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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부부는 친환경 생활 실천을 서약합니다”

지난 8일 신랑 한겨례씨는 뿌리가 있는 꽃을 달고, 신부 박선영씨는 한지드레스를 입고 ‘에코웨딩’을 올렸다.
지난 8일 오후 1시 서울 성북구청 예식홀에서 열린 한겨례(20)·박선영(28·여)씨 부부의 결혼식은 조금 특별했다. 신부 박씨는 한지와 옥수수 전분으로 만든 드레스를 입었고, 신랑이 직접 만들어준 수국부케를 들었다. 신랑과 양가 부모님은 뿌리가 살아있는 꽃을 가슴에 달았다. 식장은 화려하지만 결혼식이 끝나면 버려지는 생화 대신, 소박하지만 재활용할 수 있는 조화로 꾸몄다. 예식 후에는 콩불고기, 해초주먹밥 등 유기농 식재료로 만든 음식을 제공했다. 지구환경을 생각하는 ‘에코웨딩(Eco Wedding)’이었다.



[Save Earth Save Us] 지구를 생각하는 ‘에코웨딩’

“한지드레스가 소박해 보여서 조금 고민했어요. 그런데 입어보니 약간 묵직했지만 옷이 순해서 이불처럼 부드러웠어요. 자연의 느낌이 확 들더라고요. 그래서 바로 결정했죠.” 신부 박씨는 “아름답고 친환경적인 결혼식을 하게 돼 뿌듯하다”며 환하게 웃었다.



둘 다 인디뮤지션인 이들은 서울시립청소년직업체험센터(하자센터) 내의 서로 다른 사회적기업에서 일하다 만나 사랑을 키워왔다. 나이와 종교 등 여러 가지 이유 때문에 양가 모두 두 사람의 결합을 반대했다. 많은 난관을 거쳐 어렵게 승낙받은 결혼이었다. 좀더 의미있는 결혼식을 하고 싶었다. 그때 하자센터에 위치한 사회적기업 ‘대지를 위한 바느질’이 떠올랐다. 재활용이 가능한 한지드레스를 만들면서 에코웨딩을 주관해주는 곳이었다.



“친환경 결혼식을 하겠다”는 두 사람의 말에 의아해했던 가족들도 직접 결혼식을 보고 좋아했다. 신부의 여동생인 박선희(25·주부)씨는 “저도 비싼 웨딩드레스를 입어봤지만 당일엔 정신없어서 별 의미가 남지 않았어요. 그런데 언니는 한지드레스의 의미를 평생 기억하게 될 거잖아요”라고 말했다. 그는 “결혼식도 꼭 필요한 부분만 소박하게 꾸며 쓰레기도 거의 나오지 않네요. 하객들도 의미 있는 결혼식이라며 덕담해주셨어요”라고 덧붙였다. 결혼식이 끝난 후 남은 음식은 박씨 부모님이 모두 포장해 갔다. 한씨 부모님은 가슴에 달았던 꽃을 화분에 옮겨 키우고 있다. 또 박씨가 입은 한지드레스는 수선을 통해 일상복으로 재활용된다.



두 사람은 결혼 생활에서도 ‘친환경’을 실천하기로 약속했다. “신혼집을 재래시장 근처로 얻었어요. 대형 마트보다는 시장을 자주 이용하고, 냉장고도 적게 채워서 에너지 사용을 줄이려고요.” 내년에 태어날 아기를 위해 옷과 소품들을 만들 재봉틀도 샀다. “겨례씨는 집에 둘 가구를 직접 만들 수 있게 목공기술도 배운대요. 언젠가는 귀농해서 살고 싶어요.”



◆아름다운 첫 시작, 에코웨딩=중앙일보와 환경부는 지난 6월부터 ‘에코웨딩’ 캠페인을 진행했다. 홈페이지(ecowedding.joinsmsn.com)를 통해 친환경 결혼식의 의미와 방법을 알려주고, 신혼살림용으로 ‘환경마크’나 ‘우수재활용마크’ 등이 찍힌 녹색제품 정보를 제공했다. 결혼 후 친환경 생활의 실천을 다짐하는 ‘에코커플 서약서’에는 한씨 부부도 서명했다.



캠페인에 동참한 ‘대지를 위한 바느질’의 이경재 대표는 “에코웨딩이라고 하면 왠지 투박하고 비쌀 거라고들 생각한다”며 “드레스나 부케·청첩장 등을 재료나 만드는 방식은 친환경적이면서 디자인은 세련되게 만들어 예비부부들이 스스로 선택하고 싶게 만들려고 노력한다”고 말했다.



캠페인 주최측은 지난 12~15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저탄소 녹색성장 박람회 2011’에서 녹색가정의 탄생과 확산을 위한 에코웨딩관도 운영했다. 현장에서는 두 쌍의 다문화가정이 한지드레스와 뿌리가 있는 부케, 유기농 뷔페, 하이브리드 웨딩카, 환경마크 인증가구 등을 지원 받아 무료로 결혼식을 올렸다. 이날 주례를 선 윤승준 한국환경산업기술원장은 “국경을 넘은 신랑신부의 사랑이 가정을 견고하게 지탱해줄 거라 믿으며, 에코웨딩을 계기로 친환경가족의 모범이 되길 부탁드린다”라고 말했다. 이 캠페인은 내년에도 에코웨딩 주례단, 다문화가정을 위한 에코웨딩 등을 통해 진행될 예정이다.



양훼영 행복동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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