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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일기] 엄마를 지켜줘

이상화
사회부문 기자
“가족에게 젊음을 희생했는데, 또 고생하시는 엄마에게 미안하다.”



 50대 여성들이 일터로 나서고 있다는 26일자 본지 기사에 보인 한 네티즌의 반응이다. 50대 여성은 직장에서 퇴직 위기에 몰린 베이비부머(1955~63년 출생자)의 아내이자 취업난에 빠진 20대 청년의 엄마들이다. 취재 과정에서 만난 50대 여성들이 자발적으로 일터로 나서는 경우는 드물었다. 남편 벌이가 흔들리고 자녀 취업이 여의치 않아 일터로 떠밀리는 사람이 대부분이었다.



 결혼 후 집안일만 챙기던 이들이 20~30년 만에 맞닥뜨린 현실은 삭막했다. 요양보호사·간병인·간호조무사 등은 일도 힘들뿐더러 식사를 대충 때우고 청소·빨래 같은 허드렛일을 도맡기도 했다. 월급도 대부분 100만원 안쪽이다. “150만원은 꿈같은 이야기”라고 입을 모은다. 근로자가 누려야 할 최소한의 권리에서 소외당하기 일쑤였다.



본지 10월 26일자 1면.
 서울 망우동 북부병원 간병인인 문순임(59)씨는 “쉬는 날 없이 12시간 주야 교대로 일하지만 언제든 나가라면 나가야 하는 처지(비정규직)다. 산재보험도 없어 다치면 보상받을 길도 없다”고 했다. 외국인 근로자도 알뜰히 챙기는 최저임금이나 초과수당 등은 먼 나라 사람들의 동화 같은 얘기일 뿐이었다.



 이들에 대해선 사회적인 평가도 인색하다. 베이비부머 남편들은 은퇴를 시작했지만 우리 사회 발전의 주역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가정에서 묵묵히 남편과 자식 뒷바라지에만 청춘을 바친 50대 여성들의 공(功)은 제대로 평가받지 못한 게 현실이다. 하지만 취재 현장에서 만난 이들은 다시 ‘나’를 찾았다는 자부심에 당당한 모습을 보였다.



 50대 여성들의 바람은 크지 않았다. 이들은 “지금껏 살아오면서 쌓은 노하우가 있고 책임감도 커서 어떤 일이든 잘 할 수 있다”고 말한다. “좀 더 안정적인 일자리, 전문 지식은 아니지만 가정을 꾸려오면서 얻은 지혜를 더 잘 발휘할 수 있는 일자리를 바란다”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 사회는 이들을 받아들일 준비가 거의 돼 있지 않다. 정부 고용정책에도 50대 여성은 빠져 있었다. 이를 점검하자는 게 취재 의도였다. 이제라도 50대 여성을 위한 틈새직업을 창출하고 사회보험료 지급과 같은 지원책 마련에 나서야 한다.



이상화 사회부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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