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콩 타작하던 어머니 한마디에 ‘콩, 너는 죽었다’ 시 썼지요

‘콩, 너는 죽었다’ ‘창우야 다희야, 내일도 학교에 오너라’ ‘섬진강’. 초·중·고교 국어 교과서에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김용택 시인의 작품입니다. 그의 작품에서는 시인이 섬진강 가의 작은 분교에서 초등학생을 가르치며 겪은 일상이 자연스레 묻어납니다. 자연, 아이들과 교감한 내용도 쉽고 평이한 언어로 담겨 있습니다. 김 시인을 만나 교과서에서 배운 그의 작품 세계와 뒷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NIE] 교과서 속 이야기 신문에도 있네요
중1-2 생활국어(미래엔) Ⅳ. 삶의 깨달음 나누기 (1) 생활 체험과 갈등 표현
‘섬진강’ 시인 김용택 만나보니

“고등학교 졸업할 때까지 너무 가난해서 교과서 외의 책을 본 적이 없었어요. 그런 제가 글을 쓰는 사람이 되리라곤 생각도 못했죠.” ‘섬진강 시인’으로 유명한 김용택(62)씨의 말이다. 그는 자신을 문인으로 성장시킨 스승으로 자연과 아이들을 꼽았다. 19일 경기도 파주 출판단지에서 윤호진·김재현(서울 우신중 2)군을 만난 김씨는 “자신의 일상에 애정을 갖고 세밀하게 관찰하는 게 좋은 글을 쓸 수 있는 기본 자세”라고 강조했다.



정리=박형수 기자

사진=김진원 기자



중앙일보 기사로 더 생각해 보세요



김용택 시인(가운데)은 김재현·윤호진군(왼쪽부터)에게 “일상을 관찰하다 보면 좋은 글감을 발견하게 된다”고 조언했다. [김진원 기자]
▶윤호진=초등학교 교과서에서 읽은 ‘콩, 너는 죽었다’라는 작품을 좋아합니다. 그 시는 어떻게 쓰시게 됐나요.



▶김용택 시인=저도 그 작품을 좋아해요. 돌아가신 박완서 선생님도 그 시를 굉장히 마음에 들어 하셨죠. 그 시도 단순한 일상을 포착해 탄생했어요. 어느 날 제가 퇴근하고 집에 들어갔는데, 마당에서 어머니가 콩 타작을 하고 계셨어요. 어머니가 마른 콩 줄기를 탕탕 두들길 때마다 콩알이 사방으로 튀어서 굴러다니더라고요. 저는 재미 삼아 굴러다니는 콩을 주우러 다녔지요. 그런데 콩알 하나가 쥐구멍 속으로 쏙 들어가는 거예요. 그걸 보신 어머니가 ‘용택아, 저 콩은 이제 죽었다’라고 하셨죠. 그 말이 너무 재미있어서 얼른 방에 들어가 시 한 편을 썼는데, 그게 바로 ‘콩, 너는 죽었다’예요.



▶김재현=‘창우야 다희야, 내일도 학교에 오너라’처럼 선생님의 글에는 직접 가르친 아이들이 자주 등장합니다. 앞으로 작품에 꼭 등장시키고 싶은 제자가 있나요.



▶김 시인=많죠. 요즘 시골 학교 학생들은 대다수가 다문화 가정, 결손 가정 아이들이에요. 창우랑 다희를 가르칠 때와는 수업 방식도 다르고 학교 분위기도 달라요. 곧 출간할 책에는 다문화 가정과 결손 가정 아이들이 쓴 동시가 많이 실려 있어요. 앞으로도 이 아이들에게 관심을 갖고 글을 쓸 생각입니다.



▶호진=선생님의 작품이 교육적인 목적으로 읽히는 이유가 뭐라고 생각하세요.



▶김 시인=실제 이야기가 담겨 있기 때문이 아닐까요. 시골에서 아이들과 자연과 더불어 지내는 일상이 고스란히 묻어나잖아요. 정서도 정겹고 따뜻한 편이고, 시어도 어렵지 않고 기교도 단순해요. 이해하고 공감하기가 쉽다는 거죠. 요즘 도시에 사는 학생들은 하루 종일 공부만 하다 보니 사고가 경직돼 있어요. 그런 학생들의 메마른 정서에 자연과 함께 뛰어노는 시골 아이들의 이야기가 꼭 필요하다고 생각해서 읽히는 것도 같아요.



▶재현=일상에서 소재를 찾고 이를 작품으로 만드는 게 쉬운 일은 아닐 텐데요. 평범한 일상에서 좋은 글감을 찾는 비법은 무엇인가요.



▶김 시인=글쓰기가 어렵다는 생각부터 버려야 해요. 떠오르는 생각을 글로 적기만 하면 돼요. 그 글이 수필 형식이면 수필이 되는 것이고, 시의 형태면 시가 되는 것뿐이에요. 문학 작품을 남기겠다는 생각을 내려놓고, 내가 하고 싶은 말을 적기부터 해보세요. 여러분의 생각은 맞고 틀린 게 없어요. 다양한 생각이 모두 소중하고 맞는 거예요. 좋은 글감을 찾으려면 주변을 세밀하게 관찰을 하면 돼요. 세상에 관심이 많을수록 평범한 일상도 나에게 새로운 이야기감으로 보이게 되거든요.



▶호진=아이들에게 글쓰기를 오랫동안 가르치셨는데, 아이들의 작품을 보고 놀란 적은 없으신가요.



▶김 시인=아이들의 상상력은 정말 놀랍습니다. 내가 가르친 것은 교과서의 지식에 불과했지만, 아이들은 더 많은 것들을 내게 가르쳐 줬어요. 지루하고 구태의연해지는 나에게 아이들이 늘 신선한 샘물을 끼얹어 주는 듯했어요. 안타까운 건 많은 학교에서 아이들의 그런 놀라운 생각을 억압하고 그저 공부만 하는 기계를 만들고 있다는 점이에요. 고민하고 방황할 시간, 세상에 관심을 갖고 참여할 시간을 갖게 해줬으면 좋겠어요.



▶재현=좋은 글이란 어떤 건가요. 어떻게 하면 좋은 글을 쓸 수 있나요.



▶김 시인=독자로 하여금 작가의 세계관과 제대로 만날 수 있게 하는 글이 좋은 글이라고 생각해요. 글이란 작가가 바라보는 세상을 표현한 것이잖아요. 독자가 그 세계를 정확하고 쉽게 만나려면, 글이 진솔하고 정직해야 해요. 내 글에 섬진강이 자주 등장하는 것도 같은 이유예요. 내가 태어나고 평생을 살았던 곳이니까, 눈을 감아도 강줄기가 눈에 선하고 멀리 떨어져 있어도 강물 소리가 들려요. 나와 한 몸이 된 소재를 사용해야 글이 살아나겠죠. 좋은 글을 쓰는 건 누가 가르쳐서 되는 게 아니에요. 많이 읽고 많이 써보라는 말밖에 할 수가 없어요. 자꾸 쓰다 보면 나의 생각이 정리가 되고, 나만의 솔직한 이야기가 흘러나올 겁니다.



중앙일보 기사로 더 생각해 보세요



꽃처럼 뛰놀던 아이들 … 구김살 없이 잘 자랐구나




소설가 김훈씨가 길을 나섰다. 행선지는 전북 임실군 마암면 운암초등학교 마암분교. 20년 지기인 동갑내기 시인 김용택씨가 수년간 아이들을 가르쳤고, 신문기자이던 김씨가 1999년 가을 신문 연재 글을 쓰기 위해 찾았던 곳이다.



김씨는 “1학년부터 6학년까지 다 데리고 놀겠다”는 ‘야심 찬’ 공약으로 학생회장에 당선된 6학년 여학생 박초이, 묵묵히 초이를 뒤에서 돕던 같은 학년 남학생 윤귀봉, 장차 결혼하겠다며 항상 붙어 다니던 1학년생 ‘꼬마 커플’ 서창우와 김다희 등 분교 아이들의 꾸밈 없고 소박한 삶을 담담하게 전했다. 신문 글에는 ‘꽃피는 아이들’이란 소제목이 달렸고, 이듬해 출간된 김씨의 베스트셀러 산문집 『자전거 여행』에 묶였다. 당시 김씨는 김 시인과 아이들이 10년 후 다시 만나자고 약속하는 장면을 목격했다. 그리고 썼다. “그때, 나는 또 마암분교에 대해 새로운 글을 쓰고 싶다.” 올해는 약속한 그 10년이 되는 해다.



●만나기까지=이날 임실행은 김씨 나름대로 약속을 지키기 위한 것이었다. ‘꽃피는 아이들’에는 특히 형편이 어렵던 3학년생 김인수의 사연이 나온다. 아버지는 돈 못 벌고 어머니는 아픈 데다 유일하게 의지했던 할머니마저 한 해 전 세상을 떠나자 인수는 등하굣길에 수시로 할머니 무덤을 찾아 울었단다. 그러는 사이 마음은 꽁꽁 얼어붙었나 보다. 자라서 형사가 되겠다는 인수에게 “왜 하필 형사냐”고 묻자 인수는 “나쁜 놈들 다 잡아 가두기 위해서”라고 답했단다. 이 말을 들은 김씨, 썼다. “이 세상에는 명백한 악이 존재한다는 운명적 사실을 어린 인수는 잘 알고 있었다. 나는 인수가 세상의 악을 알아가는 마음의 과정들을 생각하면서 속으로 울었다.”



●만나고 보니=뜻밖에도 아이들은 김씨를 알아보지 못했다. 야간대 1학년생이 된 인수는 “기억 못해 너무 죄송하다. 하지만 멋지신 분 같다. 카리스마가 느껴진다”고 했다. 2학년 여고생이 된 다희는 기억을 추궁 당하자 “멀리서 자전거를 타고 오시던 기억이 나는 것도 같다”며 꼬리를 내렸다. 5학년이던 진욱이는 얼마 전 육군 병장으로 제대했다. 전주대 경찰행정학과 07학번이다. 귀봉이는 공고에서 용접을 배워 현재 방산업체에 근무 중이다. 전북 의대 연구원인 초이는 실험 때문에 불참했다.



 김씨는 연방 감탄했다. “대단하다. 훌륭하다. 제대 병장도 있고 경찰도 있고 용접공도 있다. 특히 귀봉이가 산업역군이 된 게 기분 좋다”고 했다. 예쁘게 자란 다희와 ‘꽃미남과’ 창우는 “연락을 끊은 지 몇 년 됐다”고 했다. 창우는 “언젠가 날 잡아서 만날 수 있을 것”이라며 여운을 남겼다.



●저녁에=운암대교에서 아이들과 헤어진 김훈씨와 김용택 시인 일행은 전주로 돌아와 한 막걸리집에 자리를 잡았다. 여기에 안도현 시인 가족이 합류했다. 김훈씨는 “사회적으로 크게 출세하지 못하더라도 자기 역할을 정확히 하는 시민으로 정직하고 근면하게 살아갈 아이들”이라고 말했다. 커가는 과정에서 어려움은 있었겠지만 잘 이겨낸 것 같다는 것이다.



신문 일기에 이렇게 정리해 보세요



☞기사에 등장하는 아이들의 이름 중 교과서에서 본 이름에 표시하고, 기사 내용과 교과서 내용을 비교해 적어본다.



☞현재 도시 학교의 모습과 기사 속 학교의 모습을 비교하고, 이상적인 학교의 모습을 만들어나가기 위해 교사·학생·학부모·사회가 각자 어떤 노력을 해야 할지 정리한다.



이번 주 주제와 관련된 NIE 활동 이렇게



1. 아래 기사를 참고해 나의 일상생활을 한 편의 시로 표현해 본다.



날마다 아이들과 부대낀 시인은 현실로서의 시골도 이야기한다. 아이들의 순진무구한 모습만이 아닌 일상과 외로움을 시로 들려준다. 그가 선생님만이 아닌 마을 아저씨로, 친구로 살면서 건져 올린 작품들이다.



‘달리기를 / 했다 / 다해 1등 / 재석 2등 / 나 3등 / 우리 반은 / 모두 세명이다.’(‘꼴등도 3등’)



‘여치가 운다 / 귀뚜라미가 운다 / 중략 / 나는 안 운다 / 절대 안 운다.’(‘나는 안 운다’)



<중앙일보 2008년 8월 9일자 24면 아이들과 40년 … 동시로 쓴 일기>



2. (나)의 기사를 참고해 (가)의 작품을 도시에 사는 또래 초등학생의 시로 패러디해 새롭게 써 본다.



(가)



강가에 갔다



우리 반 애들과 갔다



선생님도 갔다



선생님이 큰 돌을 던져서



물이 튀어 오르고



무지개가 나타났다



서창우도 그렇게 해 보았다



김다솔도 그렇게 해 보았다



박창희도 그렇게 해 보았다



나도 그랬다 모두 신기하니까



해 보았다 섬진강은 깨끗하였다



섬진강에서 노는 게



참 재미있다 -김다희 ‘섬진강’



<중앙일보 2001년 1월 19일자 7면 시가 있는 아침>



(나)가방 대신 휴대전화 충전기 하나 달랑 든 아이가 교문을 들어선다. 여자 화장실은 여학생들이 화장을 고치는 곳이 돼 버렸고, 긴 머리의 남학생들은 거리낌없이 주머니에 담배를 넣고 다닌다. 쉬는 시간에 학교 밖으로 도망간 아이를 잡으러 나서는 교사의 모습은 애처롭기까지 하다. 지난해 말 방영된 뒤 TV 다큐멘터리가 받을 수 있는 상이란 상은 죄다 휩쓴 EBS의 10부작 ‘학교란 무엇인가’에 등장한 한 고등학교의 모습이다.



●우리 학교, 뭐가 가장 큰 문제인가.



“하루 평균 152명의 학생이 학교를 떠난다. 학교생활이 행복하지 않기 때문이다. 학교는 아이들을 위한 공간이다. 그런데 아이들이 절망하고 있다. 종이에 꿈을 써 보라고 했더니 ‘꿈 없음’이라고 쓴 아이도 많았다. 아이들에게 학교가 자신의 가능성을 구현해 내기 힘든 공간이 돼 가고 있다는 증거다. 아이들만 그런 게 아니다. 선생님도 학교가 즐겁지 않다. 아침마다 출근하기 싫다는 교사를 많이 만났다.”



●요즘 학교는 옛날과 어떻게 달라졌나.



“‘관계’가 무너졌다.요즘 아이들은 선생님이 체벌을 하면 신고한다. 과거엔 적어도 선생님에 대한 기본적 신뢰가 있었다는 뜻이다. 지금은 체벌이 논란이 되지만 교사와 학생의 관계가 회복되지 않으면 나중엔 선생님이 반말한다는 이유로 학생이 신고할 수도 있다. 실제로 서울의 한 중학교에서 목격한 일이다. ‘선생님, 왜 반말해요’라고 따지더라. 충격적이었다.” <중앙일보 2011년 9월 24일자 W8면 정성욱 PD ‘선생님 왜 반말해요’ 따지던 학생, 충격이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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