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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 오른 윤이상 콩쿠르 … 갈라진 통영

인구 14만여 명의 문화예술 도시인 경남 통영이 요즘 시끄럽다. 통영이 낳은 현대음악의 거장 윤이상(1917~1995)에 대한 상반된 시각 때문이다. ‘윤이상 국제음악 콩쿠르’가 29일부터 열리면서 이 논란은 뜨거워지고 있다. 보수 진영은 “윤이상이 반국가 활동을 했으므로 통영의 대표 인물로 추앙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이다. 반면 예술인과 통영시 등은 “예술과 과거 행적은 분리해서 봐야 한다”고 말한다.

 윤이상을 기념하고 재능 있는 젊은 연주자를 발굴하기 위한 윤이상 국제음악 콩쿠르에는 7개국 24명이 참여했다. 다음달 6일까지 경연이 계속된다.

 28일 저녁 통영 마리나 콘도에서 열린 심사위원(9명) 환영 만찬회에 윤이상의 부인 이수자(84)씨와 딸 윤정(61)씨가 직접 참석했다. 부인은 심사위원들에게 “남편의 이름을 달고 하는 콩쿠르인 만큼 공정한 심사를 해 좋은 주역을 뽑아달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후 부인과 딸은 통영시 용남면 윤정씨 소유의 주택에 칩거하고 있다. 콩쿠르 관계자는 “부인과 딸이 30일 시작된 1차 본선을 보고 싶어 했으나 워낙 시선이 따가워 집 밖을 나오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이번 논란은 이른바 ‘통영의 딸’이라고 불리는 신숙자(69)씨와 두 딸 오혜원(35)·규원(33)의 구출 운동이 시작되면서 일고 있다. 통영시 서호동에서 태어난 신씨는 20대에 독일로 건너가 간호사로 일했고, 그곳에서 경제학을 공부하던 오길남(69) 박사와 결혼해 두 딸을 낳았다. 신씨 부부는 85년 두 딸과 함께 북한으로 넘어갔다. 오씨는 “85년 12월 좋은 교수직과 아픈 아내에게 최상의 진료를 보장하겠다는 북한 요원의 말과 조국을 위해 경제학자로 일해볼 생각이 없느냐는 윤이상의 제의를 믿고 월북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오씨는 86년 11월 북한에서 탈출해 92년 4월 독일 주재 한국대사관에 자수했고, 같은 해 5월 귀국했지만 아내 신씨와 두 딸은 87년 말 북한의 ‘요덕 수용소’에 갇힌 것으로 알려졌다.

 신씨 모녀의 사연은 지난 5월 방수열(현대교회) 목사 부부가 통영에서 ‘북한 정치범 수용소 전시회’를 열면서 알려졌다. 방 목사 부부는 서명 운동 등 ‘통영의 딸’ 구출 운동을 시작했다. 현재 전국에서 10만 명이 서명했다. 30여 개 시민단체가 모인 ‘구출 통영의 딸! 백만 엽서 청원 운동’은 윤이상 기념사업의 중단도 요구하고 있다.

 이와 달리 통영 예술인들은 지난 8월 19일 ‘또다시 상처받은 용, 윤이상을 생각하며’라는 기자회견을 열고 윤이상 선생이 작성한 ‘오길남 사건과 나’ 전문과 친필을 공개하면서 오길남의 저서와 말이 사실과 다르다고 밝혔다. 김홍종 통영 예술문화단체 총연합회 회장은 “ 현대음악의 거장에 대한 진실이 왜곡되는 게 안타깝다”고 말했다.

 통영시는 윤이상의 행적과 예술을 분리해 기념사업을 계속하겠다는 입장이다.

통영=황선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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