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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 새 왕세제에 78세 나이프

사우디아라비아 왕실은 27일(현지시간) “나이프 빈 압둘아지즈 알 사우드(78·사진) 내무장관 겸 제2부총리를 왕세제에 책봉했다”고 발표했다. 나이프 왕세제는 현 압둘라(87) 국왕의 이복동생이자 지난 22일 암으로 숨진 술탄 전(前) 왕세제의 친동생이다. 왕위 계승서열 1위가 된 그는 형인 술탄이 생전에 맡았던 제1부총리직을 이어받았다. 기존에 맡고 있던 내무장관직은 유지한다.

 현재 압둘라 국왕은 고령에다 척추 디스크로 힘든 업무를 보기 힘든 상황이다. 이를 고려하면 나이프가 세계 최대 원유 수출국이자 수니파 이슬람권의 정신적 맹주인 사우디를 이끄는 핵심 역할을 맡게 됐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그는 특히 사우디의 외교정책과 국제 유가 책정, 국내 개혁 등에 큰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나이프는 2009년 신설된 제2부총리를 맡으면서 실세로 입지를 굳혔다. 당시 암 투병 중인 술탄 왕세제의 유고 시 뒤를 이을 것으로 일찌감치 예상됐다. 그 뒤 압둘라 국왕과 술탄 전 왕세제가 병으로 집무하지 못하게 되자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해외 정상들을 만나는 등 사실상 국가 수반 역할을 했다. 20세 때인 1953년 리야드 주지사로 공직을 시작한 그는 75년부터 26년간 내무장관으로서 치안과 국경 수비를 맡았으며 사우디 정보조직인 ‘마바히스’를 관장해 왔다.

 나이프는 국제사회에서 강력한 대테러 정책을 이끈 실리주의형 지도자로 평가받는다. 알카에다가 2003~2006년 사우디에서 테러 공격을 저지르자 소탕작전에 나서 이들을 국경 밖으로 쫓아냈고 오사마 빈 라덴의 자금줄을 말려버렸다. 그는 외교 무대에서 아라비아반도 주변국과 돈독한 관계지만 이슬람권의 라이벌 국가인 이란에 대해서는 강경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일부에선 그를 강경 보수주의자로 보고 있다. 서구식 민주주의 개혁에 반대하고 여성의 참정권 부여에 비판적인 데다 가혹행위를 했다고 비판받는 종교경찰을 두둔하기까지 했다. 아랍권을 휩쓴 시민혁명이 사우디에서는 일어나지 않을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정재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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