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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의 책] 드라마 인기 덕에 10만부 더 팔렸다는 ‘세종의 비밀’

SBS드라마 뿌리깊은 나무

뿌리 깊은 나무 1, 2
이정명 지음
밀리언하우스
각권 320쪽
각권 1만2000원


동명의 드라마로 방영되기 전부터 『뿌리 깊은 나무』는 60만부가 팔린 베스트셀러였다. 사실과 허구를 섞는 팩션답게 세종대왕의 훈민정음 창제라는 역사적 사실에 바탕 하되 한글 반포 직전 일주일 새 벌어진 집현전 학사 연쇄살인을 극화했다. 누가 그들을 죽였는가 왜 죽이는가 하는 추리물의 골격이 소설과 드라마 양쪽을 관통한다.

 개혁군주 세종의 고뇌와 갈등이 강조된 드라마와 달리 원작소설에서 사건을 이끌어가는 주인공은 살인수사를 맡은 겸사복 강채윤(드라마 속 장혁)이다. 어느 밤 경복궁 후원 열상진원 우물 안에서 칼에 찔린 학사의 시신이 발견된다. 채윤은 연쇄살인 사건을 풀어가는 실마리로 마방진과 오행(五行)을 활용한다.

 짐작하겠지만, 이 코드 독해는 움베르토 에코의 『장미의 이름』 혹은 댄 브라운의 시리즈물 『다빈치 코드』 『천사와 악마』에 상당 부분 빚진 듯하다. 지적인 퍼즐 맞추기 이면에 거대한 음모가 도사리고 있는 것도 같다. 『뿌리 깊은 나무』에선 세종의 개혁자주 노선과 이에 반발하는 모화파(慕華派)의 갈등이 핵심이다.

 연쇄살인이라는 극단의 상상력을 동원하긴 했어도 당시 집현전 대제학 최만리의 상소문이 증거하듯, 중화사상(中華思想)에 기반한 경학파의 반발은 거세고 깊었다. 이들에 맞서 명나라와 사대관계를 극복하고 조선왕조의 기틀을 다지려 한 세종의 이상은 충분히 드라마틱하다. 소설은 역사적 사실을 해치지 않는 선에서 이를 ‘민족주의 근대국가의 이상’으로 재조명한다.

 사실 500여 년 전 세종이 아무리 근대적 이상을 가졌다 해도 그가 전제왕정의 군주였음은 부인할 길 없고 모든 개혁행위도 더 효율적으로 통치하려는 수단이었을 뿐이다. 그러나 사대주의와 대척점에 선 제왕의 열망은 21세기 독자의 가슴마저 뛰게 하는 울림이 있다. 여기에 한자만이 전부였던 세상에서 새로운 문자를 창조하는 작업이 어떠했을까 상상해보는 즐거움도 있다. 드라마 방영과 함께 다시 베스트셀러 순위에 올라 10만부가 더 팔렸다는 소식이다. 역시 드라마로도 만들어졌던 팩션소설 『바람의 화원』과 같은 작가다.

강혜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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