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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평양 훈령 받느라 회담까지 늦춰

북한을 방문한 리커창(李克强) 중국 국무원 상무부총리(가운데)가 24일 평양에서 김정일 국방위원장(오른쪽), 그의 후계자인 김정은과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리 부총리는 25일 중국으로 돌아간 뒤 26일 서울을 방문한다. 조선중앙통신은 리 부총리와 김정일의 면담 사실을 전하면서 김정은을 ‘대장 동지’로 불렀다. 북한 관영매체의 ‘대장 동지’ 호칭 사용은 처음이다. [평양 로이터=뉴시스]

보즈워스(左), 김계관(右)
북한 핵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이틀 일정으로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북·미 제2차 고위급 회담이 25일(현지시간) 막을 내렸다. 김계관 북한 외무성 제1부상과 스티븐 보즈워스 미 대북정책 특별대표를 수석대표로 한 양측 대표단은 전날 제네바 미 대표부에서 회담한 데 이어 이날 북한 대표부로 장소를 옮겨 논의를 진행했다. 양측은 ▶우라늄농축프로그램(UEP) 등 핵 프로그램 중단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찰단 복귀 ▶대량살상무기(WMD) 시험 중지 선언 등 6자회담 재개를 위한 북한의 사전조치에 대해 집중 논의했다.

 보즈워스 대표는 첫날 회담을 마친 뒤 “일부 진전이 있었다”고 밝혀 눈길을 끌었다. 김계관 제1부상도 “분위기가 좋았다”고 말했다. 북한은 당초 오전부터 열리기로 돼 있던 둘째 날 회담을 본국 훈령을 이유로 점심식사를 겸한 회의로 바꾸자고 요청했다.

북 대표단의 일원으로 제네바를 찾은 한성렬 유엔 주재 북한 대표부 차석대사는 본부 지침을 기다리느라 회담이 지연되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거의 그럴 것(Almost probably)”이라고 답했다. 회의 시간을 변경해 가며 본국과 숙의하는 모습을 보임에 따라 북한이 의외의 협상안을 내놓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와 관련, 북한이 대량살상무기 시험 중지나 IAEA 사찰단 복귀 등 일부 조건을 수용할 수 있다는 입장을 내비친 게 아니냐는 전망이 많다. 미국은 대북 인도적 식량 지원카드를 내놓고 의견차를 좁혀 갔을 것이란 분석이다. 실제 보즈워스 대표도 의제와 관련해 “모든 것(everything)”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한·미 양측은 “사전조치의 핵심은 UEP 중단”이라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정부 당국자는 “북한이 UEP 중단에 대한 명확한 입장을 밝혀야 진전이 있었다고 평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회담 결과 일부 의견차를 좁히더라도 UEP 중단 문제가 매듭지어지지 않으면 실질적인 성과라 보기 힘들다는 의미다. 그러나 양측이 대화의 유용성을 인정하고 있는 만큼 남북, 북·미 간 3차 회담이 열릴 것으로 보인다.

제네바=권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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