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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간 롯데서만 판다” … LG생활건강 족쇄전략 왜?

지난해 8월 롯데백화점 청량리점 1층에 빌리프 매장이 문을 열었다.

빌리프는 지난해 출시된 LG생활건강(이하 LG생건)의 허브화장품 브랜드다. LG생건은 이 매장을 내면서 롯데백화점과 특이한 계약을 했다.

향후 3년간 다른 백화점에 입점하지 않기로 한 것이다. 이에 따라 빌리프는 2013년 8월까지 다른 백화점에 매장을 낼 수 없다. LG생건이 신생 브랜드에 3년이란 ‘족쇄’를 채운 이유는 뭘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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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백화점의 1층은 백화점의 얼굴이다. 모든 업체가 매장을 열고 싶어 하는 곳이지만 입점이 가장 까다로운 곳이다. 단순히 매출을 많이 올린다고 해서 입점이 허용되지는 않는다. 백화점들은 주로 유명 화장품이나 명품업체에 매장을 열어주고 있다.

차석용 대표
 대부분의 백화점에서 1층 화장품 매장에 들어선 50여 개 브랜드 중 85~90%가 해외 브랜드다. 국내 브랜드는 서너 개에 불과하다. 빌리프처럼 막 출시돼 소비자가 이름조차 낯설게 느끼는 브랜드라면 1층 입점은 더욱 어렵다. 백화점 입장에선 잘나가는 해외 브랜드를 빼고 검증도 안 된 신생 브랜드를 넣을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LG생건이 “성공해도 3년간 다른 데 안 간다”는 파격적 조건을 자발적으로 내걸었던 건 그런 사정 때문이었다.

 LG생건에 이 같은 형태의 계약이 처음은 아니었다. 2007년 출시된 ‘숨’ 역시 2년간 다른 백화점에 가지 않고 롯데백화점에만 단독 입점한다는 조건으로 롯데백화점 대전점에 첫 매장을 열었다.

다소 굴욕적 측면이 있긴 했지만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이후 숨은 매년 매출을 두 배 가까이로 늘려가며 성장했고, 단독 입점 계약이 끝난 2009년 롯데는 물론 현대·신세계 등 백화점 3사에 모두 입성할 수 있었다. 현재는 백화점 48개 점포와 면세점 9곳에 들어가 있다.

 롯데백화점 측도 나름의 계산이 있었다. 백화점 업계는 차별화 시대에 접어들었다. 백화점 3사는 앞다퉈 해외 패션·식품 브랜드를 들여오며 경쟁을 하고 있다. 신생 브랜드를 잘만 키우면 큰돈 들이지 않고 차별화에 성공할 수 있다.

물론 우수한 브랜드를 골라내는 것이 중요하다. 롯데는 숨과 빌리프가 소비자 요구와 트렌드를 정확하게 반영했다고 봤다. 숨은 한방화장품을 쓰기 부담스러워하는 젊은 여성을 타깃으로 해 발효화장품이라는 시장을 개척한 것이다.

빌리프는 미국 화장품업체 로레알그룹의 키엘이 장악한 매스티지(Masstige·대중적으로 인기가 높은 명품)시장을 노렸다. 제품 하나 가격이 5만원 안팎인 키엘은 올 상반기 3대 백화점에서 화장품 부문 매출 2위 브랜드로 성장했다.

빌리프는 허브를 주원료로 기능을 강화하면서도 용기 디자인을 단순화하고 모델을 쓰지 않는 식으로 가격을 낮췄다. 롯데백화점 유수근 화장품 담당 MD는 “업계 1위인 아모레퍼시픽이 방문판매에서 성공한 브랜드를 리뉴얼해 백화점에 입점하는 신중한 전략을 쓴다면 LG생건은 2위이다 보니 소비자 트렌드에 빠르게 대응하며 그에 맞는 브랜드를 적기에 내놓는다”고 평가했다.

 LG생건의 백화점 진출 전략은 차석용 대표이사로부터 출발한다. 차 대표는 기회가 있을 때마다 임직원에게 “승자 독식 체계로 재편되는 시장에서 살아남으려면 1등이 돼야 한다. 그러려면 소비자가 원하는 것을 정확하게 반영한 제품을 시장에 신속하게 내놓아야 한다”고 강조해 왔다.

정선언 기자

◆매스티지=‘대중’(매스·Mass)와 ‘명품’(프레스티지·Prestige)의 합성어. 브랜드와 품질은 명품 수준이면서 가격은 대중이 구매할 수 있는 정도인 상품을 뜻한다. 소득이 많아진 중산층이 비교적 비싸지 않으면서 명품 수준의 만족을 얻을 수 있는 제품을 소비하는 경향을 의미하기도 한다. 2000년대 초반 미국 경제잡지인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에서 처음 소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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