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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은 애인, 삼성은 동업자 … 아이폰 4S에 열광한 이유죠”

“혹평 받던 아이폰4S가 스티브 잡스의 죽음 이후 날개 돋친 듯 팔리는 이유가 뭘까요. 애플은 사람으로 따지면 애인이에요. 다소 마음에 안 든다고 매몰차게 버릴 수 없는 겁니다.” 지난 21일 만난 박충환(67·사진) 남캘리포니아대(USC) 경영전문대학원 교수는 ‘애플이 잘나가는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박 교수는 브랜드와 소비자의 관계를 주제로 한 논문으로 지난달 마케팅계 노벨상이라 불리는 미국 소비자심리학회(SCP)의 ‘올해의 학자’로 선정됐다.

박 교수에 따르면 사람들이 대개 어떤 제품을 선택하는 것은 기능적 우위 때문이다. 경쟁 제품보다 더 편리해서 그 제품을 산다는 것이다. 삼성 제품도 이런 경우다. 하지만 애플의 제품을 살 때 기능은 부차적인 문제다. 애플 제품을 가지고 있다는 자체로 만족감을 느낀다.

 박 교수가 애플을 애인에 비유한 이유도 거기에 있다. 애인도 처음엔 ‘잘생겨서’ ‘나한테 잘해 줘서’ 같은 이유 때문에 좋아한다. 하지만 어느 순간 그냥 좋다. 사랑하게 된 이유들은 부차적인 것이 된다. 애플 제품 역시 처음엔 ‘편리해서’ ‘디자인이 예뻐서’ 선택됐다. 하지만 지금은 애플이어서 그냥 좋다. 애플빠(애플 제품에 맹목적으로 열광하는 ‘애플매니어’를 일컫는 은어)의 등장이다.

 어떻게 이렇게 열성적인 팬이 생길 수 있었을까. 박 교수는 “애플의 제품은 단순한 제품을 넘어서 창의성과 혁신성을 상징하는 아이콘으로 승화했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제품이 출시될 때마다 최고경영자인 잡스가 직접 연사로 나서 창의성과 혁신성을 강조했던 애플의 마케팅 전략, 손가락만으로 휴대전화의 모든 기능을 조작할 수 있게 한 발상의 전환에 소비자들은 단번에 매료됐다. 이후 애플의 제품을 쓴다는 건 잡스의 창의적 행보에 동참한다는 의미를 갖게 됐다는 것이다.

 이런 관계를 박 교수는 ‘브랜드 애착’이란 개념으로 설명한다. 기능적 우위에 기반한 ‘브랜드 선호’와 달리 이성의 영역을 넘어 브랜드와 사용자가 감성적으로 교감하는 단계다. 이 단계에 도달하면 강력한 경쟁자가 나타나도, 유행이 지나가도 브랜드는 살아남는다는 것이 박 교수의 주장이다.

 그렇다면 삼성은 어떨까. 박 교수는 “삼성은 동업자”라고 했다. 주고받는 관계라는 얘기다. 이런 경우는 지불하는 돈만큼의 기능을 제공하지 못하면 언제든 버림받을 수 있다. 사실 기능적 우위는 삼성이 소니·노키아 같은 브랜드를 제치고 글로벌 브랜드가 될 수 있었던 비결이다. 소니가 글로벌 브랜드로 성장했던 전략이기도 하다. “지금 소니가 어디 있나요? 기능적 우위만으론 소니 꼴이 나죠.”

 박 교수는 “삼성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삼성은 이제 기능이 아닌 철학과 가치를 세일즈해야 한다. 어떤 브랜드 철학으로 어떻게 소비자와 교감할 것인가가 중요하다”고 했다. 그는 “앞으로 애플의 아이폰 사용자와 삼성 갤럭시S 사용자를 비교 분석해 보고 싶다”고 말했다.

정선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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