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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트북을 열며] 나경원 ‘자승자박 3종 세트’

이나리
경제부문 차장
졌는데 이런 말까지 해서 미안하지만, 참 한심하다. 서울시장 보궐선거전에 나섰던 한나라당의 SNS 참모진 말이다. 트위터리안들은 덕분에 잊을 만하면 한번씩 ‘빵’ 터졌다. 나경원 캠프의 ‘자승자박 3종 세트’를 꼽아보자.



 6일. 나 후보 홈페이지에 생뚱맞은 화면이 등장했다. 회색 바탕에 침울한 표정의 나 후보 사진, 옆에는 ‘나경원 iSad 2011.10.06’이란 문구가 떠 있었다. 뜻인즉 전날 있은 스티브 잡스 애플 창업자의 죽음을 애도한다는 건데, 네티즌 반응은 한마디로 “지금 죽은 사람 두고 장난하느냐”였다. 나도 처음 그 화면을 봤을 땐 ‘설마, 나 후보에 대한 악의적 패러디겠지’ 했다. 한데 캠프 측에서 화면을 허둥지둥 내리며 “담당자 실수”라 얼버무렸단 얘기를 듣곤 기가 찼다. 아니나 다를까, 이후 트위터엔 한동안 ‘iSad’를 소재 삼은 글과 그림이 넘쳐났다. 누군가는 ‘그래도 여긴 주어가 있다’는 멘트로 사람들을 웃겼다. 지난 대선 당시 이명박 후보가 “BBK를 설립했다”고 발언한 동영상이 공개되자, 나 후보가 나서 “BBK라고 한 건 맞는데 (‘내가’라는) 주어가 없다”고 대응한 일화를 비꼰 것이다.



 15일 토요일. 나 후보의 트위터에 본인 이름으로 각종 자화자찬성 댓글이 달렸다. 캠프에선 “트위터의 계정 연동 오류 때문”이라 해명했다. 대충 넘어갈 ‘네티즌 수사대’가 아니다. 뒤져 보니 동일한 PC로 나 후보 트위터 글과 지지 댓글을 번갈아 올리는 과정에서 생긴 문제였다. 한 네티즌은 트위터 본사에 문의해 “오류는 없었다”는 답까지 받아냈다. 트위터엔 ‘주말이 무료할까 또 한 건 터뜨려 주셨다’ ‘댓글 알바야 여·야 다 있는 건데 그냥 실수라면 되지 왜 남을 걸고 넘어지느냐’는 글들이 주르르 올랐다.



 3탄은 20일. ‘황제 피부과’ 논란이 가열된 가운데 나 후보 딸이 썼다는 편지가 온라인에 퍼졌다. “피부과에 간 건 다운증후군 딸의 노화 치료 때문이었다”는 나 후보 해명과 절묘하게 맞아떨어지는 내용이었다. 네티즌들은 절절한 사연에 가슴 아파하며 편지를 퍼 날랐다. 한쪽에선 내용이 너무 작위적이라며 의혹을 제기했다. 트위터리안들 사이에 갑론을박이 오갈 즈음에야 나 후보 측에서 뒤늦게 자료를 냈다. “확인해 보니 그 편지는 가짜더라”는 거였다.



 캠프에선 어쩌면 이런 일들을 그저 해프닝 정도로 여겼으리라. 주요 언론에 크게 보도된 것도 아니니 말이다. 뭘 몰라도 한참 모른 것이다. SNS 소통의 핵심은 양질의 정보, 진실한 태도, 적극적 참여다. 나 후보 캠프는 무엇 하나 제대로 못 해냈다. 세 사건 모두 ‘주어’를 찾을 수 없다는 게 가장 뼈아프다. 다 실무자의 실수요, 후보는 모르는 일이면 도대체 그 중요한 소통은 누가 하고 있었더란 말인가. ‘트윗플=진보’라 어차피 역부족이란 변명 따윈 던져버릴 일이다. 한나라당에 권한다. 공부 좀 하시라. 일급 SNS 전문가를 고용하라. 뭣보다 제발 직접 좀 해보시라.



이나리 경제부문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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