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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view &] 계획 세우면 은퇴자산 39% 는다?

매튜 디킨
한국HSBC은행장
HSBC 그룹은 2005년부터 매년 ‘은퇴의 미래’라는 설문조사를 하고 있다. 세계 각 나라 사람들의 은퇴에 대한 생각과 대비 방식이 궁금해서다. 그런데 올해 결과가 매우 흥미롭다. 전 세계적으로 은퇴 후 필요한 자산에 대한 기대치 및 전망에 상당한 변화가 진행되고 있다. 또 일찍 은퇴에 대비하는 서양인이 동양인에 비해 낙관적이라는 고정관념도 더 이상 통용되지 않게 됐다. 즉, 고성장 이머징 마켓의 사람들이 서양에 비해 은퇴에 대해 보다 긍정적인 경향을 보였다. 전 세계적으로 응답자의 32%가 은퇴 후 경제적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예상한 반면 같은 의견을 지닌 중국 응답자는 17%에 지나지 않았다.



 이러한 긍정적 태도는 이머징 마켓의 경제성장 및 이에 따른 부의 증대 등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국내총생산(GDP)으로 대변되는 국가경제가 지속적으로 성장해야 가계 수입이 늘고, 저축을 많이 할 수 있다. 실례로, 중국 가구의 저축률은 GDP 대비 38%, 인도는 35%에 달하는 반면 미국은 이 수치가 3.9% 에 불과하다.



 하지만 놀랍게도 한국은 다른 아시아 국가들과는 다른 양상을 보였다. 한국 응답자의 55%가 은퇴 후 어려움을 예상한다고 답했다. 한국의 가계 수입 중 저축의 비중은 1988년 25.9%에서 2010년 2.8%로 급감했다. 현재는 많은 서구 선진국보다 뒤처지고 있다. 한국이 다른 아시아 국가에 비해 은퇴에 대해 전반적으로 부정적 성향을 보이는 것은 아마 이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저축이 적으니 미래가 불안해지는 것이다.



 필자가 보기에 한국의 낮은 저축률과 은퇴 준비 부족은 두 가지 요인 때문이다. 하나는 지나치게 높은 부동산 가격이고 다른 하나는 자녀 교육에 대한 헌신이다. 한국 사람들은 은퇴 후 편안한 생활을 포기하는 대신 주택담보대출에 대한 부담과 씨름하면서 살고 있다. 그러면서도 자녀들이 최고의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지원하는 데 노력을 아끼지 않는다. 하지만 국민연금이 생각만큼 넉넉하지 않을 것이라는 사실을 안다. 충분한 노후 대비를 할 수 없으니 걱정스러울 따름이다. 이에 대한 해결책은 무엇일까?



 정답은 바로 ‘계획’이다. 계획을 세워도 100% 모두 실천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렇더라도 아예 계획 없이 시작하는 것보다는 훨씬 낫다. HSBC 설문조사 결과를 통해서도 ‘플래닝 프리미엄(Planning Premium)’이 가지는 재정적·심리적 효과에 대한 확실한 근거를 찾을 수 있었다. 은퇴 계획을 세운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은퇴까지 평균적으로 2.5배 더 많은 저축을 했다. 은퇴 자산 또한 평균보다 39%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그러나 계획이 없는 이들은 평균보다 43%나 적은 액수로 노후 생활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필자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거창하거나 완벽한 계획이 아니다. 먼저 은퇴 후 필요한 수입에 대해 고민해보길 권한다. 이러려면 지출항목부터 먼저 파악해야 할 것이다. 자녀 교육비는 아마도 없어지겠지만, 의료비 지출이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부부가 함께 오붓한 여행을 즐기고 싶을지도 모른다. 취미생활 등 지금은 하지 못하는 활동에도 돈이 필요해진다. 지출항목을 결정한 뒤에는 은퇴 후 수입을 계산해보자. 국민연금이나 퇴직연금 혹은 개인연금으로 지출항목 중 얼마를 부담할 수 있는가? 나머지 부분은 개인 저축을 통해 충당하는 수밖에 없다.



 은퇴 후 30년 동안 원하는 삶을 살기 위해 매달 100만원이 추가로 필요하다고 가정해보자. 물가상승률을 감안하지 않더라도 최소 3억6000만원이 추가로 필요하다는 계산이 나온다. 20년 후 은퇴를 계획하고 있다면 연간 1800만원을 저축해야 한다. 또 다른 변수도 고려해야 한다. 은퇴 후 여행을 계획하거나 해외에 거주하는 자녀 근처에서 살고 싶을 수도 있다. 혹은 생활비와 세금이 적게 드는 곳으로 이주해 노후를 보내고 싶을 수도 있다. 이 같은 희망을 충족하려면 원화가 아닌 현지 통화를 기준으로 필요한 액수를 저축해야 한다.



 세계 인구는 점점 고령화되고 있다. 국가나 기업에서 제공하는 연금 혜택을 감소하는 추세다. 우리는 모두 은퇴 후 국가, 혹은 타인에게 경제적으로 의존하지 않고 자신의 미래를 준비해야 할 책임이 있다. 그리고 성공적 노후 생활을 누리는 데 있어 핵심 열쇠는 바로 재정설계의 힘을 활용하는 것이다.



매튜 디킨 한국HSBC은행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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