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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의 삶과 경영 ⑮ 트위터에서 내 별명은 ‘야리마쇼(やりましょう·합시다)’

손정의 회장이 지난해 5월 18일 일본 도쿄에서 새로 출시할 14종의 휴대전화를 소개하고 있다. 이날 손 회장은 트위터의 공동 창업자 중 한 명인 에번 윌리엄스를 화상 연결해 공개 대화를 했다. 손 회장은 세계에서도 드물게 트위터를 애용하는 최고경영자(CEO)다. 그는 “트위터로 인해 우뇌와 좌뇌에 이어 외뇌(外腦)를 하나 더 얻은 느낌”이라는 말을 했다. [블룸버그]


손정의 회장이 본지 연재를 기념해 써보내 온 좌우명 ‘뜻을 높게(志高く·고코로자시타카쿠)!’
지난 10년, 세상에 일어난 가장 큰 변화 중 하나는 아마도 휴대전화 사용자의 엄청난 증가일 게다. 약 7억 명에서 50억 명 이상이 됐다. 앞으로 10년간의 변화는 더 클 것이다. 50억 명 대부분이 스마트폰을 쓰게 될 것이다. ‘전화회사’의 시대는 가고 ‘모바일 인터넷 회사’의 시대가 열릴 것이다. 내가 사업을 시작한 뜻은 ‘디지털 정보혁명으로 인류를 행복하게’이다. 디지털 혁명을 통해 인간의 지혜와 지식을 한데 모아 세상을 보다 행복한 곳으로 만들고 싶다는 이상이다. 2009년 말 나는 거기 딱 맞는 소통도구를 만났다. 트위터다. 그해 12월 24일 나는 첫 트윗을 날렸다. 애초 목적은 2010년 발표할 ‘소프트뱅크 30년 비전’을 보다 알차게 만들려는 것이었다. 트위터를 통해 다양한 의견과 지혜를 모으고 싶었다. 한데 기대 이상이었다. ‘30년 뒤 교육은 어떠해야 할까요?’란 질문을 던지니 한 시간 만에 230개의 답이 올라왔다. ‘인생에서 가장 슬픈 일은 뭘까요?’란 질문엔 하룻밤 새 2500개의 답글이 쏟아졌다. 트위터를 시작한 지 오늘로 672일. 어느새 나는 일본에서 가장 많은 팔로어를 둔 사람이 됐다. 세계 139만2155명이 내 트윗을 받아본다. 언론에 따르면 일본 유력 주간지 발행부수의 두 배를 훌쩍 넘는 숫자란다. 파급력은 훨씬 크다. 소셜 네트워크의 가공할 힘이다.

팔로어 139만 명 ‘일본 1위’ … “트위터는 나의 또다른 뇌”



2009년 크리스마스 이브에 내가 첫 트윗을 날리자 바로 이런 댓글이 올라왔다.



 ‘당신, 손정의 맞아?’



 뒤를 이어 ‘진짜일 리 없다’ ‘누군가 대필하는 게 분명하다’는 트윗이 이어졌다. 나는 답했다.



 ‘제가 진짜인지 묻는 코멘트가 많습니다만, 진짜입니다. 대필도 부탁하지 않고 있습니다. 이렇게 즐거운 일을 남에게 맡길 수는 없지요. 여러분에게도 실례가 되니까요. 그러니 오자 같은 게 있더라도 용서해 주세요.’



# “이 재미있는 걸 왜 대필 시킬까?”



손정의 회장의 트위터. 프로필난에는 손 회장이 직접 작성한 자기 소개 글이 담겨 있다. ‘트위터를
통해서 시공을 초월해 많은 이들과 마음이 통할 수 있다는 데에 감동 받았습니다. 인터넷의 등장
이후 처음 느낀 감동입니다 …’
 정말이다. 트위터 활동은 정말 재미있고 신난다. 수많은 이들과 심상한 일상을, 재미있는 얘기를, 때론 심각한 토론을 언제든 맘껏 나눌 수 있다. 기업인치곤 내가 꽤 많은 팔로어를 갖게 된 데에는 아마도 이렇듯 격의 없는 태도가 한몫하지 않았나 싶다. 예를 들어 내가 좋아하는 사극의 방영 시간이 다가오면 이런 트윗을 올리기도 한다. ‘가슴이 두근거린다. 30분 뒤면 시작이다!’ 언젠가는 한 극우 성향의 트위터리안이 ‘손정의는 일본에서 나가라! 두 번 다시 돌아오지 마!’ 하는 막말을 남겼다. 나는 가볍게 답했다. ‘어디로 가면 돼?’



 말조심을 해야 할 상장기업 대표라면 하지 않을 법한 얘기도 그냥 해버린다. 일본 정부의 고질적 낙하산 인사를 비판하고, 창의력을 저해하는 주입식 교육을 공격한다. 지난해 4월에는 통신업계의 ‘상전 중 상전’인 하라구치 당시 총무상과 트위터 설전을 벌였다. 정부의 이동통신 정책이 너무 인기영합적이라 생각한 때문이다. 지난해 9월에는 트위터상에서 내가 주장하는 광케이블 정책에 대한 지지 서명운동도 벌였다. 3만4000명의 트위터 서명을 받아 총리실에 제출했다. 디지털교과서 반대론자와 실시간 토론도 벌였다. 올 4월엔 일종의 ‘트위터 단식’도 감행했다. 정부가 인터넷업체의 이용자 통신 기록을 영장 없이 요청할 수 있는 법안을 만들었다는 뉴스를 읽고서다. 나는 트위터에 ‘앞으로 3일간 트위터를 하지 않겠다. 오늘 일본 정부가 인터넷 규제 강화 법안을 결정했기 때문’이라고 선언했다.



 이런 내 활동을 회사 재무담당이나 법무담당이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지켜보고 있다는 걸 안다. 한 담당자는 ‘회장님이 회사 기밀이나 해선 안 될 소리를 해버릴까 잠이 안 온다’는 말을 했다. 그럼에도 내가 열성적 트위터 활동을 멈추지 않는 건, 이것이야말로 집단 지성과 네트워크의 힘을 현실에 구현할 수 있는 이 시대 최상의 미디어란 확신 때문이다.



# 업무 보고도 트위터로 하는 직원들



 실제로 트위터는 소프트뱅크에 또 한번의 혁신 바람을 일으켰다. 소프트뱅크 홈페이지(http://www.softbank.co.jp/ja) 왼쪽 아래편엔 ‘합시다(やりましょう·야리마쇼)’라는 제목의 박스가 있다. 이를 클릭해 들어가면 다시 네 개의 항목이 나타난다. 첫째는 ‘전체 의견’, 둘째는 ‘합시다’, 셋째는 ‘검토 중’, 넷째는 ‘(해결)했습니다’이다. 트위터리안들이 우리 회사에 대한 불만, 질문, 요청을 담은 글을 올리면 이를 검색해 그에 대한 답변이나 해결 방안, 처리 결과를 알리는 사이트다. 이를 위해 회사의 고객지원 부서에선 ‘소프트뱅크’나 ‘전파’ ‘기지국’ 같은 키워드 수백 개를 정해놓고 트위터를 수시로 검색해 고객의 소리를 수집한다. 이렇게 모은 트윗은 하루 두 차례에 걸쳐 회사 각 부서에 통보된다. 일방적 비난이나 인신공격성 글도 여과 없이 전달한다. 각 부서에선 실제 개선이 필요한 것들, 답변해야 할 것들을 골라 적극적으로 대응한다. 덕분에 회사 전체의 업무 진행 속도가 대단히 빨라졌다. 이젠 직원들조차 내 업무 지시에 대한 보고를 트위터로 할 정도다. 덕분에 일본 네티즌들 사이에서 내 별명은 ‘야리마쇼’가 됐다.



 이런 일도 있었다. 지난해 3월 몇몇 트위터리안이 내게 ‘후지 록페스티벌 현장에선 휴대전화 통화가 안 된다. 소프트뱅크 모바일이 나서서 해결해 주면 어떠냐’는 제안을 올렸다. 나는 즉시 ‘공연이 언제 시작되느냐’고 물었다. 열흘쯤 뒤엔 ‘오늘까지 대안을 마련하겠다. 기지국의 전파 처리 용량을 늘리겠다’고 답했다. 7월 13일 담당 직원이 ‘순조롭게 진행 중’이란 보고를 트위터로 했다. 8월 1일, 나는 ‘처리했습니다. 전파 용량 100배 증강, 임무 완료’라는 글을 남겼다. 요즘 소프트뱅크 모바일의 고객관리 업무는 상당 부분 이렇게 진행된다.



# 흐려진 마음 다잡게 해준 실시간 소통



 무엇보다 기업 경영자로서 트위터를 통해 내가 받은 가장 큰 선물은 고객의 속마음을 헤아리게 됐다는 거다. 지난해 3월, 나는 ‘소프트뱅크 전파 개선 선언’이라는 걸 했다. 소프트뱅크 모바일의 통화 품질을 획기적으로 높이겠다는 내용이었다. 계획을 밝히자 임원들의 반대가 빗발쳤다. “아직 빚도 다 갚지 못했는데 무슨 소리냐”는 거였다. 트위터를 하기 전이었다면 나도 그런 한가한 생각을 했을지 모른다. 하지만 트위터에 실시간 올라오는 고객 불만을 빤히 보면서 나 몰라라 할 수는 없었다. 사실 트위터 사용 초기엔 쏟아지는 고객 목소리에 ‘쿵!’ 하고 망치로 머리를 얻어맞은 듯한 충격을 받기도 했다. 그 가운데 깨달았다. ‘내 마음이 잠시 흐려졌었구나. 진짜 중요한 건 돈이 아닌데.’ 매일 조금씩 늘어가는 팔로어 수를 보면 이런 내 진심이 통한 듯해 감사하고 행복하다. 



정리=이나리 기자



◆트위터(twitter)=블로그의 인터페이스와 미니홈피의 ‘친구맺기’ 기능, 메신저 기능을 한데 엮은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 2006년 3월 미국의 벤처기업가 잭 도시, 에번 윌리엄스, 비즈 스톤이 공동 개발했다. 트위터란 ‘지저귀다’는 뜻. 하고 싶은 말을 그때그때 짤막하게 올릴 수 있다. 한 번에 쓸 수 있는 글자 수도 최대 140자로 제한돼 있다. 트위터 사용자를 ‘트위터리안’, 올리는 글을 ‘트윗’이라 한다. 특정 글을 다른 사용자에게 퍼뜨리는 것은 ‘리트윗’이다. 상대가 허락하지 않아도 일방적으로 ‘뒤따르는 사람’, 즉 ‘팔로어’로 등록할 수 있다. 웹이 아닌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나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언제 어디서나 접속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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