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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병상의 시시각각] 트위터가 뭐길래 ?

오병상
수석 논설위원
예상했던 대로다. 이번에도 트위터가 이겼다. 이번 10·26 재·보선 과정을 지배한 결정적 변수는 트위터였다. 선거 당일 트위터가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 공간에 펼쳐 보인 위력과시를 보자.



 ▶아침=‘투표소에 노인분들만 계셔요.’



 ▶정오=‘닥치고 투표.’(개그맨 김제동, 인증샷 공개) 이어 개그맨 김경진, 가수 이효리·원더걸스 등 유명 연예인 인증샷 잇따라.



 ▶오후 2시=‘현재 투표율 29.5% 강남 3구는 고공행진 중.’ ‘내가 잠이 오냐고.’(작가 공지영. 미국에서 밤을 지새우면서)



 ▶오후 4시=‘나 후보가 앞서고 있다는 분석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비상 또 비상.’(건축가 김진애)



 ▶오후 6시=‘칼퇴근. 투표하러 갑니다.’ ‘시내 차 많이 막힙니다. 지하철로 움직이세요.’ ‘올림픽대로 양방향 극심 정체.’



 ▶저녁 8시=‘여러분 사랑합니다. 지금 가슴이 뜨거워져서 아무 말도 할 수가 없습니다.’(작가 이외수) ‘퀸의 노래 We are the champions를 모두에게 바친다.’(조국 서울대 교수)



 정치 캠페인에 이처럼 화려하고 다양한 출연진은 없었다. 이보다 자발적인 캠페인은 없었다. 이만큼 정치적으로 편파적인 캠페인도 없었다. 외형상 중립적인 투표참여 캠페인이지만, 모두 박원순 지지 캠페인이다. 이런 메시지를 접한 박원순 지지자는 물론 호감을 가진 유동표까지 투표장으로 향하게 만든다. 트위터가 지지 후보를 바꾸게 만들지는 못하더라도, 적어도 박원순 후보 지지자들을 최대한 동원하는 위력은 확실히 보였다. 나경원은 보이지 않았다.



 트위터의 위력은 현실에 그대로 투영되었다. 높은 투표율(48.6%). 평일 선거인데도 불구하고 2002년 공휴일 서울시장 선거 투표율(45.3%)보다 높다. 젊은이들이 투표장으로 몰려들어 저녁 8시 이후에도 줄을 섰다. 투표율이 높을수록 한나라당은 불리해졌다.



 트위터리안(Twitterian·트위터 사용자)은 상대적으로 박원순을 많이 찍었다. 우리나라의 경우 스마트폰 보유자의 67%가 SNS를 한다. 미국의 56%보다 높은 세계 최고 SNS 애용국이다. SNS 중에서도 트위터를 가장 많이 사용하며, 트위터는 정치적으로 가장 위력적이다. 대표적인 SNS 가운데 페이스북은 ‘친구들끼리 골방에 앉아 도란도란거리는 방식’이라면, 트위터는 ‘목소리 큰 사람이 광장에 모인 사람들에게 외치는 형식’이기 때문이다.



 트위터리안은 급증하고 있다. 지난해 6월 서울시장 선거 당시 100만 명이었는데 지난 4월 분당 보궐선거 때는 250만으로 늘었고, 최근 400만으로 추산된다. 트위터 100만 시절 민주당(한명숙 후보)은 0.6% 차이로 한나라당(오세훈 시장)에 졌다. 트위터 250만이 되면서 민주당(손학규)은 한나라당(강재섭)을 2.7% 차이로 이겼다. 트위터 400만 시점에서 박원순은 한나라당 나경원을 7.2% 차이로 이겼다. 트위터리안이 늘어날수록 한나라당은 불리하다.



 우리나라에선 스마트폰을 가진 사람 대부분이 트위터를 한다고 볼 수 있다. 스마트폰은 20대와 30대를 넘어 40대까지 확산되고 있다. 지난 7월 조사에선 스마트폰을 가장 많이 사는 연령대가 40대였다. 이번 선거결과를 연령별로 보면 40대까지 박원순 지지가 높았다. 40대의 박원순 지지 66.8%가 50대에선 43.1%로 뚝 떨어진다.



 지역적으로 애플 스마트폰 이용자의 75.6%가 수도권에 산다. 지방의 경우 호남 4.9%, 충청 6.1%, 대구·경북 4.9%에 불과하다. 한나라당이 후보를 낸 지방 자치단체장 8곳에서 모두 승리한 것이 이런 낮은 스마트폰 보급률과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스마트폰이 보급될수록 한나라당은 불리하게 된다.



 그렇다고 한나라당의 미래가 없는 것은 아니다. 미국의 보수 공화당은 2008년 대선에서 SNS를 활용한 오바마에게 참패한 이후 의원들마다 ‘트위터 신속대응팀’을 만들었다. 최근 공화당 트위터 메시지 건수, 팔로어 수는 민주당의 두 배를 넘었다. 기술은 도구에 불과하다.



오병상 수석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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