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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대 아줌마, 식당 홀서도 안 써” … 자격증 따러 학원으로

50대 여성들이 24일 서울 신수동 여성창업 교육반에서 꽃 디자인 교육을 받고 있다. [오종택 기자]


24일 오후 8시 서울 중곡동의 요양보호사교육원 강의실. 창밖엔 어둠이 짙게 내려앉았지만 20평 남짓한 강의실에서는 하얀 전등불 아래 머리가 희끗희끗한 여성 10여 명이 시험 문제집을 풀고 있었다. 강의실 옆 실습실에서도 중년 여성 10여 명이 귀를 쫑긋 세운 채 흰 침대 위에 놓인 실습용 (노인)인형을 일으켰다 눕혔다 하는 강사의 노인 간병 강의를 듣고 있다. 연습문제를 풀던 신모(53)씨는 “다음 달 5일이 요양보호사 시험인데 문제를 풀고 또 풀어도 머리에 잘 안 들어온다”며 “집에선 애들 창피해 못 풀고 여기서 이렇게 모여서 한다”며 웃었다. 요양보호사 자격증을 따려면 이론과 실기, 현장 실습 등을 포함해 240시간의 교육을 받고 시험을 봐야 한다. 이 교육원의 수강생 20명 중 14명이 50대다.

취업학원 풍경도 바꿔



 취업전선에 뛰어드는 50대 여성들은 준비되지 않은 구직자들이다. 전문 지식도 기술도 없다. 취업 스펙을 쌓기 위해 큰돈 들이는 것도 꺼린다. 하지만 이들의 취업 열기는 공공기관의 업무 형태나 취업학원의 풍경마저 바꿔놓을 정도로 뜨겁다. 먼저 큰돈 들이지 않고 자격증을 딸 수 있는 정부나 시·군·구가 운영하는 여성인력개발센터의 요양보호사 과정은 50대 여성들의 독차지가 됐다.



 요양보호사는 2008년 2월 자격증이 처음 생긴 이후 9월까지 105만 명의 취득자 중 50대 여성이 37.5%(39만 명)를 차지했다. 한 달에 120만원 정도를 벌 수 있고 젊은 여성들이 꺼려 50대 지원자가 많기 때문이다. 요양보호사뿐만 아니라 베이비시터, 전문산후조리관리사 과정 등도 50대 여성들의 인기 직업이다. 이들 직종은 여성 취업자 가운데 가장 많은 연령대인 40대조차 발붙이기가 어려운 실정이다.



 정부나 시·군·구가 지원하는 인력개발센터에는 50대 여성을 위한 직업훈련 강좌가 속속 신설되고 있다. 서울 중랑구 여성인력개발센터 최진희 부장은 “50대 여성들은 꼭 일해야 가정을 살린다는 절박함으로 무장해 있어 그들만을 위한 교육과정을 만들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여성가족부가 운영하는 전국의 새로일하기지원센터(새일센터)는 최근 50대 여성들만을 위한 직업훈련 프로그램을 신설했다. 50대 여성들이 일할 수 있는 실버케어, 어린이 국악문화지도, 노인 여가지도사 등을 양성하기 위한 과정이다. 서울시가 무료로 운영하는 제빵이나 바리스타 과정 등을 교육하는 한남직업학교는 50대 여성끼리 3 대 1의 경쟁률을 뚫어야 입학할 수 있다. 정부가 직업 교육비를 지원해주는 직업능력계좌제를 신청하는 50대 여성도 증가 추세다. 전국의 지자체가 주로 지원하는 여성자원금고는 기존엔 제빵이나 플라워 코디네이터 과정 등만 운영했지만 최근엔 블로그 관리와 인터넷 창업 등까지 교육 범위를 확대했다. 취업 현장으로 쏟아지는 50대 여성들을 취업뿐 아니라 창업으로까지 유도하기 위해서다.



 50대 여성들은 간호사나 조무사, 바리스타 등을 양성하는 직업 학원의 풍속도도 바꿨다. 대구 서구 요양센터에서 근무 중인 장경주(55)씨는 지난해 4월부터 1년간 간호 학원을 다녔다. 장씨는 “나는 50대가 다니는 간호 학원을 다녀 자격증을 땄다”며 “학원가에 50대가 많다 보니 50대와 20대가 다니는 학원이 따로 있다”고 말했다. 서울의 한 바리스타 학원 강사는 “50대는 아무래도 학업 진도가 늦다”며 “50대는 머리가 빠른 20~30대를 불편해하고 젊은 사람들은 50대와 같은 반에서 수업 듣는 걸 부담스러워해 반을 갈라 운영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아직 50대 여성이 일할 자리가 부족하다. 여성자원금고 김근화 이사장은 “50대 중고령자 여성을 위한 새로운 틈새 직업이 많이 창출돼야 한다”며 “교육을 받으면 50대 여성이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 수화 통역사, 탈모 관리사 등의 일자리가 많이 만들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글=이상화 기자

사진=오종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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