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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일기] “한국 야당이 FTA 막는 건 할리우드 액션”

박승희
워싱턴 특파원
마이크 켈리(공화당·펜실베이니아) 미국 연방 하원의원은 연방 고개를 갸웃거렸다. 26일 오전(현지시간) 미 하원 의원회관인 레이번 빌딩 2172호에서였다. 미 하원 외교위원회 산하 아시아·태평양소위원회는 이날 워싱턴의 한반도 전문가들을 증인으로 초청해 ‘한·미 동맹의 신장(The Expanding US-Korea Alliance)’이라는 제목의 청문회를 열고 있었다.



 켈리 의원은 “우리는 얼마 전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안을 처리하는 데 성공했다”며 “그런데 한국에도 도움이 되는 이 비준안이 왜 한국 국회에선 처리되지 않고 있는 건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도대체 걸림돌(challenge)이 뭐냐”고 물었다.



 증인으로 참석한 에이브러햄 김 한미경제연구소(KEI) 부원장이 먼저 나섰다. 그는 “여러 이유가 있지만 가장 중요한 건 한국의 선거 일정 때문”이라며 “ 한나라당은 전체 299석 중 171석이나 가지고 있지만 내년 총선과 대선을 앞두고 여론을 걱정하고 있다”고 대답했다. 강행 처리하는 데 부담이 있다는 설명이었다. 도널드 만줄로(공화당·일리노이) 위원장 등 참석 의원들은 그래도 의문이 풀리지 않는 눈치였다. 에니 팔레오마베가(민주당·사모아) 의원이 “정략(politics) 때문이라는 얘기냐”고 다시 물었다.



 싱크탱크인 헤리티지재단의 브루스 클링너 동북아 담당 선임연구원이 마이크를 잡았다. 그는 “이명박 대통령의 임기가 얼마 남지 않은 데다 대통령 참모들의 스캔들로 점점 인기가 낮아지고 있는 한국의 다수당은 한·미 FTA 처리를 앞두고 여론의 눈치를 보고 있다”며 “그런 여당에 맞서 한국의 야당은 희생양(victim)이 되고 싶어 한다”고 말했다. 보충 설명을 위해 예까지 들었다. “마치 월드컵 축구경기에서 수비수의 발에 걸려 넘어진 선수가 페널티킥을 얻어내기 위해 큰 부상을 당한 것처럼 ‘시뮬레이션 동작(할리우드 액션)’을 하는 것과 같다”는 것이었다.



 태평양 건너 미 의회에서 한·미 FTA 비준안 처리를 둘러싼 한국 국회와 한국 정치의 속사정이 적나라하게 분석당하고 있는 순간이었다.



 옆자리에 앉은 크리스 넬슨이 귓속말로 “한국의 서울시장 선거 결과가 어떻게 되고 있느냐”고 기자에게 물었다. 워싱턴 정가의 정보 소식지인 ‘넬슨 리포트’를 작성하는 인물이었다. “출구조사 결과 박원순 후보가 이기는 걸로 나왔고, 그렇게 될 것 같다”고 하자 그가 혼잣말로 중얼거렸다. “한국 정치가 요동치겠군….”



박승희 워싱턴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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