부모님이 마음을 돌렸다. 김양은 “산은은 대학 졸업하고도 가기 어려운 직장 아니냐”며 “진짜 붙잡고 싶은 기회”라고 말했다.



지방의 명문 여상 학생들도 넓어진 은행 취업문이 반갑다. 광주여상 강소라(18)양은 “지난해까지만 해도 선배 언니들 2명이 광주은행에 들어간 게 은행권 취업의 전부였다”며 “새로운 기회가 주어진 만큼 은행 지점장 꿈을 이루기 위해 열심히 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구 제일여상 유은슬(18)양도 “합격한다면 ‘고졸자를 채용해도 괜찮더라’는 평가를 받도록 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산은은 합격자 50명 중 절반을 지방 출신으로 채울 계획이다.



 산은의 고졸 채용은 선발방식도 독특하다. ‘신언서판(身言書判)’을 모두 평가해야 한다는 강만수 회장의 뜻에 따라 ‘스포츠면접’이 처음 도입됐다. 이날 체육관에 모인 응시자들은 팀별로 애드벌룬 배구, 피구, 단체 그물통과 게임을 벌였다. 청팀·백팀으로 나눠 막대풍선을 들고 열띤 응원전도 펼쳤다.



 산은 과장·부부장급 직원인 면접위원 16명은 매서운 눈으로 이런 학생들을 지켜봤다. 운동을 잘하는지 못하는지는 평가 대상이 아니었다. 대신 적극성과 협동심을 봤다. 면접위원들이 들고 있던 평가표에 ‘적극적 의견 개진’ ‘남학생을 챙겨줌’ 등의 의견이 적혔다.



한 면접위원은 “경쟁에 몰입하다 보면 무의식중에 자기 본모습이 나오기 마련”이라며 “적극적으로 참여하되 ‘오버’하지 않고, 팀을 위해 행동하는지를 주로 봤다”고 말했다.



 이번 1차 면접을 통과하는 건 75명뿐이다. 이후 최종 단계인 2차 임원면접을 거쳐 50명의 합격자가 다음 달 말 가려진다.



글=한애란 기자

사진=오종택 기자



산업은행, 고졸 행원 어떻게 뽑나



① 9월 9~26일 서류전형(644명) -전국 382개 특성화고·상고에서 추천



② 10월 2일 필기시험 4과목(300명) -시사논술·금융일반·회계원리·상업경제



③ 10월 26~28일 1차 실무자면접(185명) - 인터뷰 , 심층토론 , 팀워크 활동 , 스포츠면접



④ 11월 셋째 주 2차 임원면접(75명 정도) - 11월 하순 최종합격자 50명 결정



자료:산업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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