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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수대] 앞치마 두른 가정주부처럼 시민의 삶 꼼꼼히 챙기는 살림꾼 시장이 되어주세요

[일러스트=김회룡 기자]


축하해요, 원순씨. 백두대간을 내려온 털북숭이 산사내가 ‘50일의 기적’을 만들어냈네요. 혹독한 검증 공세를 물리치고 7.2%포인트의 확실한 표차로 서울시장에 당선됐으니 얼마나 감개가 무량하겠어요. 운동권 학생에서 검사로, 인권 변호사로, 시민 운동가로 변신에 변신을 거듭한 끝에 선출직 행정 공무원의 꽃이라는 서울시장 자리까지 올랐으니 한 편의 드라마가 따로 없어요.



 상대 진영의 집요한 네거티브 공세에도 불구하고 20~40대 서울 시민의 압도적 다수가 원순씨에게 표를 던진 것은 원순씨가 좋아서라기보다 MB가 싫고, 한나라당이 싫어서일 겁니다. 말로만 경제를 살리고, 입으로만 공정과 친서민을 외치는 개념 없는 보수 꼴통에 대한 실망과 분노가 원순씨에게 반사이익을 안겨준 것 아닌가요. 특히 타이밍 맞춰 내곡동 파문을 터뜨려준 MB에게 원순씨는 큰절이라도 해야 할 겁니다. 검증과 비방도 구별 못할 정도로 요즘 젊은이들 어리석지 않아요. 그것도 모르고 한나라당은 구시대적 인신공격과 흑색선전에 매달리다 오히려 낭패를 본 꼴입니다.



 원순씨는 사람 중심의 시정을 약속했어요. 전시성 행정을 멀리하고 시민의 삶을 살피고 챙기는 복지 중심의 시정을 다짐했어요. 당선된 다음 날 처음 찾은 곳도 노량진 수산시장이었습니다. 그리고 지하철을 타고 걸어서 출근했습니다. 초심을 잃지 마세요. 다음 자리를 위한 디딤돌로 서울시장직을 이용할 생각일랑 꿈도 꾸지 마세요. 사진발 신경 쓰고, 카메라 앞에서 악어의 눈물이나 흘려대는 그런 시장은 이제 필요 없어요. 가식 없는 마음으로 그늘진 곳을 보살피는 진짜 시장이 되어주세요. 어리숙해 보이는 원순씨의 미소처럼 따뜻한 미소를 시민들에게 돌려주세요. 그래서 상식이 통하고 대화가 통하는 서울시를 만들어 주세요.



 아름다운 재단을 운영하면서 그랬다고 하듯이 단돈 몇천원 쓴 것까지 인터넷에 투명하게 공개하고, 시민들의 잔소리와 쓴소리를 있는 그대로 들어주세요. 가계부 쓰며 꼼꼼하게 살림을 챙기는 앞치마 두른 가정주부 같은 시장이 되어주세요. 거창한 구호나 이념은 치워주세요. 당장 눈앞의 효과보다는 원순씨를 지지한 사람들이 자신들의 선택을 자랑스러워할 수 있는 그런 일을 해주세요. 2년9개월의 임기는 길지도 않아요. 청계천이나 한강 르네상스가 없어도 성공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세요. 쉽진 않겠지만 자신보다 시민을 먼저 생각한다면 불가능한 꿈은 아닐 겁니다.



 원순씨는 새 시장의 첫 선물로 서울광장과 광화문광장을 시민에게 돌려준다고 했어요. 전경들의 차벽이 치워진 그 자리에 여유와 웃음, 사랑과 희망이 활짝 피어나게 해주세요. 원순씨를 지지하지 않은 50~60대도 신경 써 주시고, 강남 주민들도 잘 챙겨주세요. 원순씨, 서울을 부탁해요.



배명복 논설위원·순회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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