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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 최나연 ‘청야니 덕에 울고 웃어요’

LPGA 투어 한국(계) 선수 통산 100번째 우승컵을 들어올린 최나연. [중앙포토]
“주변에서 사람들이 청야니 한번 혼내주라고 하더군요. 그런데 내가 청야니 보고 골프를 하는 것도 아니고, 그를 이기는 게 목표도 아니에요. 부럽지 않아요. 부럽다고 생각하는 순간 지는 거잖아요.”

 최나연(24·SK텔레콤)이 24일 귀국했다. 그는 지난 16일 끝난 사임다비 LPGA대회(말레이시아)에서 우승해 한국계 선수 LPGA 통산 100승째를 채웠다. 올 시즌 최강의 여성 골퍼로 떠오른 청야니(22·대만)를 제압하고 거둔 승리여서 더욱 값졌다.

 최근 LPGA 투어 3개 대회에서 최나연과 청야니는 ‘장군 멍군’이다. 한국에서 열린 하나은행 챔피언십에서는 청야니가 역전승했다. 꼭 이겼어야 했다고 최나연은 생각한다.

 “그 대회 끝나고 집에 들어가서 울었어요. ‘최선을 다했는데 저 선수가 나보다 위구나’ ‘청야니는 코스 공략에서도 한 수 위구나’라는 생각도 했다”고 말했다. 청야니는 13번 홀에서 옆 홀을 거쳐 그린을 공략하는 창의적인 골프로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그러나 최나연은 바로 다음 대회에서 청야니에게 이겨 분위기를 바꿨다. 최나연은 “청야니는 농구 코트에 서면 하프라인에서 슛을 던질 수 있을 정도로 힘이 좋다. 당구도 프로 수준이다. 운동신경이 아주 좋고, 모든 스포츠에 만능”이라고 했다.

 “청야니는 올해 아주 잘하고 있고, 그걸 나도 인정해요. 그래도 소렌스탐처럼 오랫동안 실력을 유지해야 ‘여제’라는 칭호를 들을 수 있는 것 아닌가라고 생각했어요. 저도 지난해 상금왕과 최저타수상을 탔잖아요.”

 100승은 여러 사람이 합작했는데 최나연만 주목받는다는 지적도 있다. 그러나 100승이라는 압박감을 이겨낼 수 있는 선수라야 큰 무대의 주연배우를 맡을 수 있다. 최나연은 “말레이시아에서는 최종 라운드 전날 밤 아무것도 보지 않고 푹 쉬었다”고 했다.

 대만에서는 청야니가 우승하고 최나연의 성적은 그리 좋지 못했다.

 “공항에 내려서 깜짝 놀랐어요. 엄청나게 많은 팬들이 내 사진을 넣은 열쇠고리와 엽서 같은 선물을 가지고 나왔어요. 한류 스타 소녀시대 못지않은 인기라고 통역하시는 분이 얘기하셨어요. 팬들이 대회 내내 따라다니면서 사진을 찍는데 한국보다 훨씬 뜨거운 골프 열기에 제가 집중력을 잃은 것 같아요. 나와 한 조로 경기한 선수들 모두 성적이 아주 나빴죠. 그 선수들에게 미안했어요.”

 최나연의 장점은 탄도가 높은 아이언샷이다. 지난해 바뀐 규정에 따라 클럽 타구면의 홈 모양이 U자에서 V자로 바뀌어 공에 회전을 강하게 걸기 어렵다. 탄도가 낮은 공은 그린에 세우기가 어렵다. 러프가 길거나 그린이 딱딱할 때 최나연의 샷은 위력을 발휘한다.

 최나연은 “어릴 때 겨울이면 심심풀이로 1m 앞에서 웨지로 난로를 넘기는 훈련을 했다. 아버지가 글러브로 공을 받아줬는데 아주 재미있었다”고 했다. 공을 정확히 때려 띄우는 감각에서 최나연을 따라갈 선수가 거의 없다. 최나연은 코스가 어려울수록 빛난다.

 최나연은 “올해 100승 문턱에서 두 번 역전패하고 난 뒤 마침내 우승했는데 숙소에 돌아가 조용히 혼자 있으니 허무한 생각이 들기도 했다”고 했다. 그러나 다시 생각해보니 청야니에게 지고 울었던 기억보다는 훨씬 좋았다. 그래서 다시 의욕이 샘솟는다고 한다.

 최나연은 세계에서 가장 골프를 잘하는 선수가 되겠다는 욕심으로 충만하다.

성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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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