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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평습지에 흑두루미 뜸하다는데 …

지난 18일 오후 경북 구미시 해평면과 고아읍 사이 낙동강 모래톱에 흑두루미가 노닐고 있다. 낙동강 살리기 사업으로 흑두루미의 서식 환경은 크게 악화됐다. [연합뉴스]


“흑두루미가 지형이 바뀐 탓인지 해평습지 상공을 30∼40분에서 길게는 1시간 정도 선회하며 한참을 살피더군요. 그러다가 강에 일부 남은 모래톱에 겨우 쉴 자리를 찾아 앉습니다.”

매년 7000여 마리 쉬고 갔지만
보 준설 후 모래톱 크게 줄어
작년 1000여 마리만 관찰돼



 해마다 낙동강 해평습지에서 흑두루미 등 철새의 생태를 연구하는 경북대 박희천(64·생물학) 교수는 올해 이곳을 찾은 흑두루미를 예년보다 더 세심하게 살피고 있다. 낙동강 살리기 사업이 준설과 보 건설, 담수 등 막바지에 이르면서 습지의 원형 훼손 등 서식 환경이 크게 달라졌기 때문이다.



 세계적인 멸종위기종인 흑두루미는 철새 이동철을 맞아 지난 17일 해평습지에서 올해 처음으로 4마리가 관찰됐다. 구미시는 야생동물보호감시원 3명을 해평습지에 배치해 조사한 결과 이후 22일까지 총 89마리의 흑두루미를 관찰했다.



 구미시 해평면 문량리 일대 칠곡보와 구미보 사이에 있는 해평습지는 본래 760㏊에 이르는 모래톱 습지로 흑두루미가 시베리아에서 일본의 철새 도래지 이즈미로 이동할 때 쉬어가는 중간기착지다.



 해평습지는 지난해 이맘 때와 비교하면 크게 변했다. 강 바닥은 준설되고 완공을 앞둔 칠곡보는 담수를 시작해 수위 상승으로 모래톱이 크게 줄어들고 있다. 강 주변 논밭은 준설토로 뒤덮여 농사가 중단돼 철새들의 먹이인 곡식 낱알은 아예 사라졌다.



 흑두루미는 해평습지에서 대개 하룻밤을 묵고 이튿날 오전 일본을 향해 날아간다. 흑두루미는 다음달 중순까지 이곳을 찾는다.



 박 교수는 “ 새가 앉을 곳이 대부분 사라진 게 가장 큰 문제”라며 “주변 둔치도 새를 위한 공간보다 산책로·자전거도로 등 스포츠공원으로 채워지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런데도 오랜 시간 학습효과 때문에 해평습지를 기억하고 내려앉는 것”이라며 “그들의 제2 고향이 불편해진 셈”이라고 안타까워했다.



 흑두루미가 내려앉던 모래톱은 과거 10여 군데서 이제는 한군데로 줄었다. 올해 불편함을 느낀 흑두루미들은 내년부터 이곳을 지나쳐 버릴 가능성이 커진다는 지적이다.



 해평습지는 순천만·철원·한강하구와 함께 국제적으로 공인된 두루미습지다. 이들 4곳 중에서도 두루미 개체수가 7000∼8000마리로 가장 많이 관찰되는 가장 중요한 습지다. 그러나 최근 몇 년 사이 개체수가 크게 줄어들고 있다. 흑두루미의 경우 2008년 2822마리, 2009년 2278마리, 지난해는 1139마리가 해평습지를 찾았다. 상당수는 서해안 등지로 옮겨갔을 것으로 추정된다.



 박 교수는 “우선은 철새들이 이번 겨울을 무사히 지낼 수 있도록 칠곡보 담수 때 유의할 필요가 있다” 고 말했다.



송의호 기자



◆흑두루미=몸길이 76㎝ 정도의 대형 조류다. 논밭이나 하천 등지에서 3∼4마리가 무리 지어 생활한다. 머리는 흰색이며 몸은 검은색을 띤 회색이다. 세계적으로 1만마리 정도가 남아 있는 멸종위기종으로 우리나라는 천연기념물 228호로 지정·보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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